캐스팅(casting)이란 백스윙에서 꺾어준 손목 각도를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일찍 푸는 동작을 말한다. 백스윙 톱에서 클럽 샤프트와 왼팔이 이루는 각도인 래그(lag)를 그대로 가지고 내려오지 못하고 손의 힘으로 풀어버리는 것인데, 낚싯대를 던지는 듯한 동작과 비슷하다고 해서 캐스팅이라 불린다.
외모와 끼로 길거리에서 섭외되는 캐스팅과 철자는 같지만, 골프 스윙에서는 매우 좋지 않은 것 중에 하나가 캐스팅이다. 캐스팅 동작이 나오면 뒤땅을 치기 쉽고, 뒤땅 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임팩트 단계에서 몸을 일으켜 세우는 보상 동작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오른쪽 손목이 구부러지는 스쿠핑이 발생하고 이는 오른쪽 팔꿈치가 몸에서 멀리 떨어지는 닭 날개 모양의 치킨 윙 동작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예쁜 스윙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캐스팅 동작은 샷 거리 손실을 가져온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가뜩이나 비거리 때문에 고민인 여성 골퍼들의 경우 이런 실수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
간단한 방법으로 캐스팅 동작을 고칠 수 있다. 다이어리 같은 네모난 물건을 하나 준비한다. 그리고 이 다이어리의 양쪽 끝을 잡아들고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왼쪽 끝부분은 왼손목이 펴진 상태로 자연스럽게 잡는다. 오른쪽 끝부분을 잡을 때는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오른손을 바깥쪽(오른쪽)으로 90도 돌려서 다이어리의 오른쪽 모서리를 오른손의 손가락 부분으로 잡아준다. 이때 손바닥이 다이어리를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모양이 된다. 오른쪽 손목이 직각으로 굽혀지고, 이는 손목의 코킹을 미리 만들어준 것이다.
준비가 됐다면 이제 다이어리를 잡은 채로 백스윙 자세를 만들어보자. 이 상태에서 다이어리의 바깥쪽 면에 집중하도록 한다. 손목의 래그를 계속 유지하면서 올바르게 다운스윙을 하면 양 손이 허리 높이에 왔을 때 다이어리의 바깥쪽 면이 타깃의 반대 방향을 향하게 된다. 하지만 오른쪽 손목이 일찍 풀리며 내려오면 이 면이 지면을 바라보게 된다.
다이어리의 면이 계속 타깃 반대 방향을 향할 수 있도록 처음 잡은 손목의 모양을 최대한 끝까지 유지하며 내려준다. 이 감각을 익혀서 클럽을 휘두를 때에도 다운스윙에서 래그를 유지하면 강력한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손목을 늦게 푸는 레이트 히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당연히 캐스팅이 사라져 스윙이 예뻐지고 잃었던 비거리도 찾게 된다.
간단한 이미지 스윙이지만 여러 번 반복을 해보고 실제로 볼을 때려보면 분명히 다른 타격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주서율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했으며, 현재 교습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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