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북부 간쑤성 톈수이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 20여명이 탈모와 치아 손상을 동반한 집단 납중독 진단을 받았다.
7일 홍성신문과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당 유치원 원생들의 혈중 납 농도가 정상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원생들은 구토, 어지럼증, 복통, 탈모, 과민반응, 흰머리, 치아 변색 등 다양한 이상 증상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6세 딸이 흰머리가 나고 치아에 검은 부분이 생겨 병원에 갔더니 납중독 상태였다"고 밝혔다. 시안시중심의원에서 검사받은 다수 원생의 혈중 납 농도는 200∼500㎍/ℓ에 달했다. 중국 당국이 정한 어린이 정상 혈중 납 농도 기준은 100㎍/ℓ 이하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분류한다.
현재 최소 19명의 어린이가 입원해 제독 치료를 받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과거에도 자녀가 급식 후 구토와 복통 증상을 보인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교사들도 두통과 메스꺼움을 느꼈으나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조사 결과 급식으로 제공된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 등 일부 식품에서 첨가제가 초과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첨가물 종류와 함량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식품과 수돗물 등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200여건의 샘플이 간쑤성 질병 당국으로 보내져 재검사가 진행 중이다.
지무뉴스는 논평을 통해 "문제가 된 음식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유치원에만 공급된 것이 아닐 것"이라며 "슈퍼마켓이나 식당 등 다른 곳에서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을 당국이 적시에 파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톈수이시 일반 병원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정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검사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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