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한은 1983·1984년 국내 최고 전통의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 연속 우승자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감독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데 임 프로는 유행을 안 타는 레슨으로 갈수록 성공하고 있다.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망치로 못 박는 요령과 똑같이 헤드 무게를 이용한 임팩트’다.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1초 20에서 1초 25면 끝나요. 근데 아마추어들은 3초짜리 그림을 그리면서 복잡하게 생각합니다. 필드에서는 채 툭 떨어뜨리기, 그리고 회전해주는 것만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죠.”
골프에서 정형화한 스윙을 강요하는 ‘꼭’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누구든 골프는 ‘꼭’ 쳐봐야 한다는 주의다. “연습 스윙은 다들 잘해요. 1초 후에 공 앞에 가서 이상한 짓을 하니 문제죠. 그러고 보면 나 자신과의 약속을 가장 못 지키는 운동이 골프입니다. 인내와 약속에 대한 훈련을 시켜주는 운동이라는 거죠.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아도 골프를 즐기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트레이닝을 꼭 해보시면 좋겠다고 독자 분들께 당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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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는 골프를 흔히 인생 자체에 비유하는데 그 이유가 다 같지는 않다. 임 프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저는 스윙이 인생과 똑같다고 봅니다. 살면서 목에 힘주고 어깨에 힘주는 사람 치고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은 잘 없듯이 골프도 어드레스 때 목에, 팔에, 어깨에 힘을 주고는 좋은 샷으로 이어지는 스윙을 할 수 없죠.”
임 프로가 대표로 있는 회사 이름은 ‘에이지슈터’다. 에이지 슈트는 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기록할 때 쓰이는 말이다. 임 프로는 따로 시간을 내 연습을 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전달하는 레슨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에도 ‘풀 백티’에서 68타 이하로 에이지 슈트를 작성했다. 만난 사람들 중 골프를 가장 쉽게 친다고 생각하는 셀럽은 누구일까. 임 프로는 91세인데도 힘 안 들이고 채 끝 무게로만 스윙하는 김장환 목사, 92세임에도 매일 아침 1시간씩 빈 스윙 연습을 하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을 이야기했다. “지난해에 김 목사님과 9홀을 돌았는데 38개를 치시더라고요.” 임 프로는 아내, 그리고 딸 둘과 라운드도 종종 하는데 가족한테는 절대 레슨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내 골프계에 웨이트트레이닝 문화를 처음 소개한 인물이기도 한 임 프로는 이제는 ‘링크스(해안가 모래 지대의 바람 많은 코스) 전도사’가 되려 한다. 최근 골프 테크 기업 지원으로 북아일랜드 6개 코스를 다녀온 그는 “주니어 캠프를 여기 차렸다면 메이저 챔피언을 여럿 만들 수 있었겠다 싶더라”고 돌아봤다. “혹독한 환경이 로리 매킬로이처럼 훌륭한 선수를 만드는 것임을 실감했다”고 한다.
곧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북아일랜드 체험기를 전할 임 프로는 “공이 잘 보이는 낮 시간에 골프 연습을 실컷 하고 저녁에 공부하는 골프 학교를 국내든 해외든 만드는 게 내 남은 꿈”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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