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60일 정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의 최대 쟁점인 ‘이스라엘군 철수 범위’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 카타르의 고위급 당국자가 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60일간의 임시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의 재배치 수준 등을 집중 논의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위트코프 특사와 카타르 관리들이 더머 장관에게 ‘이스라엘이 제안한 철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자국군을 이전 휴전 때보다 더 많은 지역에 남겨놓는 방식의 재배치를 하겠다고 제시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스라엘의 군 재배치 계획이 ‘가자지구 대부분을 이스라엘이 점령하는 것을 포함해 이스라엘군이 가자 내 더 많은 지역에 잔류하도록 압박하는 내용’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계획이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 주장과 비슷하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관리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고, 이 문제로 인해 휴전 회담이 결렬될 수도 있다며 “그 경우 회담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를 비난하지 말라”고 말했다.
회의는 결국 이스라엘이 더 광범위한 자국군 철수를 포함하는 새 계획(new map)을 제시하면서 결론이 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휴전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인질 10명 석방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도 “이스라엘의 비타협적인 태도로 휴전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서 ‘가자지구로의 구호물자 유입’, ‘이스라엘군의 철수’, ‘영구 휴전에 대한 진정성 있는 보장’ 등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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