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잇는 직항 항공노선이 32년 만에 부활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항공청은 자국 항공사인 노르드윈드의 모스크바-평양 정기 항공편 운항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는 오는 27일부터 주 2회 모스크바와 평양을 오가는 직항 항공편이 운행될 예정이다. 모스크바-평양 간 직항 항공편이 생긴 것은 약 32년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소련이 붕괴한 후 북러 협력 수준이 굉장히 낮아지는 과정에서 직항이 중단되었던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30여년간 직항 노선이 없었던 것은 그만큼 수요가 충분치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와 북한 간에는 북한 국영 고려항공사가 운항하는 평양-블라디보스토크(주 2회) 노선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평양에서 모스크바에 가기 위해서는 일주일이 걸리는 열차를 이용하거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직항 항공편을 이용한 후 다시 모스크바행 항공기로 갈아타야 했다. 새로 생기는 모스크바-평양 직항 노선을 이용하면 8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앞으로 러시아와 북한 강원도 원산을 잇는 항공편도 새로 취항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13일 원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상을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달 초 개장한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와 관련해 "러시아 관광객들이 이곳을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항공편 운항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현재 양측을 잇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을 건설 중이며 지난달에는 모스크바와 평양, 하바롭스크와 평양간 직통 철도 운행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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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후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장인 러시아 쿠르스크로 북한군 1만1000여 명이 파병됐으며, 우리 군 당국은 포탄 등을 실은 북한의 컨테이너 2만8000여개가 러시아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152mm 포탄 기준 1200만발 규모다. 또 북한이 올 들어 공개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 최신 무기 개발 과정에서도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지난 3월에는 러시아 마트에 북한산 사과가 진열돼 있는 모습이 보도되기도 했다. 사과를 포함한 북한의 농수산품은 수입금지 대상으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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