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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최우선 아냐" 美실리콘밸리 등장한 '금기'[글로벌 왓]

'제2의 딥시크' 中마누스 투자한 VC에

美정부·의회, 실리콘밸리 비판 잇따라

"중국과 애국심, 이익 추구 분열 심화"

AP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인 벤치마크캐피탈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제2의 딥시크'로 불리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에 투자한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시각이 팽배한 것이다. 미중 기술 경쟁이 격화하면서 그간 이익만을 추구해오던 실리콘밸리가 투자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벤치마크캐피탈이 지난 4월 중국 AI스타트업 마누스에 7500만 달러 투자를 결정한 이후 미 의회와 VC업계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누스는 중국의 AI스타트업 '모니카'가 개발한 AI모델이다. 모니카는 마누스를 세계 최초의 범용 자율 AI에이전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기존 대화형 AI가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결과물을 내놨다면 마누스는 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판단한다. 회사는 성능 평가에서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 투자가 '우려 국가'를 대상으로 한 AI 및 기타 핵심 기술에 대한 새로운 투자 제한 규정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나섰다. 지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정된 '해외투자 안보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민감한 기술 개발의 성공을 가속화하고 증가시킬 수 있는 AI 등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재무부에 통보해야 한다. 공화당 상원 의원들도 벤치마크캐피탈이 사실상 중국 정부를 돕고 있다고 주장하며 의회에서 대응을 요구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이견이 불거졌다. 파운더스펀드의 델리안 아스파로우호프는 "당신들은 그냥 적에게 투자한 것과 같다"며 1972년 러시아 우주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것과 중국의 AI 경쟁에 투자하는 것이 같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팀 드래는 "시진핑이 중국의 주석이 된 이후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며 "그가 변하거나, 새로운 주석으로 교체되기 전까지는 중국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벤치마크캐피탈의 오랜 파트너인 빌 거리는 회사의 결정을 옹호하며 "중국에 대한 호전적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친중파라고 비난하지만 두 입장 사이에는 많은 여지가 있다"며 "마누스는 본사를 중국에 두지 않고, 고객 데이터를 중국에 저장하지 않는 만큼 이 투자는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VC들은 그간 중국 알리바바, 바이두, 디디, 틱톡 등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중국의 인터넷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7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등장한 이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세금과 투자 규제를 도입했고 이에 중국과의 경제적 연결을 끊은 기업들도 늘었다. 2022년에는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40% 가까이 감소했으며 외국인 투자 참여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들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취임한 이후 미국은 중국산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AI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내놨다. 군사, 정부 정보, 대규모 감시용으로 설계된 AI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중국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고 짚었다. 자국 투자자들에게만 투자를 받아 내수 시장에 집중할지, 글로벌 자금과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 탓이다. 블룸버그는 "헤이겐이라는 AI비디오 스타트업은 미국으로 이전한 후에도 중국의 영향에 대한 우려를 받았다"며 "실리콘밸리에서도 중국과 애국심, 이익 추구에 대한 철학적 분열이 심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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