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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시신 796구 불법 암매장"…'미혼모 보호한다'던 수녀원의 정체

해당 기사와 무관. 이미지투데이




아일랜드 정부가 가톨릭 수녀회 운영 시설에서 대규모 집단 매장 유해 발굴 작업을 공식 시작했다.

1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투암에 있는 '세인트메리 수녀원'(St Mary’s Mother and Baby Home) 부지 내 유해 매장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 발굴 작업에 돌입했다. 조사에는 법의학자와 고고학자 등 국내외 전문가를 투입되며 약 2년간 발굴 작업이 진행된다.

이번 조사는 2014년 지역 역사학자 캐서린 코를리스가 공개한 조사 결과가 계기가 됐다. 코를리스는 당시 수녀원 영아 796명의 사망 기록은 존재하지만 묘지나 장례기록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들 유해가 인근 폐쇄된 오수 저장 탱크에 무명 상태로 매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수녀원은 1925년부터 1961년까지 미혼모가 된 여성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 출산하게 한 뒤 아이들을 해외 입양 보내거나 분리 수용하던 가톨릭 수녀회 운영 시설이었다. 수용된 여성들은 출산과 동시에 자녀와 분리됐고, 이후 세탁소 노동시설 등으로 옮겨져 강제노동에 투입됐다. 출생한 아동은 국내외로 입양되거나 아동시설에 재수용됐다.



정부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18곳의 수녀원 및 시설을 조사한 결과, 아동 수천 명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망했으며 당국이 이러한 사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법의학자 니암 맥컬러는 시범 발굴 과정에서 20개의 매장실이 확인됐으며, 생후 35주에서 3세 사이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유해 상태가 좋지 않아 신원 확인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불법 사망 정황이 확인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굴 현장에는 유족과 생존자들이 함께 모여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생존자 테레사 오설리번은 "그 아이들은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지냈다. 우리는 살아남았지만 그들은 그러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그들을 바르게 매장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아기들은 생전에 존엄을 누리지 못했고, 죽어서도 존중받지 못했다"며 "이번 발굴을 통해 마침내 그들에게 최소한의 인권이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2021년 수녀원 피해자와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보상제도를 발표했지만, 생존자들과 가족들은 여전히 "정부가 존엄성과 인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대조, 유족 통보, 추모 공간 조성 등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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