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내고 대대적인 검찰 조직 물갈이를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 내 요직을 지낸 구자현 법무연수원장은 서울고검장으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재기 수사를 담당한 차순길 서울고검 형사부장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법무부는 대검검사급 검사 33명에 대한 인사(신규 보임 18명 및 전보 15명)를 29일자로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법무부는 “능력과 자질, 리더십과 지휘 역량, 내외부의 신망 등을 종합했다”며 “능력이 뛰어난 여성 검사를 주요 보직에 보임해 균형 있는 인사를 도모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당시 요직으로 꼽히던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무부 검찰개혁단장 등을 지낸 구 신임 고검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에는 대전고검 차장검사, 광주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차 신임 대검 기조부장은 올 4월부터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기 수사를 지휘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재수사하면서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수익 배분을 논의한 육성 녹음 파일도 새로 확보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대변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등을 역임한 박철우 신임 반부패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신규 보임됐다. 이밖에 검사장급인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에는 차범준 인천지검 2차장이, 마약·조직범죄 부장에는 김형석 대구서부지청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여성 검사의 승진도 눈에 띈다. 대검 과학수사부장에 최영아 남양주지청장이, 청주지검장에는 김향연 부산지검 1차장이 승진 임명됐다.
박현준 울산지검장과 임승철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각각 서울북부지검장과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승진 보임됐다. 수원지검장에는 박재억 인천지검장이, 부산지검장에는 김창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부임한다.
윤석열 정부 주요 보직을 맡았던 인사들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영림 춘천지검장, 정유미 창원지검장, 허정 대검 과학수사부장,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전보됐다.
법무부는 조만간 중간 간부 인사도 단행할 방침이다. 검사장급 인사에서 대규모 인사가 난 만큼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 인사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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