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정책이 하향 안정화되던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8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7월 상승률(2.7%)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8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대체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한 결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CPI 전년 및 전월 대비 상승률은 각각 2.9%, 0.3% 수준으로 예상된 바 있다.
물가 지표가 소폭 반등했지만 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냉각되는 고용시장에 쏠려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7월 7만 3000명, 8월 2만 2000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제 증가한 비농업 일자리 수 역시 종전 통계(179만 명)보다 91만 1000명이나 줄었다. 2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8월 31~9월 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6만 3000건으로 전문가 전망치(23만 5000건)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약 90%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에서는 다음 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이후 회의에서 인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상반기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만큼 심각하지는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미국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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