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8%를 기록하면서 한 주 만에 다시 5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분야별로는 ‘복지’와 ‘외교’ 정책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8%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전인 일주일 전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취임 직후 60%대를 유지하던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달 56%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달 넷째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9월 첫주에는 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4%로 전주 대비 6%포인트 올랐다. ‘의견 유보’는 8%였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경제·민생’이 14%, ‘외교’가 12%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가 22%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 300명이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구금된 사건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석방된 이들은 전세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지만 향후 재발 방지책 마련과 대미 투자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고 분석했다.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취임 100일’ 지지율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100일을 맞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무렵 직무 수행 긍정 평가를 살펴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83%로 가장 높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78%)이 그 뒤를 이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62%)도 높은 국정 지지율을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100일 무렵을 기준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네 번째다.
취임 100일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가장 낮은 대통령은 21%로 집계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28%)도 낮은 편에 속한다.
이밖에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당시 국정 지지율이 57%였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40%, 박근혜 전 대통령은 53%를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외교서 높은 평가…부동산·대북 정책은 ‘의견 유보’ 많아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각 분야별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복지’였다. 복지 분야에서 52%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28%에 그쳤다. 다음으로 ‘외교(47%:36%)’와 ‘노동(43%:37%)’, ‘경제(43%:38%)’ 순으로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
반면 ‘대북 정책(35%:37%)’과 ‘공직자 인사(34%:39%)’, ‘부동산(32%:35%)’에선 부정률이 긍정률을 소폭 웃돌았다. 특히 이들 분야에선 의견 유보가 30% 안팎으로 많았다.
직전 정부 출범 100일 평가와 비교하면 복지·외교·경제·인사는 긍정 평가가 많고 대북·부동산은 비슷한 수준이다. 4년 전인 2022년 8월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 분야별 평가에서는 긍정 평가 기준 대북 정책이 34%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부동산 30%, 외교 29%, 복지 27%, 경제 24%, 공직자 인사 16%, 교육 11% 순이었다. 이재명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 대북 정책이지만 이 분야에서 가장 높은 긍정률을 기록한 윤석열 정부와 비슷한 수준이다.
검찰개혁 찬성 ‘과반’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선 유권자의 절반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기존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나눠 담당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된다.
이 같은 검찰 개편안에는 유권자의 51%가 찬성, 37%가 반대했다.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성향에 따라선 진보층 82%, 중도층 56%가 찬성, 보수층은 61%가 반대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5.7%, 응답률은 1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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