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 유치를 위해 관련 비자 수수료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전문직을 위한 H-1B 비자 수수료를 큰 폭으로 올린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22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총리 직속 ‘글로벌 인재 태스크포스(TF)’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 학자, 디지털 전문가를 유치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은 전문가에게 발급하는 비자 수수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한 당국자는 “세계 5대 최고 대학 출신이나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논의 중”이라며 “비용을 완전히 면제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H-1B 비자 수수료를 현 1000달러(약 140만원)의 100배인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로 올리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하기 전부터 진행됐다. 그러나 미국의 비자 수수료 인상에 따른 혼란과 논란이 확산하면서 ‘영국 비자 시스템 개혁’에 순풍을 달아준 모양새가 됐다.
다른 당국자도 영국의 현재 글로벌 인재 비자가 ‘관료주의 악몽’ 수준이라고 혹평하면서 이를 바꾸는 것은 “순이민을 줄이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저하하는 게 아니라 가장 뛰어난 인재를 영국으로 불러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글로벌 인재 비자는 과학이나 공학, 인문학, 의학, 디지털 기술, 예술, 문화 분야에서 리더 또는 리더가 될 잠재력이 있는 인재에게 발급되는 비자다.
2020년 도입된 이 비자의 신청 수수료는 1인당 766파운드(144만원)로, 동반 가족도 각각 같은 금액을 내야 한다. 또한 통상 연 1035파운드(194만원)의 보건 요금도 별도로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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