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6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10년 새 80%에서 10%대 중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집들이 서울에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집토스가 2015년에서 올해 9월 현재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80.5%에서 2025년 15.8%로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5.6%에서 33.3%로 6배 증가했고, '15억 원 초과' 아파트 비중도 1.4%에서 27.3%까지 늘었다.
신혼부부 최소 주거 면적인 '전용면적 50㎡ 이상'으로 조건을 좁히면 6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2015년 78%에서 2025년 9.2%까지 감소한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벨트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6개 구의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1% 미만으로 집계됐다. 2015년까지만 해도 성동구 50㎡ 이상 아파트 거래 중 80%가 6억 원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졌다.
동작구(1.1%), 영등포구(1.2%), 동대문구(5.0%) 등 총 13개 구에서도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5%를 밑돌았다. 2015년 동대문구 거래의 98.4%, 영등포구와 동작구는 각각 83.8%, 76.2%가 6억 원 이하였다. 전용면적 50㎡ 이상,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30%를 넘는 곳은 도봉구(60.3%), 금천구(50.5%), 강북구(34.7%), 노원구(32.7%), 중랑구(32.6%) 등 서울 외곽지역 5곳 정도다.
'6억 원 이하' 주택은 신혼부부나 청년이 주로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대출요건 중 하나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이 대출로 살 수 있는 아파트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게 집토스의 지적이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단순히 집값이 오른 것을 넘어 청년 세대가 서울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로 진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 자체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청년과 신혼부부가 실제로 접근 가능한 주택 공급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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