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만나 한국이 명실상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한반도 평화 구상을 소개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방미 첫 일정으로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핑크 회장과 AI와 재생에너지 분야 대규모 투자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국내 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 논의 △한국 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 구축 △5년간 AI 및 재생에너지 전환 위한 대규모 투자 등이 담겼다. 특히 재생에너지 기반의 AI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핑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아태 지역의 AI 수도가 되게 끔 글로벌 자본과 연계해 (한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실질적인 협력 성과로 이어지게 하자”고 말했다고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설명했다.
면담에 배석한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블랙록이 언급한) 대규모 투자라면 통상 수십조 원 단위”라며 “가까운 시일 안에 적어도 수조 원 단위의 ‘파일럿(시범)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블랙록과 한국 정부는 23일부터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투자 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할 방법론으로 이른바 ‘엔드(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END’를 중심으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설에서는 또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은 '빛의 혁명'을 이뤄냈다"며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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