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한 성당에서 돈 관리를 하던 사무장이 수억원대 헌금을 빼돌렸다가 '고해성사'로 범행을 털어놔 덜미가 잡혔다.
24일 전남 목포경찰서는 성당 사무장으로 일하는 60대 A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차례에 걸쳐 성당 신자들이 십시일반 낸 헌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성당 재무 담당인 A씨가 빼돌린 금액만 총 4억 8천여만원에 달한다. 성당 건축 명목으로 모은 건축기금을 정상적으로 정산하는 것처럼 꾸며 자신의 지인 명의의 계좌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빼돌린 헌금을 가상자산에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투자액 전액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최근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고해성사 자리에서 범행을 털어놨다. 종교법상 고해 비밀은 절대적으로 지켜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A씨의 범행을 알게 된 성당 측은 내부 논의 끝에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헌금은 투자 밑천으로 쓰고 돌려놓으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이른바 '투자 리딩방 사기'에 속아 이러한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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