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한 구금 시설에서 24일(현지 시간)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현지 당국은 총격에 사용된 탄피에 ‘안티(반대) ICE’라는 문구가 새겨진 점을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겨냥한 범행으로 보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최근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이후 또다시 정치적 동기에 의한 총격이 일어났다며 미국에서 정치적 폭력이 격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한 총격범이 텍사스주 댈러스의 ICE 현장 사무소 건물과 시설 출입구에 있는 밴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총격으로 시설 수감자 3명이 총에 맞았으며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했고 다른 2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총격범은 ICE 인근 건물의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국토안보부는 그가 스스로 쏜 총상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회수된 탄피 가운데 하나에 ‘안티 IC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총격범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ICE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최전선에서 실행하는 기관으로, 조지아주 대규모 한국인 구금 사태를 촉발한 곳이다. 실제로 미국 전역의 ICE 구금 시설 인근에서는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7월에는 텍사스의 또 다른 ICE 시설 2곳에서 요원과 경찰을 향한 총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좌파 집단이 정부의 이민정책에 반감을 갖고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급진 좌파의 전례 없이 증가하는 위협과 공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앞서 테러단체로 지정한 좌파 단체 안티파를 완전히 해체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 NBC방송은 수사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댈러스 구금 시설 총격범이 정당에 가입한 이력이 없는 29세 남성 조슈아 얀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선거 관리 기관에 소속 정당이 없는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 그의 형제인 노아 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한 그는 ICE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지 않으며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해 사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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