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재산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 입어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손 회장의 순자산 가치는 24일 기준 387억 달러(약 54조 2000억 원)으로 블룸버그가 2013년 그의 순자산을 추적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올해 들어 순자산 가치가 144% 급증했다.
오픈AI가 앞서 이달 23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첫 데이터센터인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라클, 소프트뱅크그룹 등 스타게이트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대략 4천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신규 데이터센터 5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다음 날 소프트뱅크그룹 주가가 6% 급등한 영향이 컸다. 소프트뱅크그룹이 페이페이 같은 스타트업의 기업공개 계획과 핵심 자산 매각 계획을 공개한 것도 주가 상승에 한 몫 했다. 손 회장은 엔비디아, TSMC 등 AI 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고, 이들 투자에서 얻은 이익이 소프트뱅크그룹의 실적을 이끌면서 손 회장의 재산 증가로 이어졌다.
그의 과감한 베팅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3월 오픈AI에 75억달러를 투자했고 연내 추가로 225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컴퓨팅을 6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2016년에는 3조 3000억 엔을 들여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인수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에 대한 20억달러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손 회장의 재산은 격동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정점 때 순자산이 매주 100억달러씩 급증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사흘간 세계 최고 부자였다"고 회고한 바 있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붕괴하면서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폭락했다. 손 회장은 2017년 한 인터뷰에서 "어쨌든 나는 살아남았다"며 “그때 나는 '이제 다음 단계, 인터넷이 모바일 인터넷이 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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