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등학생을 노린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사회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서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유괴 사건이 170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의 대부분이 초등학생으로 확인돼 통학로와 주거지 인근의 안전 대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에서 만 18세 이하를 대상으로 발생한 약취·유인 사건은 총 173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괴 미수 사건도 75건에 달했다.
지난달까지 발생한 전체 유괴·유괴 미수 사건(318건) 중 미성년자 피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77.9%에 달했다. 연령대별 피해자 현황을 보면 초등학생(7~12세)이 130명으로 가장 많았고, 6세 이하가 66명, 13~15세 39명, 16~18세 27명 순이었다.
유괴 사건은 전 연령대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유괴 사건은 274건(미수 99건에서 2023년 329건(미수 140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02건(미수 111건)으로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300건대를 웃돌았다. 올해 역시 8개월 간의 통계임을 고려하면 최종 건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발생 장소를 보면, 주거지 인근에서 발생한 사건이 가장 많았다. 총 101건 중 아파트에서 58건, 다세대·연립주택 20건, 단독주택 15건이 발생했다. 보도나 골목길 등 도로에서의 유괴·유괴 미수 사건도 58건이나 됐으며, 학교·어린이집·유치원 등 교육시설 주변에서는 17건이 보고됐다.
이처럼 유괴 사건이 늘어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구속되는 사례는 오히려 줄었다. 2020년 5.6%에 불과했던 유괴·유괴 미수 피의자 구속영장 기각률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30%까지 증가했다.
경찰이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더라도, 10명 중 3명은 구속을 피해 가는 셈이다.
위성곤 의원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유괴가 학교 주변뿐 아니라 아파트와 주거지 인근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통학로와 거주지를 아우르는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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