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바지인데도 상금왕 유력 후보를 가리기 힘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남은 7개 대회 가운데 가장 우승 상금이 큰(2억 7000만 원) 마지막 메이저 대회의 개막과 함께 타이틀 경쟁은 클라이맥스로 접어들었다.
상금 랭킹 1위와 2위의 격차는 1592만 원. 먼저 앞서 나간 것은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노승희(24·요진건설)였다. 노승희는 25일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G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25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5언더파 단독 선두에 나선 박도영에 2타 뒤진 그는 박혜준·김민별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2020년 데뷔한 노승희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6월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째를 달성한 그는 최근 10개 대회에서 준우승 네 차례 등 톱5만 여섯 차례다. 생애 처음으로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해 상금 1위(11억 1053만 원)를 달리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 정상에 서면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에 이은 두 번째 메이저 퀸 타이틀을 얻는다.
상금 2위(10억 9461만 원) 유현조(20·삼천리)는 이날 버디 6개를 낚았지만 보기 5개를 범하면서 1언더파 71타(공동 10위)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달 초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통산 2승째를 올린 그는 올해 톱10 15차례 진입으로 무섭게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금 3위(10억 526만 원) 홍정민도 노승희와 똑같이 3타를 줄였다. 상금왕 타이틀을 향한 도전에 고삐를 늦출 생각이 없는 모습이다.
2022년 장타 1위와 올 시즌 장타 1위가 한 조에서 맞붙은 윤이나와 이동은의 대결에서는 이동은이 판정승을 거뒀다. 이동은은 2언더파, 윤이나는 3오버파를 적었다.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이나는 7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한 후 두 달 만에 다시 국내 대회에 나섰다. 이날 최장 드라이버 샷은 윤이나가 286야드, 이동은은 277야드를 찍었다.
2019년 데뷔 이후 아직 우승이 없는 박도영은 깜짝 선두에 나섰다. 이번 시즌 톱10 진입이 한 번도 없는 그는 시즌 첫 톱10이자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브룸스틱(대빗자루) 퍼터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박도영은 “8월 BC카드 대회부터 브룸스틱 퍼터를 썼고 그날 66타를 쳤다. 내게 잘 맞는 것 같아서 계속 사용 중”이라고 했다.
블루헤런GC는 악명 높은 난코스로 꼽힌다. 2023년 KLPGA 투어 대회가 열린 모든 코스, 모든 홀 중 가장 어렵게 플레이된 곳이 블루헤런 12번 홀(파4)이었다. 지난해에도 투어 대회 코스 홀들 중 가장 스코어가 많이 나온 홀이 이 코스 1번 홀(파4)이었다. 이날도 많은 선수들이 1번과 12번 홀에서 보기는 물론이고 더블보기를 적었다. 지난해 김수지의 우승 스코어는 나흘 합계 2언더파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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