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신혼여행지로 급부상하면서 관광객 증가와 함께 치안 불안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스페인을 찾은 국제 관광객은 약 940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관광 지출은 약 1260억 유로(약 198조 4000억원)에 달해 세계 2위 관광국 위상을 입증했으며 관광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2.3%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스페인 허니문 관광 시장이 2024년 약 85억 9000만 달러(한화 12조 277억원)에서 2030년 138억 달러(한화 약 18조 4826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파리·이탈리아 중심의 허니문 수요가 스페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관광객 급증과 함께 치안 불안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유튜버 ‘물만난고기’는 지난해 12월 바르셀로나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30분간 쇼핑을 마친 사이 차량 창문이 깨지고 트렁크 자물쇠가 절단돼 모든 짐을 도난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쇼핑몰·경찰·렌터카 업체의 사후 대응은 부실했고 환불 과정에서 재결제 피해까지 겪는 등 2차 피해도 이어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은 현재 조회수 10만 회를 넘으며 공분을 사고 있다.
주바르셀로나 총영사관도 “렌터카 관광객이 범죄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공항에서 차량을 빌린 관광객을 미행해 범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으나, 현지에서는 블랙박스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아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영사관과 현지 경찰은 차량 내 물건을 남겨두지 않고 소지품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낯선 사람의 도움 요청은 경계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만 정차하며, 하차 전 차량 문단속과 창문 잠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현금을 최소화하고 귀중품은 잠금장치가 있는 가방에 넣어 몸 가까이에 두는 등 개인 주의도 필요하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범죄자들은 주의가 산만하고 현금을 많이 지닌 관광객을 노린다”며 “여행객 스스로 경각심을 갖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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