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 대표가 이민자들이 공원에서 백조와 잉어를 잡아먹는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LBC 방송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L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
패라지 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하이오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라고 한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만약 내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왕립 공원에서 백조를 먹고 연못에서 잉어를 잡아먹는다고 하면, 여러분은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동의하겠느냐"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누가 그런 일을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게 해도 용인되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루마니아인과 동유럽인들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히 답하라'는 추가 질문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다만 "내가 그렇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런 주장이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당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왕립 공원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왕립 공원 관계자는 "런던에 있는 8개 공원에서 사람들이 백조를 죽였다거나 먹었다는 신고를 받은 바 없다"며 "우리 야생동물 담당 직원들은 공원에서 백조들의 안전을 면밀히 관찰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백조를 비롯한 야생 조류를 의도적으로 죽이거나 해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LBC에 따르면, 2013년 런던의 한 공원에서 백조 13마리가 죽은 사건이 있었지만 이는 개의 공격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03년에도 망명 신청자 범죄 조직이 백조를 훔쳐 먹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경찰 조사 결과 근거 없는 주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패라지 대표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해 ‘영국판 트럼프’로 불린다. 현재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영국개혁당은 여론조사에서 집권당인 노동당과 중도 우파 보수당을 제치고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영국개혁당은 지난 22일 ‘영국인 우선’이라는 제목의 이민 정책을 발표하며, 집권 시 영주권 제도를 폐지하고 외국 국적자에게는 복지 혜택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패라지 대표는 “영국이 세계의 푸드 뱅크가 돼선 안 된다”며 “전 세계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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