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수장에 도전한 배동현 BDH재단 이사장 겸 창성그룹 총괄부회장이 아쉽게 낙선했다.
배동현 후보는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서울 IPC 정기총회 위원장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 177표 중 68표를 얻어 앤드루 파슨스(109표·브라질) 현 위원장에게 밀렸다. 배 후보의 낙선으로 한국의 IOC 위원은 1명을 유지하게 됐다.
IPC 위원장은 IOC 당연직 위원으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한국의 현직 IOC 위원은 지난 1월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이 3선에 실패해 IOC 위원 자격을 상실하면서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한 명 뿐이다.
IPC는 1989년 9월에 설립된 단체로, 패럴림픽을 주관한다. IOC와 함께 전 세계 스포츠를 이끄는 핵심 단체로 꼽힌다.
로버트 스테드워드(캐나다)가 제1대 IPC 위원장을 맡았고, 필립 크레이븐(영국)에 이어 파슨스 위원장이 2017년 9월 선거에서 당선된 뒤 현재까지 IPC를 이끌었다. 파슨스 위원장은 3선에 성공해 향후 4년간 IPC 수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2012년 장애인스포츠와 처음 인연을 맺은 배 후보는 국내외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장애인바이애슬론연맹(현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으로 확대 개편)을 설립하고, 2015년 장애인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단한 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과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역임하며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훈련하고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에는 BDH재단을 설립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5개 대륙에 훈련 장비, 대회 개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달 2025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 시상식에서 아시아 훈장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 나서며 그배 후보는 △지속 가능한 발전기금 설립 및 공정하고 투명한 재정 집행 △회원 중심의 친화적인 조직 운영 및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 △공정하고 체계적인 등급분류 시스템 혁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은퇴 이후 선수들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통합적 지원 체계 마련 △장애인 스포츠용 기구 지원 시스템 구축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및 국제 스포츠 연대 구축 △국제 표준 회계 시스템 도입과 투명한 경영공시를 통한 책임 있는 거버넌스 구현도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선거는 총 211개의 IPC 회원기구(185개 국가패럴림픽위원회·18개 국제경기연맹·3개 유형별 국제기구·5개 IPC 스포츠) 중 177개 회원기구가 참여했다. 북한은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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