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입원도 하지 않았는데 건강보험을 부당하게 청구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거짓·부당청구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면서 병의원 등의 요양급여 비용 청구와 지급 전 과정에 걸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사진)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을)이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건강보험 부당 청구로 적발된 요양기관은 총 3794개소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당이득금 결정액은 총 1336억 4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적발 기관 수는 △2019년 817개소 △2020년 461개소 △2021년 588개소 △2022년 527개소 △2023년 514개소 △2024년 612개소 △2025년 상반기 275개소였다. 특히 지난해 부당이득금 결정액은 378억 1000만 원으로 전년(212억 원) 대비 78.3% 급증했다. 2019~2025년 상반기 전체 부당이득금 결정액의 28.29%를 차지하는 규모다.
부당 유형별로는 산정 기준 위반이 35.5%(475억 원)로 가장 크고, 거짓 청구 28.6%(381억 9000만 원), 기타 부당 24.6%(329억 원)로 뒤를 이었다. 대체 청구(77억 8000만 원)와 본인 부담 과다(72억 7000만 원)는 각각 5%대에 머물렀다. 2024년만 놓고 보면 산정 기준 위반이 190억 7000만 원으로 전체의 절반(50.4%)을 차지했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2024년 의원이 127억 3000만 원(33.7%)으로 가장 많았고, 병원 90억 6000만 원(24.0%), 치과의원 50억 8000만 원(13.4%), 종합병원 47억 4000만 원(12.5%) 순이었다.
김 의원은 “국민이 낸 소중한 보험료를 빼앗는 부당 청구를 뿌리 뽑기 위해 유형별·종별 상시 모니터링과 재발 방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현지 조사, 결정, 환수, 사후 점검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 성과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거짓 청구 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이거나 요양급여 비용 총액 중 거짓 청구한 금액 비율이 20% 이상인 의료기관의 명단을 매년 홈페이지에 공표하고 있다. 올해는 총 9개 의료기관이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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