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닛산자동차가 명문 프로축구 구단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 F・마리노스 주식 약 75%를 보유 중인 닛산은 복수의 기업에 구단 운영권 매각을 타진한 상태다. 연내 후보처를 압축해 내년 매각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닛케이는 IT 대기업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요코하마 F・마리노스는 1972년 닛산자동차 축구부로 출범해 일본 축구계를 이끌어온 명문 구단이다. 1999년 요코하마 플뤼겔스와 합병해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으며 J리그와 천황배에서 여러 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닛산이 53년간 운영해온 축구단 매각을 결정한 것은 심각한 경영난 때문이다. 2024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닛산은 6708억 엔(약 6조 3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4266억 엔 흑자에서 4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닛산은 경영 재건을 위해 전 세계에서 2만 명 규모의 인력 감축과 7개 공장 폐쇄를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닛산은 마리노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닛산 스타디움)의 명칭 사용권(naming rights) 금액 축소도 타진한 상태다. 기존 계약금의 절반 이하인 연 5000만 엔으로의 갱신을 요코하마시에 요청한 것이다. 닛산은 2005년 이 경기장의 명칭 사용권을 취득했으며 2021년 계약을 2026년 2월까지 연장한 바 있다. 당시 5년간 계약금액은 다른 2개 시설과 합쳐 총 6억 엔으로 처음 3년은 연간 1억 엔, 나머지 2년은 연간 1억5000만 엔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요코하마시는 연 5000만 엔으로 1년간 갱신을 수용할 방침이었으나 일부 시의원의 반발로 금액과 기간, 공모 여부 등을 재검토 중이다.
닛산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 등을 보유한 시티 풋볼 그룹(CFG)과의 스폰서 계약도 종료했다. 2014년부터 CFG를 통해 여러 축구 클럽 경기에서 광고 활동을 해왔으나 경기장 로고 게시 등은 단계적으로 종료된다.
CFG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 운영사의 지분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