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0일 예정대로 ‘조희대 대법원장 현안 청문회’를 열었지만 핵심 증인인 조 대법원장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여야 입장만 재확인하는 ‘맹탕 청문회’가 됐다. 여당은 다음 달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하루 더 열어 청문회 수준의 검증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카드가 거론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소가 법원 판결을 심사하는 ‘재판소원제도’의 추진 여부에 선을 그으며 압박 수위를 조절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핵심 증인들이 불출석했지만 긴급 현안 청문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여당은 증인들의 불출석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강행 처리했다. 이로써 다음 달 15일 추가 대법원 현장에서 추가 청문회가 열린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을 하지 않은 오늘 청문회는 붕어빵 청문회”라며 “오늘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다음 달 15일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오늘 사법 쿠데타에 대한 해명이 된다면 현장 검증은 필요 없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며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파기환송 하면서 기록 7만 페이지를 다 봤는지 로그 기록을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한마디로 이런 청문회를 빌미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뒤집고, 내란 재판을 유죄 판결 하라는 것은 재판 개입이고 이것이 바로 입법부에 의한 내란”이라며 “청문회에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법원 청문회를 하루 더 한다는 것은 정치보복”이라고 직격했다.
한편 여당은 이날 ‘재판소원제도' 추진을 시사하는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에 선을 그었다. 과도한 사법부 공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4심제까지 도입할 경우 중도층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소원 도입이 공식적으로 확정되거나 당 차원에서 논의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소원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3심제 아래서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에 대해 새로운 판단을 구하는 것이라 사실상 ‘4심제 도입’으로 인식된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서 대법원을 도륙하고 나서 4심제를 도입한다고 한다”며 “이는 대법원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사법부를 뒤집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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