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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7년만에 '셧다운'…트럼프, 대량해고·금리인하 명분 삼나

상원, 임시예산안 또 부결…'오바마케어' 타협 못해

트럼프 "공무원 많이 자를 것"…BLS 국장 지명 철회

고용·물가지수 '깜깜'…정치 대립에 장기화 가능성

9월 민간고용 3만2000명 감소..2년3개월만에 최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의회에서 임시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현실화됐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7년 만이다. 월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을 빌미로 연방공무원을 대규모 해고하고 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뉴욕 3대 증시가 상승했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은 7주짜리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을 재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55 대 반대 45로 부결됐다. 이에 연방정부는 1일 0시 1분(한국 시각 오후 1시 1분)부터 사실상 마비 상황에 빠졌다. 임시예산안은 내년 회계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9월 30일)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 시한을 11월 21일까지 미루고 그때까지 연방정부 기관들이 예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기 지출 법안이다. 미 의회는 앞서 지난달 19일에도 임시예산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상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이 임시예산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올해 종료되는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지급 연장안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9일 여야 지도부와 전격 회동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셧다운 사태를 맞게 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50년간 21차례의 셧다운이 발생했다. 짧게는 수시간에서 길게는 한 달을 넘기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35일간의 셧다운이 최근이자 최장 사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 풋볼 국가 챔피언십 우승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셧다운을 이유로 햄버거와 피자로 파티를 열기도 했다.





셧다운이 현실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공무원의 대규모 해고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30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셧다운을 원한다”며 “셧다운이 되면 해고를 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을 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각 기관에 메모를 보내 1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과제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파악하고 관련 공무원 수를 줄이는 방안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셧다운 상태에서는 법 집행, 국경 수비, 핵심 복지 등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의 정부기관 활동이 추가 예산 승인 때까지 중단된다. 연방공무원들에 대한 급여 지급도 중지돼 공공 안전 등 필수 분야 직원은 무급으로 근무하고 비(非)필수 분야 직원은 무급 휴직 상태가 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 발생 시 약 75만 명의 연방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가고 이로 인해 지출되지 않는 인건비는 하루 평균 약 4억 달러(약 54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수십만 명의 공무원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경제 전반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셧다운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정치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파국이 단기간에 수습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무디스의 마크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셧다운이 1주일 지속될 때마다 해당 분기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이 약 0.1%포인트씩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게 됐다. 당장 9월 비농업 일자리 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 등이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 이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입장에서는 참고할 데이터가 부족해지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9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3만2000명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2023년 3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미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고용주들이 채용에 신중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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