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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휴가 동시에…'부산형 워케이션' 1.7만명 돌파

■사람·기업 정착 모델로 각광

2023년 도입 후 이용자 2배 늘어

16개社 본사 이전·해외인재 유치

관광도시서 '일하는 도시' 탈바꿈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근무형태인 워케이션 사업에 참여한 기업 근로자들이 부산 청사포에 마련된 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운대구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며 틈틈이 일도 하는 개념의 워케이션이 부산 방문자들 사이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특히 ‘부산형 워케이션’은 일정 기간 잠시 머무르다 떠나는 것을 넘어 사람과 기업이 부산에 정착하도록 돕는 전략 모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부산시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부산형 워케이션 누적 이용자가 올해 11월 기준 1만 7000명을 넘어섰다. 부산형 워케이션은 기업이나 프리랜서 등이 부산에 일정 기간 머무르면서 업무와 관광·휴식을 병행할 수 있도록 부산시가 만든 지원 프로그램이다. 부산역 인근에 마련한 거점센터와 여러 위성센터, 숙박·관광 바우처 등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2023년 2월 시작된 뒤 일시적인 체험 프로그램에 그칠 것이라는 초기 평가를 뒤집었다. 첫해 약 3000명에 그쳤던 이용자는 지난해 68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도 11월까지 7000여 명이 부산에서 ‘일하며 머무는 경험’을 선택했다. 더 주목할 점은 참여자의 성격 변화다. 초기에는 직장인과 프리랜서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업 대표와 창업가의 비중이 빠르게 늘며 워케이션의 무게중심이 ‘휴식’에서 ‘비즈니스 가능성 탐색’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전환의 배경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략적 설계가 있다. 부산창경은 단순 홍보를 넘어 워케이션을 도시 정책의 접점으로 끌어올렸다. 상·하반기 사업설명회를 통해 350여 명의 잠재 참여자와 직접 소통했고, 8차례 현장 홍보부스를 통해 1100여 명에게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여기에 기업과 기관을 직접 찾아가는 설명회까지 더해지며 워케이션은 개인 선택이 아닌 조직 단위의 의사결정 대상으로 확장됐다.



이 과정에서 부산형 워케이션은 단기 체류 프로그램을 넘어 ‘중간 단계의 정주 모델’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실제 성과도 나타났다. 현재까지 16개 기업이 워케이션을 계기로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했으며, 이 가운데 소프트스퀘어드와 리솔은 부산 정착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전을 결정하기 전 일정 기간 실제로 일하며 도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수도권 기업과 창업가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부산형 워케이션의 확장은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부산창경은 글로벌 워케이션 전문기업 호퍼스와 협력해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7개국 디지털노마드 170여 명을 유치했다. 지난해 80명 수준에서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들은 2주 단위로 부산에 머물며 지역 기업과 창업 생태계, 시민을 연결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점, 재방문 의사는 100%로 집계됐다. 부산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일할 수 있는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부산형 워케이션의 위상은 올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 워케이션 얼라이언스 포럼(AWAF)’을 계기로 한층 높아졌다. 부산은 이 자리에서 일본·대만의 워케이션·디지털노마드 관련 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공동 프로그램과 인재 교류 논의를 본격화했다. 기타큐슈 창업가 그룹과의 교류 확대 등 부산형 모델의 해외 확장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제 부산은 워케이션 정책 ‘모범 사례 도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유관기관 등 120여 곳이 운영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고, 기업과 대학의 현장 방문도 60여 차례 이상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도시 관광진흥기구(TPO) 회원국 중 5개국 9개 도시 공무원도 부산을 찾았다.

부산창경은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 기업·기관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해외 인재가 자연스럽게 부산 생태계 안으로 스며들 수 있는 구조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부산창경 관계자는 “부산형 워케이션은 프로그램을 넘어 도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이 됐다”며 “부산이 ‘일하고 머무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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