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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에게 권리가 된 인권, 피해자에 고통만 안겨서야"

■강나경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피해자 인권 보호 수치화 한 사법인권지수 특허 출원 신청

“가해자 인권 보호는 세계 최고 수준…피해자 인권 우선돼야”

강나경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범죄 가해자의 인권은 제도로 존재하지만 피해자 인권은 선언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가해자 인권은 권리이고 피해자 인권은 배려 정도로만 치부되고 있는 현실을 바꿔야죠."

미디어 전문가인 강나경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학과 교수가 최근 ‘사법인권지수’를 특허 출원했다. 사법인권지수는 재판·판결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권이 얼마나 보장됐는지를 구조화된 기준에 따라 수치로 평가하는 지표다.

강 교수는 “우리 사회가 범죄 가해자의 권리만 보호하고 피해자의 권리는 무시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진지 오래 됐다"며 "이제부터라도 이 같은 사법의 불균형과 피해자 인권의 공백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던 강 교수는 현재 성동문화재단 인권경영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원래 청소년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청소년·아동에 대한 범죄에도 관심을 가졌다. 특히 범죄자에 대해 상식에서 벗어난 판결들과 피해자 인권이 무시되고 있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2023년에는 ‘디지털성범죄는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살인이다’라는 책을 출간하고 피해자의 사회적 삶이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강 교수가 사법 신뢰의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은 것은 조두순 사건이다. 그는 “이 사건은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남긴 중범죄임에도 음주를 이유로 심신미약이 인정돼 낮은 형이 선고됐다”며 “이는 가해자의 사정은 세밀하게 고려하면서도 피해자의 삶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인식을 남겼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런 문제를 판사 개인의 판단이나 도덕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법 구조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해자 인권 보호를 위한 규정과 가이드라인은 법률적으로 존재하지만 피해자 인권 보호는 여전히 선의나 배려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며 “가해자에게는 절차 하나하나가 권리로 작동하는 반면 피해자에게는 그 절차가 반복 진술과 노출, 낙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가 특허를 신청한 사법인권지수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계량화하기 위한 도구다. 그는 사법인권지수를 통해 사법부를 통제하거나 판사를 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법 절차가 과연 누구의 인권을 보호하고 있는지, 누구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사법부가 국민의 법 감정을 알아야 한다”며 “가해자 인권보다 피해자 인권이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이 분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이제 가해자 인권과 피해자 인권을 대립 구도로 볼 게 아니라 사법 절차 전반이 누구의 기본권도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피해자가 가지는 권리,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은 사법 절차 속에서 작동하지 않은지 오래됐다”며 “가해자에게는 권리로 작동하는 절차가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고통이 되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강나경 동아방송예술대 교수가 2023년 출간한 ‘디지털성범죄는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살인이다’를 소개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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