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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력설비 6700억원 담합”…검찰, 업계 1~2위 효성·현대일렉 등 구속영장

한 전력 기기 공장에 있는 초고압 변압기.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검찰이 8년간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수천억 원대 전력설비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해 효성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업계 1·2위 업체 소속 임직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중견 업체 임직원 구속 이후 검찰 수사가 시장을 주도해 온 상위 업체들로까지 확대되면서 전력기기 입찰 담합의 전반적 구조와 책임 소재가 본격적으로 규명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최근 효성중공업 상무 최 모 씨와 현대일렉트릭 부장 정 모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2월 업계 3·4위 업체 소속으로 담합 과정에서 이른바 ‘총무’ 역할을 맡아 낙찰 순서와 물량 배분을 조율한 LS일렉트릭 송 모 씨와 일진전기 노 모 씨 등 전현직 임원 2명을 구속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전이 실시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구매 입찰 134건에서 사전에 낙찰 물량과 순서를 합의한 뒤 이를 순차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GIS는 발전소와 변전소에서 과도한 전류를 차단하는 핵심 전력설비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약 6700억 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단한 56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한전의 피해액 역시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수사팀이 업계 1·2위 업체 소속 임직원들에 대해서까지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미 구속된 공범자들에 대한 보완 수사 과정에서 담합의 구조와 역할 분담, 의사결정 경로가 상당 부분 구체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검찰 수사 결과는 관련 민사·행정 소송의 결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전이 담합 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약 17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총 391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둘러싼 취소 소송 모두 담합의 성립 여부와 범위, 각 업체의 관여 정도에 대한 형사 수사 결과를 주요 판단 자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담합의 실체가 추가로 확인될 경우 두 소송을 합쳐 최소 2000억 원 안팎의 재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정위가 담합에 가담한 개인을 고발하지 않는 기존 관행의 한계도 다시 지적된다. 공정위는 법인만을 고발했으나 이번 구속은 검찰이 고발 요청권을 행사해 이뤄졌다. 법조계에서는 법인 중심 제재로 인해 개인 책임 추궁이 미흡했고 그 결과 담합 관행이 반복돼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공정위 조사관에게 압수수색 등 강제 조사가 가능한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해 조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위에 강제 조사권 부여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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