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필드에 나가는 게 쉽지 않다. 연습장에도 칼바람이 분다. 자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런 겨울은 평소에 미뤄뒀던 일을 하기에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골프 룰 공부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헷갈리기 쉬운 룰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퍼팅그린은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플레이를 하다 보니 다양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 중 가장 흔한 게 깃대, 동반자의 클럽이나 퍼터 커버, 마커에 자신의 퍼팅한 볼이 맞으면서 방향이 바뀌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 고지원은 13번 홀까지 보기만 2개를 범하면서 흐름이 좋지는 않았다. 이어진 1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홀까지는 10m나 돼 버디는 쉽지 않아 보였다. 고지원이 퍼팅한 볼은 홀 우측 방향으로 향해 그냥 빠지는 걸로 보였다.
그런데 고지원의 볼은 홀 근처에 있던 김민솔의 볼 마커에 부딪힌 뒤 방향이 꺾이면서 홀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중계진도 환호성을 내질렀다. 고지원은 멋쩍게 웃으며 볼을 꺼냈다. 이게 고지원이 첫날 기록한 유일한 버디였다.
이렇듯 움직이고 있는 볼이 ‘우연히’ 사람이나 외부의 영향을 맞힌 경우 페널티는 누구에게도 없다(11.1a). 다만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플레이어의 볼이 다른 볼을 맞혔는데, 그 스트로크 전에 두 개의 볼이 모두 퍼팅그린에 있었다면 플레이어는 일반 페널티(2벌타)를 받는다.
플레이를 이어갈 장소는 어디서 플레이를 했고, 어떤 걸 맞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퍼팅그린 이외의 장소에서 플레이를 했다면 볼이 멈춘 그대로 플레이를 하면 된다. 프로 대회 중에는 간혹 볼이 앉아서 구경하던 갤러리의 몸이나 의자 또는 카트 위에 정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는 볼이 정지한 지점의 바로 아래에 기준점을 설정한 뒤 기준점으로부터 한 클럽 길이 이내 동일한 구역에 드롭한 후 플레이를 하면 된다.
동물이 플레이한 볼의 방향을 바꾸거나 집어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퍼팅그린 이외의 곳에서 플레이한 후 움직이고 있던 볼이 동물에 의해 방향이 바뀌었다면 페널티는 없고 그대로 플레이를 하면 된다. 볼을 개나 커다란 새가 물고 가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동물이 그 볼을 집어 간 지점을 기준점으로 사용해 페널티 없는 구제를 받으면 된다.
퍼팅그린에서 플레이를 했다면 조금 달라진다. 만약 사람(플레이어 자신과 깃대를 잡아주는 사람은 제외),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스트로크할 때 사용한 클럽, 볼 마커, 정지한 볼, 깃대는 제외), 동물(루스임페디먼트로 규정된 동물은 제외)을 맞혔을 경우에는 원래의 지점에서 다시 플레이를 해야 한다(11.1b).
예를 들어 동반자의 퍼터나 퍼터 커버에 퍼팅한 볼이 맞았다면 직전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다시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스트로크를 다시 하지 않는다면 일반 페널티를 받는다. 해당 스트로크는 타수에 포함되며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한 건 아니다.
고지원의 경우에는 볼 마커를 맞혔기 때문에 놓인 그대로 플레이를 해야 했다. 따라서 홀인이 그대로 인정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연히’가 아니고 ‘고의로’ 볼을 멈추게 하거나 방향이 바뀌게 했다면 당연히 일반 페널티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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