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아 백혈병 연구자들이 그간 미국, 유럽이 주도하던 국제 임상시험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서울대병원은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와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지난 10일 ‘2026 KPHOG-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공동 심포지엄’을 열고 해외 임상시험 참여를 위한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고 19일 밝혔다. KPHOG(Korean Pediatric Hematology Oncology Group)는 국내 소아 혈액암 분야 다기관 임상연구를 이끄는 핵심 연구 그룹이다.
소아 백혈병은 환자 수가 적어 단일 국가의 연구만으로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여러 국가가 환자 데이터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국제 공동연구의 중요성이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배경이다. 최근에는 유전체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밀의료 치료가 확대되면서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국의 연구 경험과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미국 혈액암연합이 주도하는 소아 급성 백혈병 국제 임상시험 플랫폼인 'PedAL 이니셔티브'와 유럽 소아 급성 백혈병 연구 네트워크인 'EuPAL'의 운영 경험이 논의선상에 올랐다. 현장 연구진들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임상시험 참여를 위해서는 연구 역량 뿐 아니라 제도적 뒷받침과 제약사와의 긴밀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연구진의 성과도 주목을 받았다. 유건희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소아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임상시험 현황과 향후 전망을, 김혜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임상시험과 다기관 임상연구 수행을 지원하는 KPHOG 임상연구지원센터의 운영 현황을 각각 소개했다. 김명신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한국 소아 혈액암 환자의 유전체 분석 결과를, 홍경택 서울대병원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활용한 미세잔존질환 평가 다기관 연구 성과를 각각 공개해 국내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할 만한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
주최 측은 앞으로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을 통해 구축한 전국 단위 연구 협력 체계를 국제 기준에 맞게 고도화하고, 해외 신약 임상시험 도입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제도적 장벽을 단계적으로 해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최은화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故 이건희 회장의 뜻과 유가족 지원을 바탕으로 국내 소아암 연구를 국제 연구 흐름과 연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정밀의료 중심의 연구 협력을 통해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박현진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이사장은 “국경을 넘는 연구 협력이 소아암 치료 성과 향상의 핵심”이라며 “글로벌 연구 그룹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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