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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그래서 내일이 두렵지 않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02 18:58:403년 전 새해가 막 시작된 즈음에 쓴 필자의 칼럼 제목은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이었다.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고애신의 독백을 인용한 제목이었다. 본문에는 이렇게 적었다. ‘드라마 대사 한 줄에 이토록 마음이 시린 것은 시대는 다르나 불안함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정권의 후반기는 오만과 독선의 협주곡, 그 자체였다. 대화와 타협은 거부당했고 결말은 분열이었다. 회복이 -
[여명]퓰리처상 수상작을 기다리며
사회 사회일반 2024.04.28 17:39:53미국의 저널리즘, 문학적 업적과 명예, 음악적 구성에서 가장 높은 기여자로 꼽히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뉴욕시에 위치한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가 관리한다. 헝가리계 미국인 조지프 퓰리처가 남긴 유언에 따라 50만 달러의 기금으로 1917년 만들어졌다. 현재는 언론 14개 부문, 예술(문학·음악) 7개 부문에 걸쳐 수여되고 권위와 신뢰도가 높아 ‘기자들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퓰리처상의 사전적 의미 -
[여명] 이통 3사가 솥(鼎)을 엎지 않으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23 17:38:01‘정(鼎)’은 다리가 3개 달린 솥을 일컫는다. 경복궁 근정전 앞에 가면 볼 수 있다. 무쇠로 만들어져 육중한 몸체를 3개의 다리가 든든하게 지지한다. 솥다리가 2개면 넘어지기 쉽고 4개면 안정적이지만 한 쪽이 쳐들리면 뒤뚱거리면서 흔들린다. 3개의 경우 하나라도 부서지면 무너지지만 대체적으로 균형을 잘 유지한다. 카메라를 세우는 트라이포트(삼각대)의 다리가 3개인 이유다. 고구려·백제·신라가 정립했던 삼국시대는 -
[여명]칩 제국의 부활, 2030년 이후가 두렵다
산업 기업 2024.04.21 16:48:20반도체를 향한 미국의 행보를 보면 솔직히 부럽다.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수 있는 달러의 힘도, 목표를 정하면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그리고 국익에 맞춰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미국의 정치마저도…. 미국은 동아시아에 산재해 있던 반도체 자산을 블랙홀처럼 흡수하고 있다.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뿌려 2022년 반도체지원법 제정 이후 4년간 끌어들인 투자액이 3517억 달러에 달한다. 반도체의 설계는 물론 생산 라인까지 품었다 -
[여명]'저출생'부터 협치하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8 21:29:11“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정권 교체로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팍팍한 국민의 삶은 여전하다는 시대상을 꿰뚫은 말로 많은 공감을 받았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며 국민의 심판대에 선 정치권의 희비가 크게 갈렸다.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300석 가운데 192석을 차지하며 -
[여명]보수를 참칭(僭稱)하지 마라
국제 국제일반 2024.04.16 18:24:39보수는 이제 끝났다고 한다. 윤석열 정권이 채 2년도 채우지 않은, 다른 말로 집권 프리미엄이 아직 살아 있는 상황에서 치른 총선에서 참패를 당했으니 언뜻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사람의 이마에 ‘진보’ ‘보수’라고 써 붙이고 다니지 않는다. 세상이 변하면 사람도 변한다. 젊어서 보수주의자는 심장이 없는 것이고, 늙어서 진보주의자는 머리가 없는 것이라고 철학자 칼 포퍼도 말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이번 -
[여명] 다시, 사과 꽃 필 무렵에
산업 산업일반 2024.04.14 17:40:52‘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녀의 거울은 어쩌면 이번 총선 결과를 미리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독이 든 사과가 백설공주를 쓰러뜨렸듯이 가격이 폭등한 사과가 4·10 총선에서 여당을 참패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달랑 사과 하나 때문에 여당이 총선에서 졌다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사과값이 폭등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달랑 사과 하나’라는 소리는 목구멍 뒤로 다시 쑥 들어갈 수밖에 없 -
[여명]'미술관'이라는 이름의 무게
문화·스포츠 문화 2024.04.11 17:45:47“요즘 성수동에서 제일 잘나가는 미술관인데, 안 가보셨어요?” 머쓱했다. 여기서 말하는 ‘잘나가는’이란 방문객이 많고, 장사가 잘되며,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성수동뿐만 아니라 용산·강남·일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게 미술관인가요? 미술관이 맞나요?”라고 되물었어야 했다. 그 미술관은 ‘진짜 미술관’이 아니었다. 엄밀히는 카페인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음료 -
[여명] '볼드모트 정치'와 응징투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7 18:51:12미국 정치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은 올해를 정치적으로 ‘볼드모트(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최고 악당)의 해’라고 정의하고 세 개의 전쟁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더해 ‘미국과 싸우는 미국(the US vs. itself)’이 제시됐다. 11월 미국 대선이 정치적 분열을 심화하고 세계 안보와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두 개의 전쟁보다 ‘미국과 싸우는 -
[여명]법치주의 허무는 이재명과 조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4 18:32:404·10 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린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선택을 통해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핵심 원칙이 법치주의다. 근대 시민혁명 이후 민주국가는 법치주의를 국가권력 행사의 근본원리로 채택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법치주의를 무력화하려는 세력들이 선거판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 -
[여명]K컬처 발목 잡는 K팝 시상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2 20:03:54K팝 역사 최대 사건 중 하나는 싸이의 빌보드 진출이다. 현란한 군무와 대한민국 대표 셀럽들의 개인기에 코믹함까지 곁들여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위력이 순식간에 전 세계를 강타했다. K팝 아이돌 ‘언타이틀’ 출신 프로듀서 유건형의 귀에 착 감기는 후크(hook) 멜로디는 ‘강남스타일’을 ‘월드스타일’로 끌어올렸다.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핫100’ 차트 1위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 같았다. 할리우드 톱스타 모셔 -
[여명] 누가 민심에 응답하는가
정치 정치일반 2024.03.31 17:50:28심판의 시간이 오고 있다.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다.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을 행사하는 날이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은 국민의 권력이 좀 더 원활하게 행사되도록 4월 5일과 6일 이틀간 사전투표도 실시한다. 마침 행정부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차지했고 입법부는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쥐고 있다. 22대 총선이 ‘ -
[여명]GTX의 재난 안전과 사회·경제학
산업 IT 2024.03.26 17:36:31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1단계 수서~평택 구간이 30일 우선 개통된다. 수도권 교통지옥을 해결할 ‘교통혁명’의 아이콘으로서 기대감을 자아낸다. 다만 지하 40~50m 터널을 시속 100㎞ 이상으로 운행하니 자연스레 재난 상황에 관한 염려가 든다. 지하철 중에서도 간혹 대심도(大深度) 구간이 있지만 GTX가 1~9호선에 비해 대체로 2~5배 깊다. 속도도 지하철 표정속도(정차 포함 평균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르다. 요는 -
[여명]공시가 로드맵 폐지의 ‘옥에 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24 13:37:27정부가 2020년 발표된 전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전면 폐지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인한 주택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가 지난해 공시가율을 로드맵 발표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낮춘 뒤 올해 폐기 방침을 선언한 것이다. 올해 공시가격은 로드맵 발표 이전의 공시가 현실화율인 69%를 적용해 산출했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국토연구원의 연구용역 -
[여명]'절치부심 30년’ 日경제가 주는 교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22 06:00:00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가 2012년 2월 27일 도쿄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일본 정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2011년 말 공적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결국 엘피다는 2013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합병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한때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자랑하며 반도체 기업 순위 2위까지 올랐던 엘피다는 허무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임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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