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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제로전투기의 허와 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31 17:36:191939년 4월1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 비행장. 미쓰비시 나고야 공장에서 2주 전 완성된 신형기가 시험비행에 나섰다. 설계를 담당한 호리코시 지로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지상에는 바람이 거의 없고 아지랑이가 보인다. 새로운 전투기의 앞날을 축복하듯이.’ 탑재할 예정이던 970마력짜리 엔진의 신뢰성이 부족해 시제 1·2호기는 760마력 엔진을 달았으나 기대 이상의 성능을 냈다. 급강하 시험에서 기체가 부서져 조종사 -
[오늘의 경제소사] 대처 총리 끌어내린 인두세 폭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30 17:24:511990년 3월31일 정오 영국 런던 케닝턴 공원. 18만~25만명으로 추산되는 시위대가 모였다. 경찰 추산은 4만여명(정작 경찰은 1년 뒤 발간한 종합보고서에서 시위 군중을 20만명으로 추정했다).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오후 2시30분께 트래펄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사람이 너무 많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추가 진입을 억제하려 통로를 막았다. 런던 지하철 주요 역도 무정차 통과 명령을 받았다. 평소와는 다른 경찰의 -
[오늘의 경제소사] 독일서 시작된 영공통과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9 18:32:20하늘에도 길이 있을까. 있다. 산과 하천이 길을 막는 육지, 암초가 많은 바다와 달리 하늘은 사방이 트인 3차원 공간이어서 길이 없을 것 같지만 항로가 엄연히 존재한다. 항로를 정하는 기준은 최단 거리. 다만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최단 거리’라는 조건이 붙는다. 가장 가까운 직선거리라고 해도 맞바람이나 난기류가 심한 공역(空域)은 오히려 기름값이 더 들어간다. 상업용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돈은 이뿐 아니다. 대부 -
[오늘의 경제소사] 1999년 F-117 격추 사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6 17:14:021999년 3월27일 오후8시15분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수도 베오그라드 북서쪽 3㎞ 지점 상공. 공습을 마치고 귀환하던 미 공군 조종사 데일 젤코 중령의 전투기에 지대공 미사일 경보가 울렸다. 회피 기동에 들어간 전투기는 첫발을 피했으나 두 번째 미사일의 근접신관 파편은 피할 수 없었다. 추락하는 기체에서 간신히 탈출한 젤코 중령은 8시간 뒤 미 공군 탐색구조대에 구출됐다. 조종사는 생환했어도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격 -
[오늘의 경제소사] 1839년 英 헨리 로열 레가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5 17:19:491839년 3월36일 영국 옥스퍼드셔주 헨리(Henley). 런던에서 템스강을 따라 북쪽 50㎞ 지점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헨리의 유력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갈수록 인구가 줄고 소득도 떨어지는 현실을 타개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막상 뾰족한 방안은 안 나왔다. 산업혁명이 시작돼 공장지대로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을 붙잡기 어려웠다. 운하 건설 붐으로 템스강의 하천 운송 물동량도 분산된 마당에 한숨만 쉴 때 선장 출신인 -
[오늘의 경제소사] '최초 자본주의' 베네치아의 탄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4 17:23:49‘최초의 자본주의 국가.’ 어디일까. 중국계 미국 사학자 고(故) 황런위 교수는 자본주의가 꽃피운 곳은 영국이지만 기원은 베네치아에 있다고 단언한다.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교수를 지낸 그는 자본주의 정신의 기원을 청교도 정신에서 찾는 막스 베버나 유대인에서 나왔다는 베르너 좀바르트의 학설에도 손을 젓는다. 베네치아의 효율적이고 깨끗한 공화정 체제가 자본주의를 낳았다고 봤다. 베네치아는 유별났다. 우선 존속 -
[오늘의 경제소사] 美, 초음속 여객기 개발 포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3 17:12:28음속의 2.7배 속도에 승객 수 275명. 1960년대 초반부터 미국이 개발하려던 초음속 여객기(SST)의 제원이다. 목표 성능은 탁월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콩코드 여객기(마하 2.04·탑승정원 92~128명), 소련의 Tu-144(마하 1.7·탑승정원 60~70명)보다 빠르고 컸다. 당연히 돈도 많이 들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국운을 다해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1963년부터 1971년까지 누적 투자비만 8억6,300만달러. 요즘 가치로 55억달러에 -
[오늘의 경제소사] 역사로 들어온 미노스 신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2 17:22:211900년 3월23일, 크레타섬 중북부 크노소스. 영국 발굴팀이 첫 삽을 떴다. 발굴 대상은 미노스궁전. 독일 하인리히 슐리만의 1870년 트로이 발굴 이후 크레타에도 각국의 학자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진척이 없었다. 발굴 허가부터 현장의 안전까지 기대하기 힘들었다. 신생 그리스와 오스만투르크의 대립으로 유혈이 낭자하던 크레타섬에 자치정부가 설립(1898)된 직후 발굴 허가를 따낸 주인공은 영국인 고고학자 아서 에번스( -
[오늘의 경제소사] 최초의 고급 상점가 등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9 17:25:131819년 3월20일 영국 런던 중심가에 이색 건물 벌링턴 아케이드(Burlington Arcade·그림)가 들어섰다. 건축가 새뮤얼 웨어는 길이 179m인 신축 이층 건물의 중앙을 통로로 남겨두고 지붕에 유리를 올렸다. 건물의 용도는 시장. 고객들은 자연채광이 뛰어난 중앙통로를 걸으며 쇼핑을 즐겼다. ‘세계 최초의 아케이드’라는 벌링턴 아케이드를 지은 데번셔 백작 윌리엄 캐번디시는 점포를 세놓으며 조건을 걸었다. ‘일류상품만을 -
[오늘의 경제소사] 1962년 한국 최초 원자로 점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8 17:58:081962년 3월19일 오전10시55분,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 공덕리(현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서울대 공과대학 원자력연구소. 연구용 원자로에 연료봉이 처음 장착됐다. 미국 제네럴아토믹스사가 제작한 트리가마크2는 출력 100㎾급 소형 연구용 원자로. 첫 불을 댕긴지 6시간 만인 오후4시45분, 핵연료봉 56개에 모두 불이 들며 핵분열 반응이 임계치에 이르렀다. 임계란 핵분열 반응이 일정한 비율로 계속되는 상태. 원자로가 안정적 -
[오늘의 경제소사] 파스칼이 선보인 최초의 버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7 17:14:59택시와 버스·기차가 있다. 바퀴 달린 대중교통 수단 중에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무엇일까. 답은 버스다. 1662년 3월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선보였다. 기차가 처음 달린 시기는 1804년. 영국 엔지니어 리처드 트레비식이 제작한 증기기관차가 실험 철로를 달렸다. 자동차의 경우는 학설이 갈린다. 증기차가 1672년에 제작됐다지만 실용 가능한 차가 나온 것은 1886년(독일 카를 벤츠의 특허 취득) 이후다. 버스의 시초인 358년 전 -
[오늘의 경제소사] 1968년 국제 금 풀 붕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6 17:28:051968년 3월17일 미국 워싱턴 DC. 이틀간 이어진 긴급회의에서 7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런던 금시장 2주간 폐쇄’와 ‘이중금가격제도 도입’이라는 공동선언문을 냈다. 이중금가격제의 골자는 두 가지. 무엇보다 각국 정부가 시중에서의 금 매입을 중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달러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국제 금풀(pool)이 이렇게 깨졌다. 다만 국가 간 거래는 금 1온스당 미화 35달러의 교환비로 계속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
[오늘의 경제소사] 편집국장을 쏜 장관 부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5 17:31:411914년 3월16일 프랑스 파리 ‘르 피가로’ 신문사. 저녁 6시께 편집국장실을 방문한 한 여성이 말을 꺼냈다. “가스통 칼메트 국장이시죠? 조제프 카요의 부인 앙리에트입니다. 제가 왜 찾아왔는지 아시나요?” 앉으라고 권유하는 찰나 앙리에트는 모피 토시에 감췄던 32구경 브라우닝 권총을 꺼내 6발을 모두 쐈다. 4발을 맞은 칼메트가 쓰러지고 신문사 직원들이 몰려와 붙잡자 여성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팔 놓으세 -
[오늘의 경제소사] 1964년 제노비스 사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2 17:32:221964년 3월13일 새벽 3시50분 미국 뉴욕주 퀸스 큐 가든스. 바텐더 겸 지배인으로 일하던 28세 여성 키티 제노비스(사진)가 퇴근 도중 칼에 찔려 죽었다. 범인은 같은 나이의 흑인 윈스턴 모즐리. 착실한 회사원으로 아내와 세 자녀가 있는 가장으로 전과도 없던 그는 6일 뒤 절도 혐의로 체포돼 여죄까지 불었다. 가족이 잠든 밤에 거리로 나와 30~40건의 절도 행각을 벌이고 다른 두 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욕보인 사실도 드러났 -
[오늘의 경제소사] 옛 동구권 3개국 NATO 가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1 17:20:231999년 3월12일 미국 미주리주 인디펜던스 트루먼 기념관. 체코와 폴란드·헝가리 세 나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식가입 행사가 치러졌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3개국 외무장관에게 가입 비준서를 전달하며 “유럽과 세계 평화를 위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창립의 주역인 해리 트루먼 대통령을 기리며 행사 장소를 이곳으로 잡았다. 불과 10여년 전까지 나토와 대립했던 바르샤바 조약 회원국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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