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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974년 '마지막 일본군'의 투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0 17:33:551974년 3월11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낭 궁전. 낡은 군복을 입은 52세의 작고 깡마른 남자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군도를 바쳤다. 군도를 받은 대통령은 바로 돌려줬다. ‘군인정신의 본보기’라는 극찬과 함께.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 28년 8개월 만의 투항은 전 세계의 전파를 탔다. 주인공은 옛 일본 육군 8사단 정보장교였던 오노다 히로 소위. 군령이 그의 청춘을 밀림에 붙잡았다. 패배를 앞둔 일본군의 전형이던 -
[오늘의 경제소사] 1945년 도쿄 대공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09 17:36:291945년 3월10일 0시7분 일본 도쿄. 미 육군 항공대의 B-29 폭격기 한 대가 고도 1,300m의 저공비행으로 폭탄을 떨어뜨렸다. 바로 뒤 다른 B-29가 교차 항로로 지나갔다. 한밤중의 도쿄 시내에 X자형의 불길이 치솟고 지옥이 찾아왔다. 344기의 B-29 폭격기가 두 시간여 동안 소이탄 1,665톤을 퍼부었다. 도쿄 경시청 집계에 따르면 8만3,793명이 죽고 4만918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국이 투하한 M69 소이탄 32만7,000여발은 일본의 -
[오늘의 경제소사] 1776년 애덤스미스 국부론 출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08 17:02:021776년 3월9일 국부론 초판이 나왔다. 출판사는 영국 런던의 스트라한&카델사. 불과 한 달 전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1권’을 출간했던 이 출판사는 연이어 장안의 지가를 올렸다. 4절판 2권 1,097쪽 초판 1,000권의 세트당 가격은 1파운드 16실링. 물가를 감안하면 요즘 가치로 최소한 36만원, 임금상승률 기준으로는 442만원에 해당하는 고가에도 반년 만에 다 팔렸다. 저자 애덤 스미스는 인쇄로 500파운드라는 큰 -
[오늘의 경제소사] 남북전쟁 기름 부은 스콧 재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05 17:20:37“그들은 태생이 어디든, 자유민이든 아니든 헌법상 ‘시민’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송권을 포함한) 시민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다. 우월한 종족의 지배를 받아온 그들은 종속적이고 열등한 부류로 생각되었고 해방 여부와 관계없이 우월한 종족의 권한에 귀속된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1857년 3월6일 확정한 ‘드레드 스콧 대 샌드퍼드(Dred Scott vs Sandford) 소송’ 판결문의 앞부분이다. ‘그들’이란 흑인이며 ‘우 -
[오늘의 경제소사] 1522년 취리히 소시지 사건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0.03.04 17:34:351522년 3월5일 취리히의 인쇄업자 크리스토퍼 프로샤우어의 집에 12명이 모여 저녁을 먹었다. 프로샤우어는 며칠 뒤 감옥에 갇혔다. 수감 이유는 소시지. 육류 섭취를 금지한 사순절이 시작될 때 소시지를 먹었다는 이유다. 저녁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도 비난이 쏟아졌다. 프로샤우어를 지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취리히 최초로 구텐베르크 인쇄술을 배워 왕성한 출판 작업을 펼치던 그는 발이 넓었다. 시민들은 신약성 -
[오늘의 경제소사] 붉은 수염의 황제 프리드리히 1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03 17:31:031152년 3월4일 프리드리히 1세(30세)가 독일 왕좌에 올랐다. 콘라트 3세의 임종을 지킨 대주교가 ‘선왕이 아들 하인리히(6세)를 제치고 조카인 슈바벤 공작 프리드리히를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한 덕분이다. 게르만족의 전통에 따라 귀족 선거로 6일 뒤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인정받은 프리드리히 1세는 왕권 강화에 나섰다. 주 공략 대상은 이탈리아. 수많은 봉건 제후와 도시국가들이 도사리는 독일 지역보다 북이탈리아를 -
[오늘의 경제소사] 오페라 '카르멘' 파리 초연 실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02 17:15:29‘한마디로 실패작, 재앙이다. 공연은 오래 못 간다.’ 1875년 3월3일 프랑스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된 ‘카르멘(Carmen)’에 대해 극작가 앙리 뒤팽이 내린 평가다. 그나마 이 정도는 약과다. 관객들은 야유를 퍼붓고 무대로 토마토를 던졌다. 4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3막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관객도 많았다. 뒤팽의 예상대로 예약이 끊겨 공짜 표를 줘도 관객이 차지 않았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 -
[오늘의 경제소사] 동북아 질서 바꾼 사르후 전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01 17:35:371619년 3월2일 아침, 요동 심하(深河). 명군에 배속된 1만3,000여 조선군 본진이 후금(여진)군과 처음 맞부딪쳤다. 조선군은 기습을 간단하게 물리쳤다. 후금의 600여 기병은 조총 사격에 바로 꽁무니를 뺐다. 비슷한 시각, 명의 4로군 중 하나인 이여백의 2만여 병력이 후금군 기병 20여기에 도망치다 1,000명이 서로 밟혀 죽은 끝에 전장에서 빠져나갔다. 조선군은 잘 몰랐지만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루 전에 명군 중 가장 강하 -
[오늘의 경제소사] 美 시트콤 'M.A.S.H.' 종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7 17:26:131983년 2월28일 밤 9시, 미국 CBS 드라마 M.A.S.H. 최종회가 두 시간 넘게 전파를 탔다. 처음 방영된 1972년 9월 이래 10년 반 동안 인기를 끌어온 이 드라마의 마지막 방송분(256회)은 1억597만명이 지켜봤다. 역대 미국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모든 분야의 역대 시청률을 기준으로 삼아도 M.A.S.H. 최종회의 기록은 8위. 1위부터 20위까지 시청률 상위 기록 가운데 미식축구 결승전(슈퍼볼)이 아닌 -
[오늘의 경제소사] 1933년 獨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6 17:21:021933년 2월27일 밤 9시14분 독일 베를린 국가의회 의사당에 불이 났다.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바닥 면적만 6만1,155㎡인 의사당의 대부분이 불길에 휩싸였다. 범인은 곧 잡혔다. 경찰은 네덜란드 태생의 실직 벽돌공이자 공산당원인 마리뉘스 판데르 뤼버(당시 23세)를 현장에서 방화범으로 붙잡았다. 화재 발생 약 25분 후 현장에 도착한 아돌프 히틀러 총리의 분노는 신문·방송에 의해 그대로 옮겨졌다. 프러시 -
[오늘의 경제소사] 1936년 日 2.26 사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5 17:25:091936년 2월26일 도쿄 총리 관저. 구리하라 야스히데 중위가 지휘하는 300여명의 군인이 들이닥쳤다. 병사들은 대좌(대령) 한 명을 총리로 오인해 죽였다. 비슷한 시간 다른 부대도 7개 목표에 도착해 살생부에 적힌 정치인들을 죽였다. 도쿄에 주둔한 보병 1·3연대와 근위연대의 청년 장교 22명이 1,483명의 병력을 동원한 쿠데타로 장관급 인사 3명을 비롯한 4명이 총과 칼로 죽임을 당했다. 총리 관저를 지키며 쿠데타군에 응전 -
[오늘의 경제소사] 1336년 필레나이의 비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4 17:31:531336년 2월25일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군사 요새 필레나이. 여명이 걷히며 공격에 나선 튜턴 기사단은 놀라며 목책을 넘었다. 한 달여 동안 끈질지게 버티던 리투아니아인들이 보이지도 저항하지도 않았던 이유는 곧 밝혀졌다. 모두가 죽었기 때문이다. 생존자는 단 한 사람. 피를 뒤집어쓴 제사장이 침략자들을 노려봤다. 기사들이 접근하자 나이 든 제사장은 도끼로 자신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그제야 기사들은 밤새 감돌았던 스 -
[오늘의 경제소사] 1916년 소록도 한센병 격리병원 지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3 16:47:171916년 2월24일, 조선총독부가 ‘전라남도 소록도에 자혜원을 개설한다’는 령을 내렸다. 자혜원은 일제가 통감통치 시절인 1909년부터 전국 각지에 설립하기 시작한 근대식 병원. 소록도 자혜원은 다른 병원처럼 대도시 부근이 아니라 섬에 세웠다. 일본인 일반 환자를 받기는 했어도 처음부터 나병원(癩病院)으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일제는 총독부령을 발동하기 1년 전부터 남해안 일대를 탐색, 소록도를 최종 후보지로 찍었다. -
[오늘의 경제소사] 그리스 내전…美, 세계경찰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0 17:36:201947년 2월21일 영국 정부가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외교 각서를 보냈다. 골자는 바통 체인지. 내전이 격화하는 그리스에 대한 원조를 영국은 더 이상 제공할 여력이 없으니 미국이 대신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영국은 3월 말까지만 그리스왕국(정부군)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응답은 예상보다 빠르고 화끈하게 왔다.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3월12일 의회 연설을 통해 “무장한 소수 또는 외부로부터의 압 -
[오늘의 경제소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초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9 17:35:35‘세비야의 이발사.’ 연극과 오페라로 세계적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첫 공연은 그렇지 않았다. 프랑스 희곡작가인 피에르 보마르셰의 코미디가 1775년 파리의 연극 무대에 올려졌을 때 관객의 반응은 무덤덤 그 자체였다. 돈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는 귀족사회를 풍자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2회 공연부터는 매진을 기록했으나 당국의 감시를 받았다. 이탈리아 작곡가 조아치노 로시니가 곡을 쓴 오페라가 1816년 2월20일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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