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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츠 선언 그리고 개도국 외채 위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30 04:00:001982년9월30일 뉴욕. 3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조지 슐츠 미국 국무장관이 목청을 높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개발도상국의 채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개도국들도 원자재 수출을 늘려 채무 상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또한 서구의 입맛에 맞는 수출품을 내놓아야 하며 자유무역만이 위기의 개도국 경제를 구제할 수 있다.’슐츠 발언의 배경은 제3세계 외채 증가와 멕시코의 대외 채무 지불 중지(Moratorium) -
페르미가 개척한 원자력의 명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9 04:00:00‘이탈리아 항해자가 신세계에 들어갔다. 원주민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1942년 12월의 어느 겨울 날, 핵분열 실험을 지켜본 한 과학자는 미국 정부에게 이런 내용의 비밀 전보를 보냈다. 세계 최초의 핵분열 실험을 주도한 인물은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이탈리아 출신 망명 과학자로 193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였다.정부에 보낸 전보 대로 페르미의 실험 성공은 신대륙을 발견한 이탈리아 출신 콜럼버스의 업적에 버 -
유럽의 판도와 영어를 바꾼 노르만 정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8 04:00:001066년9월28일, 잉글랜드 남부 페븐지(Pevensey). 런던으로부터 98.7㎞ 떨어진 이 곳의 해안에 700여척의 배가 닿았다. 크고 작은 배에서 쏟아진 것은 군대. 모두 8,200여 기병과 궁병, 보병(전체 병력이 1만명이 넘었다는 추정도 있다)이 배에서 내렸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침략을 당했지만 잉글랜드에 이만한 규모의 병력이 한꺼번에 상륙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왜 이토록 많은 병력이 몰려 왔을까. ‘무력을 통해서라도 -
독일, 일본, 이탈리아 패망의 삼중주…삼국동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7 04:00:001940년 9월27일 베를린.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가 동맹을 맺었다. 삼국동맹(Tripartite Pact)의 골자는 크게 세 가지. 먼저, 독일·이탈리아의 유럽 지배권과 일본의 아시아 패권을 서로 인정했다. 모두 6조로 구성된 조약 1조와 2조에 이를 담았다. 일본은 유럽에서 신질서를 건설하려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지도력을 인정한다는 게 1조, 독일과 이탈리아는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신질서 건설에 대한 지도력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2 -
프랑스를 멍들인 자유무역협정, 이든 조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6 04:00:001786년9월26일. 영국과 프랑스가 이든(Eden)조약을 맺었다. 영국 측 협상대표인 윌리엄 이든(William Eden) 남작의 이름을 딴이이 조약의 핵심은 관세 대폭 인하.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80~120%에서 10~50%로 내려갔다. 품목도 다양했다. 포도주에서 기계류까지 망라한 이든 협정은 자유무역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으로도 손꼽힌다.* 중상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이든 협정 이후 서서히 막을 -
조총과 우주센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3 04:00:00조총(鳥銃). 우리 민족에게 수난을 안겨 준 총이다. 말 그대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총에 무수히 많은 조상들이 죽었다. 임진년에 쳐들어 온 왜적을 맞아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친 신립 장군의 기병이 조총에 무너졌고 성웅 이순신 장군도 조총에 맞아 생을 마쳤다. 한양을 버리고 도망간 임금 선조를 구하겠다던 전라·경상·충청의 5만여 남도근왕군은 용인 부근에서 철포(鐵砲·조총)와 기병으로 구성된 1,600여 왜군 혼성부 -
19세기판 디지털 컨버전스, 철도 전신 융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2 04:00:00철도회사 직원 중에 가장 많은 직업군은? 기관사나 역무원이겠지만 철도의 개척시대인 19세기 중반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관사보다 말 타는 사람이 많았다. 단선철도에서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는 증기기관차 20㎞ 앞까지 깃발을 든 기마수들을 촘촘히 포진시켰다. 선두의 기마수가 보내는 안전신호를 릴레이로 전달받아야 기차는 마음 놓고 달렸다. 속도가 늦을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요금도 비쌌다. 인 -
1769년 로스차일드 가문, 세상에 나서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1 00:04:00명절 때 장성한 손주 28명에게 둘러싸인 할아버지가 있다. 복 받은 노인의 이름은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Mayer Amschel Rothschild). 19세기 초반부터 1차대전 시작 직전까지 약 100년간 세계를 쥐락펴락한 ‘로스차일드 금융 가문’을 연 사람이다. 포브스(Forbes)지가 ‘역사상 가장 뛰어난 비즈니스맨 20인’을 발표할 때 7위에 꼽힌 그는 손주들을 보면서 내심 서운했을지도 모른다. 손주들 모두가 부부 관계가 아니라서.손 -
세계 최대 랜드 금광…축복인가 재앙인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20 04:00:00달러와 랜드.*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화폐 단위다. 세계의 수많은 통용 화폐 가운데 둘 만의 공통점이 있다. 둘 다 화폐의 이름이 지명(地名)에서 나왔다. 무게(파운드)나 형태(원·위안·엔), 또는 귀금속을 뜻하는 게 보통인 화폐 단위에 땅 이름이 들어간 이유는 간단하다. 땅에서 돈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거대한 금광과 은광이 발견된 지역의 이름이 화폐 단위로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랜드(Rand) 역시 광산 이름에 -
베이컨, 제임스타운을 불태우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19 04:00:001676년9월19일, 버지니아 식민지의 수도 제임스타운이 불탔다. 나다니엘 베이컨(Nathaniel Bacon·당시 29세)이 이끄는 개척민의 무장봉기 때문이다. 제임스타운이 소실됐다는 소식은 아메리카 식민지와 본국인 영국에 충격을 안겼다. ‘번영하는 뉴잉글랜드의 상징인 제임스타운이 반란으로 불타다니!’ 제임스타운은 어떤 곳인가. 건설이 시작된 시기가 1607년. 북미 대륙 최초의 영국 식민지였다. 물론 이전에도 시도가 없지는 -
극동의 역사를 바꾼 이와쿠라 사절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13 04:00:00‘우리는 관심을 갖고 이들을 지켜볼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계에서 전례가 없는 중대한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류계급은 스스로 지위를 포기했으며 중대한 사회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더 타임즈 1872년9월5일자에 실린 사설의 일부다. 영국 최대 일간지가 왜 이런 사설을 실었을까. 매머드급 일본 정부 사절단에 대한 영국 정부, 기업, 일반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컸다.영국을 찾은 일본 사절단의 명칭은 줄 -
무너진 제방, 일산 침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12 04:00:00여물던 벼 이삭도, 자식처럼 키우던 젖소도 거대한 탁류에 잠겼다. 강둑이 터졌기 때문이다. 1990년9월12일 새벽3시50분, 행주대교 남쪽 1㎞ 지점. 닷새 동안 쏟아진 폭우로 불어난 강물은 일산 제방을 무너뜨리고 기름진 평야를 삼켰다. 처음에는 50m 가량 무너진 제방은 순식간에 250m가 유실되며 경기도 고양군 일산읍과 지도읍 일대 83개 마을에 수마가 들이닥쳤다. 원당읍까지 일부 침수되고 파주군에도 물길이 차올랐다. 침 -
게르만족은 왜? 토이토부르크 숲의 대전투999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9 04:00:00‘유럽의 병자.’ 19세기 초반까지 독일 지역은 이렇게 불렸다. 무엇보다 극심한 분열로 한 목소리를 못 냈다. 15세기 무렵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에는 한때 330여개의 제후국과 백작령, 도시국가가 저마다 자치권을 누렸다. 강변마다 성채가 유난히 많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늘날이야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자원이지만 독일 각지에 세워진 성채는 행인들에게 통행세를 받는 일종의 세관이며 검문소였다. 19세기 초까 -
아듀 뉴 암스테르담, 굿모닝 뉴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8 04:00:00855만명. 미국 뉴욕시의 인구다. 같은 생활권인 메트로 뉴욕을 기준 삼으면 2,000만명이 넘는 이 도시에는 여전히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뉴욕은 옛날부터 그랬다. 네덜란드 서인도회사가 경영하는 식민지로 뉴 암스테르담으로 불리던 17세기 중반 인구는 고작 1,000명 안짝. 적은 인구에도 뉴 암스테르담에서는 18개 언어가 쓰였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을 가진 사람들은 종교와 피부색을 떠나 단 하나의 가치를 공유했다 -
중남미의 거대국가, 그란 콜롬비아 탄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9.07 04:00:00‘북으로는 미시시피 강에서 남으로는 혼 곶(남미대륙 남단)까지.’ 18세기 후반 남미 해방의 선구자인 프란시스코 미란다가 제시했던 목표다. 지금의 미국 중남부에서 칠레까지 광활한 대륙에 통일 주권국가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는 구상에 머물지 않았다. 남미대륙 전체는 아니지만 19세기 초 중남미 일대에 거대한 국가가 들어섰다. 그란 콜롬비아(Gran Columbia). 1821년 9월7일, 누에보 그라나다(뉴 그라나다)의 해안도시 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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