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체커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09 17:50:452015년 10월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가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런던 근교의 총리 별장 ‘체커스(Chequers)’에 초대했다. 두 정상은 형식적인 일정에서 벗어나 인근의 펍(pub·영국식 전통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캐머런 총리와 시 주석은 맥주와 영국 대표 음식 ‘피시앤칩스’를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회동을 두고 “영국과 중국 정상이 맥주를 마시며 양국 -
[만파식적] 그린란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08 19:57:48덴마크령 그린란드는 한반도의 10배 가까운 크기의 세계 최대 섬이지만 인구는 5만 7000여 명에 불과하다. 약 4500년 전부터 이누이트 원주민이 거주했던 이곳은 10세기쯤 노르만족 바이킹이 이주했고 18세기에는 덴마크인이 정착해 지배했다. 이 과정에서 노르웨이령→덴마크령→덴마크·스웨덴 분쟁지→덴마크·노르웨이 분쟁지를 거쳐 1933년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덴마크령으로 확정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덴마크가 독일 -
[만파식적] 우골탑과 등록금
오피니언 사설 2025.01.07 18:10:041980년대 초반 한우 한 마리의 가격은 60만~70만 원대였다. 당시 서울 소재 사립대의 연간 학비는 70만 원, 국립대는 30만 원 수준이었다. 가난한 농가는 생계 수단인 소나 논을 처분해 자녀의 대학 진학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교육열이 뜨거운 한국에서 대학 등록금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내야 하는 타협 불가의 영역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은 ‘소의 뼈로 세운 건물’이라는 뜻의 ‘우골탑’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별명을 얻 -
[만파식적] 팰런티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06 19:06:372024년 1월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우스트루가 항구의 거대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 러시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 있는 곳으로 러시아군에 공급하는 연료를 처리하는 운송 요충지다. 우크라이나에서 1500㎞나 떨어진 이곳을 성공적으로 폭격할 수 있었던 것은 전파 방해에 취약한 위성항법장치(GPS) 대신 인공지능(AI)을 드론에 탑재했기 때문이었다. AI가 자체적으로 지형을 탐색하고 -
[만파식적] 합성데이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05 18:15:15“인공지능(AI)이 새로 배울 만한 양질의 데이터가 2026~2032년 인터넷상에서 고갈될 것입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연구기관인 에포크AI가 지난해 6월 이 같은 전망을 내놓자 과학기술계는 술렁였다. 챗GPT 등 초거대 AI들은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된 자료들을 학습하면서 발전해왔는데 쓸 만한 데이터들을 이미 거의 습득해 새로 배울 자료를 구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학습 정보의 부족은 AI 성능의 발전 정체를 초래하게 -
[만파식적] 러시아 군사아카데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02 18:50:511993년 북한에서 구소련 유학파 장교들이 대거 체포되고 이들 중 200명가량이 총살된 이른바 ‘프룬제 쿠데타 모의 사건’이 발생했다. 체포된 친소파 장교들은 1991년 김일성이 김정일에게 인민군 최고사령관직을 물려준 데 격분해 1993년 김정일을 제거한 뒤 주체사상으로 왜곡된 북한 사회주의를 개조하고 남한을 침공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쿠데타 모의 주역들은 주로 소련의 프룬제 군사 아카데미를 거친 인물들이었다. 러시 -
[만파식적] 혹 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01 18:03:44지난해 12월 13일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주가가 전날보다 24% 넘게 뛰며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배경에는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혹 탄이 있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탄 CEO는 전날 3개 고객사(메타·알파벳·바이트댄스)와 차세대 반도체인 확장형처리장치(XPU)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XPU는 인공지능(AI)에 특화된 맞춤형 칩이다. 브로드컴이 신형 XPU 상용화에 성공하면 그래픽처리장치(GPU) -
[만파식적] 디 엘더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31 17:54:49유럽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는 남쪽 그리스계와 북쪽 튀르키예계 간의 오랜 갈등 끝에 2008년 평화의 봄을 맞았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데즈먼드 투투 남아프리카공화국 주교 등 ‘디 엘더스(The Elders)’ 소속 원로들이 네 차례나 키프로스를 찾아 정치 지도자, 언론, 시민사회 대표, 청년들을 만나 남북 간의 평화 협상 테이블을 만들고 타협을 이끌어낸 결과였다. 디 엘더스 원로들은 키프로스 남북에 각기 영향력 -
[만파식적] H-1B 비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30 18:11:01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소년은 일찌감치 기술과 사업에 소질을 보였다. 12세에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500달러에 팔았을 정도다. 그는 17세에 캐나다 시민권을 따서 대학에 입학하고 2년 뒤 대학 편입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어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들어갔지만 창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1995년 동생과 함께 온라인 정보 업체 Zip2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4년 뒤 3억 달러에 팔렸다. 세월이 흘러 -
[만파식적] 리뉴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9 19:16:04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1797년 퇴임 고별 연설을 통해 고립주의 외교정책을 명확히 했다. 신생 독립국인 미국이 타국에 간섭하지 않고 동맹 관계를 제한하며 국제기구 참가를 꺼린다는 게 골자다. 이는 1823년 대외적으로 고립주의를 명문화한 ‘먼로주의’로 이어진다. 20세기 들어 1·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미국은 개입주의 쪽으로 돌아서면서 자국 주도의 세계 평화인 ‘팍스 아메리카나’를 추구하게 된 -
[만파식적] 코친조선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6 17:49:582022년 9월 인도 서남부 항구도시 코치시에 위치한 코친조선소에서 인도의 첫 자체 건조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의 취역식이 열렸다. 코친이란 이름은 12세기 인도 토착민들이 세운 코친 왕국에서 유래됐다. 또 비크란트는 산스크리트어로 ‘용감한’이라는 뜻이다. 이 행사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산 기술로 처음 제작된 항공모함의 취역은 단순히 해군력이 더 강해지는 것 이 -
[만파식적] 페이팔 마피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5 18:22:262007년 미국 포춘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토스카 술집에서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들과 초기 임원들을 모아 마피아 드라마 포스터처럼 연출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2002년 페이팔을 매각한 후 각기 활발한 투자와 창업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거물로 커가는 인물들이었다. 포춘지는 피터 틸 팰런티어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포함된 이들 20여 명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명명했다. 전 -
[만파식적] 매킨리 관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4 19:18:491890년 유럽 경제는 영국 바링은행의 파산으로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 그 여파가 미국에 미치자 미 의회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미국 역사상 최고율인 평균 50%로 올리는 관세법을 통과시켰다. 이 관세법은 윌리엄 매킨리 당시 공화당 상원의원이 입안해 ‘매킨리 관세’로 불렸다. 하지만 유럽 각국의 보복 관세 맞불로 보호 무역주의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국가 간 교역이 급감하며 세계경제는 더 -
[만파식적] 누비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3 17:56:182018년 당시 구글 엔지니어로 일하던 마누 굴라티와 존 브루노는 창업에 의기투합했다.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을 개발하는 반도체 개발 회사를 만드는 게 지상 과제였다. 두 사람은 과거 애플 근무 시절 휴대폰용 반도체를 함께 개발했던 제러드 윌리엄스 3세를 합류시켜 준비 과정을 거친 뒤 2019년 스타트업 ‘누비아(Nuvia)’를 창업했다. 누비아는 출범 이듬해 시장 격변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2020년 9월에는 엔비디아가 데이 -
[만파식적] 혼다 소이치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2 17:53:331998년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의 창업 50주년을 맞아 취임한 요시노 히로유키 신임 사장은 “혼다는 독립독보(獨立獨步)로 간다. 그것 외에는 살아갈 방법을 모른다”고 확언했다. 독일 다임러벤츠와 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 발표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하던 시기다. 그런 와중에 혼다가 꿋꿋하게 독자 생존을 선포한 것은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1906~1991년)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