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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탈모치료와 우울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05 17:30:001997년 12월 세계 최초의 먹는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가 출시되자 전 세계의 탈모 남성들이 쾌재를 불렀다. 남모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인지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약이라는 의미에서 ‘해피 메이커’라고도 불린다. 미국 제약 업체 머크사가 개발한 이 약의 성분명은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원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연구 과정에서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 -
[만파식적] 산사나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7.02 17:34:18영국 최초의 교회가 세워진 글래스턴베리에는 예로부터 기적의 산사나무에 얽힌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예수의 제자 요셉이 가브리엘 대천사의 명령대로 교회를 세우고 웨어리올 언덕에 지팡이를 꽂았더니 땅에 뿌리가 내리면서 산사나무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나무는 신기하게도 해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어김없이 꽃을 피워 왕에게 귀한 선물로 보내지기도 했다. 산사나무는 일찍이 성경에 등장하는 아론의 지팡이처럼 신비한 -
[만파식적] 블레어하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28 17:47:39통상 외국 정상의 미국 방문 형식은 의전을 기준으로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등이다. 그중 국빈방문은 최고의 예우가 제공된다. 의장대 사열 환영 행사, 21발의 예포를 쏘는 백악관 환영식과 환영 만찬,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등의 의전은 기본이다. 공식방문은 국빈방문에 비해 의전이 간소화되는데 상황 -
[만파식적]생물자원 주권시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25 17:30:00페루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사카잉키는 오메가3와 지방산이 풍부해 ‘기적의 열매’로 불린다. 예로부터 사카잉키 열매에서 나오는 식물성 오일로 피부를 관리해온 이들도 바로 페루의 아사닌카족이었다. 그런데 프랑스 원료 업체인 코그니스가 사카잉키를 마스크팩으로 활용하겠다며 아사닌카족의 허락도 받지 않고 특허 출원에 나서 외교 마찰을 빚기도 했다.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는 2010년 세계 각국에 조류독감이 퍼지 -
[만파식적] 리카싱의 은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21 18:29:51중국의 커제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기의 바둑 대결을 벌이던 지난 5월26일. 알파고의 아버지로 알려진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홍콩으로 날아갔다. 공동창업자인 무스타파 슐레이만과 함께였다. 세계적인 AI 천재 두 사람이 홍콩을 급히 찾은 것은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과 면담하기 위해서였다. 두 천재를 만나자마자 리 회장은 AI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두 천재가 AI 연구 방 -
[만파식적] 원전해체 비즈니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19 17:31:50지난 2003년 3월 영국 북서쪽 컴브리아주에 있는 한 발전소가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세계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콜더홀(Calder Hall)’의 해체가 시작된 것이다. 1956년 10월17일 가동에 들어간 지 47년 만이다. 영국 핵연료 업체인 BNFL은 콜더홀 해체에 6억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1조2,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전 해체에 이처럼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것은 작업이 고난도인데다 오랜 기간이 걸 -
[만파식적]헬무트 콜의 유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18 18:05:18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직후인 1989년 12월19일. 동독 드레스덴의 프라우엔 교회 집회에 모인 동독 주민들이 연단에 오른 헬무트 콜 서독 총리를 향해 “헬무트, 헬무트”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콜은 동독의 최대 낙후 지역이던 이곳에서 ‘독일 통일의 주인은 바로 독일인’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독일 통일작업에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그로부터 사흘 뒤 콜은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을 다시 개방하면서 국민들과 함께 환호했다 -
[만파식적] 프랜차이즈 전당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14 17:36:33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열연한 차태식은 전당포 주인이다. 그는 어두운 실내, 쇠창살 쳐진 전당포에서 사람들과 교류를 끊고 살아간다. 칙칙한 전당포를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옆집 소녀 소미뿐이다. 차태식이 실종된 소미를 찾기 위해 전당포 밖으로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영화에서처럼 어두침침한 조명, 반원형 구멍이 뚫린 유리와 쇠창살은 전당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
[만파식적] 붉은 도로·멜로디 도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12 17:49:55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도시인 두바이는 빠른 경제 성장 못지않게 급증하는 교통사고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8년 한 해 동안 두바이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294명으로 인구가 비슷한 우리나라 대전시(132명)의 2.3배에 달한다. 두바이의 교통사고가 많은 것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데다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도로는 건널목이나 신호등이 갖춰진 지선도로보다는 -
[만파식적] 러시아군 정보총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07 18:00:31버락 오바마 정부 막바지인 지난해 12월 말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러시아 정부 소유 시설 2곳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선거에 개입했다며 보복조치를 취한 것. 미 재무부도 관련 혐의로 러시아군 정보총국(GRU)을 포함한 5개 기관과 이고르 코로보프 GRU 국장 등에 대해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거래를 금지했다. 냉전 종식 후 그늘에 가려진 GRU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다. GRU의 역사는 러시 -
[만파식적] 반려식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05 17:50:451909년 영국 출신 미국작가 프랜시스 버넷이 쓴 동화 ‘비밀의 화원(The Secret Garden)’은 일찌감치 원예치유 효과를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인도에 살던 영국인 소녀 메리 레녹스는 여행 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영국 요크셔에 있는 고모부 집에서 자란다. 줄곧 집에 틀어박혀 지내던 메리는 어느 날 고모가 돌아가신 후 폐쇄돼 있던 비밀의 화원을 발견한다. 메리는 정원사인 벤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덩굴을 제거하고 꽃씨를 -
[만파식적] 배송 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6.04 17:30:51지난해 12월 영국 케임브리지에 사는 한 남성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TV 셋톱박스와 팝콘 한 봉지를 주문했다. 주문한 지 13분 만에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드론이 물건을 집 잔디 마당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가 실시한 드론 택배 서비스였다. 아이디어가 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업용 드론 배송의 첫 사례였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
[만파식적] 향기나는 담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31 18:47:372년 전인 2015년 3월 롯데주류에서 국내 첫 과일 소주를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 14도짜리인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 맛. 기존 소주보다 도수가 낮고 단맛이 강했다. 이 제품은 나오자마자 대학생을 중심으로 젊은 층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특히 여성들이 열광했다. 정통 소주와 달리 과일 향과 맛이 여성의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이다. 석류·파인애플·자몽·블루베리 등 과일 소주의 종류를 보면 여성들이 좋아할 만했다. 거기에 맛 -
[만파식적] 브레진스키의 '체스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28 17:59:241979년 11월9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비서진의 급전을 받고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로부터 미국을 향해 날아오는 소련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다는 보고가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지미 카터 대통령이 부재중이어서 브레진스키 보좌관이 핵 버튼을 누를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 안보 라인은 즉각적인 핵 보복을 주장했지만 브레진스키는 대통령을 호출하기로 -
[만파식적] 저커버그의 ‘리스닝 투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24 17:30:002011년 9월1일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은 주민과 인근 지역의 대학생 등 1,000여명이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 법륜 스님 등이 참석하는 ‘희망공감 청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마침 이날은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밝힌 다음 날이어서 열기가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고 한다. 그해 5월 시작된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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