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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한일경제인회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7 17:56:192011년 3월11일 일본 미야기현 오시카 반도 동남쪽 바다에서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2,500명이 넘는 사람이 실종됐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불리는 이 지진으로 일본 사회가 혼란과 충격에 빠지면서 당시 4월 14~15일 제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한일경제인회의는 5개월 뒤인 9월28일로 미뤄졌다.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양국 기업·단체의 최고경영자 등 300여 명이 모여 무역·투자· -
[만파식적]인간띠 시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6 17:46:161989년 8월23일 오후7시. 발트3국인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시민 200만명이 거리로 나섰다. 각각의 수도를 연결해 국토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총 675㎞의 도로에서 손에 손을 잡고 인간띠를 만들어 “자유”를 합창했다. “라이스베스” “브리비바” “바바두스” 말은 달랐지만 소련 공산당 치하에 있던 이들의 눈에는 감동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는 50년 전 같은 날 체결됐던 독소불가침조약에 항거하려는 평화시위 -
[만파식적]자경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5 18:18:231923년 9월1일 일본 관동지방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민심이 흉흉해지자 “방화하려는 무뢰한이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경계 공문을 관동지방에 보냈다. 무뢰한은 이 지역 조선인과 사회주의자를 가리킨 말이었다. 공문을 계기로 관동지방 곳곳에서 무뢰한을 검거하기 위한 민간조직이 결성됐다. 이들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어 넣었다” 등의 유언비어를 만들며 조선인 색출에 나서 죽창으로 찌르고 불에 태워 -
[만파식적]광둥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2 17:28:451911년 쑨원 주도로 신해혁명이 일어나 중국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이 출범한 뒤 뜻밖의 논란이 일었다. 새로운 표준어 채택을 둘러싸고 정부 내에서 격론이 벌어진 것이다. 베이징 중심의 푸퉁화(普通話)를 표준어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광둥어를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의원 중 광둥성 출신이 절반을 넘었고 쑨원 또한 광둥성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표준어를 결정하는 투 -
[만파식적] 포르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1 17:40:45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독일 최고의 공학기술자였던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히틀러 나치 정권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20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히틀러의 압박으로 국민차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이 문제였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그가 개발한 첫차가 바로 비틀(Beetle). 원래 차명이 ‘kdf-wagen’이었는데 미국에 수출되면서 현지에서 딱정벌레를 닮은 외관을 보고 ‘비틀’이라고 부른 것이 그대로 고유명사가 됐다.비틀 -
[만파식적] 파자(破字)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0 16:46:44고려 말 무신정권 등장과 몽고의 침입 등이 겹치면서 국운이 기울자 각종 도참설(圖讖說)이 난무했다. 이(李)씨 성을 가진 자가 나라를 얻어 한양에 도읍을 정한다는 ‘십팔자위왕(十八子爲王)’ ‘목자득국(木子得國)’이 가장 위협적이었다. 불안한 민심과 함께 소문이 확산하자 고려 왕조는 이씨를 상징하는 삼각산 남쪽 자락의 오얏(李木)을 대대적으로 벌목했지만 이성계의 조선 개국을 막지 못했다.파자(破字)는 글자의 자획 -
[만파식적] 홍콩 빅토리아공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9 18:50:11영화 ‘첨밀밀’의 남녀 주인공인 소군(여명 분)과 이요(장만옥 분)는 꿈을 좇아 찾은 홍콩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을 불태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중국 본토 출신으로 대만의 유명 가수 덩리쥔의 팬이었다는 점이다. 소군과 이요가 덩리쥔의 음반을 팔기 위해 노점상을 차린 곳이 바로 홍콩 빅토리아공원이다. 두 사람은 일확천금의 꿈을 이루기는커녕 재고 음반만 남기고 노점상을 접은 뒤에도 이별과 재회를 반복한다. 빅토 -
[만파식적]광화문 현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8 18:13:04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도읍지를 한양으로 옮기고 새 궁궐을 짓는 일이었다. 이성계는 개국공신인 정도전에게 법궁(임금이 거처하는 궁)이 될 경복궁 건설 책임을 맡겼다. 경복궁 안의 모든 건물과 문의 이름을 짓는 일도 정도전의 몫이었다. 정도전은 태양을 바라보고 있는 남문을 사방에서 어진 사람이 오가는 정문이라는 뜻의 사정문(四正門)으로 이름 붙였다.경복궁 사정문이 지금의 광화문으로 이름이 -
[만파식적]불매운동(Boycott)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5 20:21:57영국이 아일랜드를 정복했던 19세기 후반 아일랜드에 대기근이 몰아쳤다. 소작농민들이 토지연맹을 결성해 영국인 귀족의 땅 관리인인 ‘찰스 보이콧(Charles Boycott)’에게 소작료 인하를 요구했다. 보이콧이 거부하고 체납소작인을 추방하자 토지연맹이 비폭력 저항 행동에 나섰다. 상점은 물건을 안 팔았고 노동자는 그를 위해 일을 하지 않았으며 이웃들은 말조차 걸지 않았다. 결국 식량이 떨어지고 통신망도 끊겨 보이콧은 -
[만파식적]바티칸은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3 17:30:002013년 6월 바티칸은행의 회계 책임자인 눈치오 스카라노 신부가 스위스에서 2,000만유로를 개인 비행기로 밀반입하려다 이탈리아 경찰에 붙잡혔다. 22년간 바티칸은행의 자산 관리를 맡아온 스카라노 신부에게 붙은 죄목은 사기와 부패 혐의였다. 당시 언론은 그가 나폴리 기업인의 부탁을 받아 해외 계좌를 개설하고 허위로 기부받은 것처럼 위장했다며 가톨릭 역사상 최악의 금융 스캔들이 터졌다고 전했다. 스카라노 신부는 평 -
[만파식적]일본회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2 17:34:29일본은 1990년대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반성하는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를 거치면서 역사 인식에 중요한 변화를 보였다. 이는 동시에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적 통일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형성된 일본인의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뜻도 된다. 이 틈을 비집고 세를 키워간 극우단체가 ‘일본회의’다. 1997년 발족한 일본회의는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일본 국민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는 틈을 타 조직을 확대해 나갔다. 회원 -
[만파식적] 삼학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1 16:18:06“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1935년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 가사 일부다. 명곡에 언급될 정도로 삼학도(三鶴島)는 유달산과 더불어 목포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곳이다. 애절한 가사만큼 섬 이름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또한 애달프다. 얘기는 이렇다. 유달산에서 무술을 연마하던 청년을 사모하던 세 여인이 -
[만파식적] 스페인 계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8 18:00:00어느 왕실의 공주인 앤은 로마를 방문하던 도중 정해진 스케줄과 딱딱한 제약에 싫증이 나서 거리로 뛰쳐나가 우연히 신문기자 조 브래들리를 만나게 된다. 조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서민의 삶을 즐긴 앤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아쉬워한다. 1953년 개봉된 영화 ‘로마의 휴일’의 줄거리다. 공주 역할은 오드리 헵번이, 신문기자 역할은 그레고리 펙이 맡았다. 오드리 헵번이 이 -
[만파식적] 전미총기협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7 17:38:32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가 맞붙은 2000년 미국 대선. 전미총기협회(NRA)는 공화당에 무려 1,1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전달한다. 당시 NRA 회장은 영화 벤허·십계 등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유명 배우 찰턴 헤스턴. 헤스턴은 같은 해 열린 NRA 연례총회 연설 도중 소총을 머리 위로 들며 “내가 죽기 전에는 총을 빼앗을 수 없다”고 외쳐 논란을 빚었다. 총기 소유를 찬성하는 보수층은 열렬히 환호했지만 반대편 -
[만파식적] 매천 황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6 17:28:56‘대원군 시절 살인에 염증을 느낀 포도청의 형졸들이 죄수의 얼굴에 백지 한 장을 붙이고 물을 뿌렸다. 죄수는 곧 숨이 막혀 죽었는데 이를 도모지라고 한다.’ 구한말의 역사를 편년체로 정리한 ‘매천야록’에는 ‘도무지’라는 단어의 유래가 이렇게 나와 있다. 도모지(塗貌紙)는 조선시대 대역죄인을 고통스럽게 죽이기 위해 고안한 형벌로 물을 묻힌 한지를 얼굴에 몇 겹으로 쌓아두면 한지가 마르면서 코와 입에 달라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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