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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상춘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12 22:15:50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념 대담을 진행한 청와대 상춘재(常春齋)는 ‘봄이 늘 계속되는 집’이라는 뜻을 가졌다. 역사는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춘재 자리에는 조선총독부 관사의 별관으로 지어진 일식 목조건물 ‘매화실’이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를 ‘상춘실’로 이름을 바꿔 사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7년 12월 이를 철거하고 이듬해 3월 같은 자리에 천연 슬레이트 지붕의 양식 목조건물을 -
[만파식적] 자유의 메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9 17:43:102017년 1월. 퇴임을 1주일여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깜짝 수여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바이든은 오바마가 “임기 내 마지막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다”고 밝히자 손수건을 꺼내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자유의 메달은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최고 훈장으로 미국에서 민간인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국적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세계 평화와 음악·영화·스포츠·문 -
[만파식적]키프로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8 18:45:36클레오파트라 7세는 300여년간 이어진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이었다. 고대 그리스 작가 플루타르코스는 그리스·로마의 영웅 50여명의 이야기를 남겼는데 이 가운데는 클레오파트라와 염문을 뿌린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일화도 담겼다. 탁월한 미모로 유명한 그녀는 안토니우스와의 결혼을 통해 시리아 등 오리엔트 지역의 통치권을 넘겨받는다. 안토니우스가 파르티아 원정으로 획득한 -
[만파식적]버핏의 변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7 17:40:501966년 초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평생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와 의기투합해 숨겨진 우량주 발굴에 나섰다. 그가 별도의 투자회사까지 설립해 눈독을 들인 곳은 볼티모어의 ‘호치스차일드 콘’이라는 백화점이었다. 자생력이 강한데다 수학적·경제적으로 타당한 인수가격, 현금을 많이 창출해주는 기업이라는 자신의 기준에 부합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버핏은 1989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백화점 인수를 ‘뼈 -
[만파식적] 먼로독트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6 17:32:3418세기 들어 유라시아 동쪽으로 영토를 확장하던 러시아는 1741년 마침내 베링해를 건너 알래스카를 집어삼켰다. 러시아의 욕심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821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1세는 자국민들에게 베링해협에서 북위 51도(캐나다 남부)에 이르는 북아메리카 서북 연안의 상업·어업 활동을 허용한다는 칙령을 내렸다. 아메리카에 대한 열강들의 영역 확보 경쟁에는 프랑스도 가세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얼마 안 -
[만파식적] 울릉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2 17:50:00지증왕 13년인 512년 신라의 이사부 장군이 배를 타고 우산국(于山國)에 상륙했다. 이사부는 72.9㎢에 불과한 이 작은 섬을 손쉽게 정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바다와 험준한 산악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예상외의 거센 반발에 고심하던 이사부는 번뜩 떠오른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섬에 맹수 한 마리 없다는 것을 알고 나무로 사자상을 만들어 불을 뿜어대는 무력시위를 한 것. ‘항복하지 않으면 이 맹 -
[만파식적] 날치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5.01 18:23:52‘날치기’는 본래 ‘남의 물건을 잽싸게 채어 달아나는 짓’으로 소매치기 수법이다. 날치기라는 단어는 1950년대 중반부터 국회의 변칙 안건 처리를 비판하는 용어로 쓰였다. 1956년 2월 자유당의 기습 작전으로 지방자치법이 처리되자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국회에서 “협잡·날치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다수 의석을 확보한 정치 세력이 여야 합의나 정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안건을 처리하는 것을 날치 -
[만파식적]상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9 17:35:032,300여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 조나라의 무령왕은 과감한 추진력을 지닌 군주였다. 신하들은 오랑캐 옷차림인 호복(胡服) 착용을 반대했지만 그는 소매가 좁고 길이가 짧아 실용성이 있는 호복을 자주 입었다. 춘추전국시대 대부분의 왕은 수레를 타고 다니기 좋아했지만 그는 말을 타고 직접 선두에서 기병을 지휘하고는 했다. 무령왕은 후계자를 선정할 때 뜻밖의 선택을 한다. 왕비가 낳은 아들 대신 후궁 맹요가 낳은 열두 -
[만파식적] 익산 미륵사지석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8 18:08:24“우리 백제 왕후께서는 좌평 사택적덕의 따님으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불교의 동량이 돼 정재(淨財)를 희사해 사찰을 세우시고…원하옵나니 대왕 폐하의 수명은 산악과 같이 견고하고 치세는 천지와 함께 영구하며…왕후의 신심은 수경(水鏡)과 같아 법계(法界)를 비추시고 불멸하시어…모든 중생들 함께 불도를 이루게 하소서.”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9년 익산 미륵사지석탑을 보수하다가 발견한 금제 사리봉안기에 새겨진 글 -
[만파식적] 야반도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5 18:04:05중국 전한시대에 사마상여라는 문인이 있었다. 당시 대단한 재산가인 탁왕손의 딸 탁문군과 사랑하는 사이가 됐지만 부부의 연을 맺지 못했다. 탁문군은 비록 열 일곱 살에 청상과부가 됐지만 부잣집 외동딸이었고 사마상여는 나이도 많고 돈도 벌지 못하는 건달이었다. 두 사람은 어느 칠흑 같은 밤 탁왕손의 눈을 피해 줄행랑을 쳤다. 기록상 세계 최초의 연애 커플인 사마상여와 탁문군의 사랑은 이렇게 야반도주로 시작한다. -
[만파식적]러 루스키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4 18:27:022007년 1월 인도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곧바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북러 정상회담 후 6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푸틴은 개발사업이 부진하다며 시장을 해임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그리고 특별회견에서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개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곧바로 1,000 -
[만파식적]헤즈볼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3 17:40:001983년 10월23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위치한 미국 해병대사령부 건물로 벤츠 트럭 한 대가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다. 트럭에는 약 1만2,000파운드의 폭약이 실려 있었다. 건물 정면이 공격당하면서 미군 병사 241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프랑스군 사령부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프랑스군 58명이 죽었다. 이날 공격은 단일 폭탄테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됐다.이런 무자비한 자살 폭탄테러의 배후에는 이슬람 시아파 -
[만파식적] 국회의사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22 17:36:36우리처럼 국회의사당이 자주 이사한 나라도 드물다. 국회의 역사를 꼼꼼히 뒤져보면 대한민국 국회가 의사당으로 사용한 건물은 10여곳에 이른다. 제헌국회가 첫발을 디딘 곳은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건물) 중앙홀이었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군과 행정부가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는 바람에 국회도 대구 문화극장과 부산 문화극장을 임시의사당으로 썼다. 그 뒤 서울 수복과 1·4후퇴, 서울 환도 등을 거치면서 국회의사당도 중 -
[만파식적]성락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8 17:31:55조선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은 항일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꼽힌다. 1899년 스물두 살에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6년여 만에 귀국해 일제의 감시를 받다 1919년 상하이임시정부에 합류하기 위해 중국으로 탈출한다. 고종의 후손 왕족 가운데 가장 위험한 인물로 의친왕을 꼽고 있던 일본은 그가 사라지자 추적에 나섰고 랴오닝성 단둥에서 체포해 국내로 송환했다. 일제의 감시 속에 서울 성북동의 별궁 성락원에서 비운의 -
[만파식적] 日 스미토모그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17 18:40:15일본 교토 동쪽에 비와코라는 넓은 호수가 있다. 예로부터 교토·오사카에서 관동지역으로 가는 수상교통의 요지로 출발점에 오미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1,000년 이상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와 인접해 전국의 물산이 모이는 허브였다. 이곳 오미 상인들은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근대 일본의 기초를 닦은 것으로 유명하다. 도요타·이토추·마루베니 등 일본을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 창업자들을 배출했다. 한국으로 말하면 경남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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