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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투탕카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7.07 18:07:02“죽음은 그 날개로 파라오의 평안을 방해하는 자들을 죽이리라.”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을 발굴하려는 순간 섬뜩한 경고가 새겨진 점토판을 발견했다. 그는 경고를 외면했고 이른바 ‘파라오의 저주’를 무시한 대가를 치렀다. 카터를 후원한 조지 캐너번 경은 무덤 발굴 1년 뒤 모기에 물린 상처가 덧나 사망했다. 발굴이 완료된 1929년까지 작업에 관여한 11명이 죽는 등 희생자가 계속 늘 -
[만파식적]임청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7.04 17:26:23“공자와 맹자는 시렁 위에 얹어두고 나라를 되찾은 뒤에 읽어도 늦지 않다. 망한 나라에서 조상을 모시는 것이 부끄럽다.” 석주 이상룡 선생은 경술국치 이듬해 경북 안동 고향 집 임청각에서 비장한 각오로 조상의 신위와 위패를 땅에 묻었다. 그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일가족을 이끌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망명했다.선생은 부잣집 종손으로 물려받은 전답과 99칸짜리 집을 모두 처분해 모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이회영 선생 -
[만파식적]포뮬러E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7.03 18:42:38수년 전부터 세계 최고 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1(F1)’을 주관하는 협회(FIA)가 환경 이슈로 골머리를 앓았다. 굉음 등 소음공해와 온실가스배출 문제가 대회 때마다 제기됐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경기중단을 주장하는 등 거센 비난을 쏟아내기 일쑤였다. 대책을 고민하던 2012년 협회 내부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다. 2년 뒤부터 피트레인(pit lane)에서는 머신(경주용차)들이 전기모드로만 달리게 하자는 것.하지만 대 -
[만파식적]해운동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7.02 17:38:381870년대 영국과 인도 항로를 오가던 선주들에게는 ‘투쟁선(fighting ship)’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거대선주들이 공동 운영하는 투쟁선은 마음에 들지 않는 특정 선박을 타깃으로 삼아 그들의 항로를 따라다니며 고사작전을 벌였다. 한번 찍히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였다. 이때 맹위를 떨쳤던 캘커타동맹은 영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 12개 선사가 결성한 것으로 오늘날 해운동맹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세계 해상 수송량의 60%를 -
[만파식적] 인도·태평양 전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7.01 18:53:39“미국과 인도가 인도·태평양 동쪽과 서쪽의 등대로 기여해야 한다.” 2017년 10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인도·태평양 전략’ 화두를 꺼내면서 자유롭고 공개적인 사회구조를 공유한 미국과 인도를 ‘쌍등대’에 비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경제적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기 위해 인도·일본·호주 등과의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다듬고 있다. -
[만파식적] 효명세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30 19:33:40어린 나이에 아버지(정조)를 여의고 열 한살이던 1800년 즉위한 조선 23대 왕 순조. 정순왕후의 수렴청정과 장인 김조순을 중심으로 한 외척세력의 간섭 속에 힘겹게 왕위를 지켜가고 있던 그에게 1809년 태어난 맏아들 이영(효명세자)은 한 줄기 빛이자 왕실의 희망이었다. 용모가 준수하고 효성스러운데다 총명하기까지 한 효명에게 순조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네 살 때 왕세자에 책봉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며 왕위 계승자 -
[만파식적]오울렛 초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27 17:17:111976년 8월18일 미군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제3초소 부근 12m 높이의 미루나무 제거 작업에 나섰다. 북측이 반대했지만 유엔사 경비대장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배럿 중위가 한국군 대위 1명, 경비병 7명 등과 함께 작업을 강행하자 북한군 30명이 도끼와 쇠망치를 휘둘렀다. 이 일로 보니파스 대위와 배럿 중위가 사망하고 미군 4명, 한국군 2명이 부상했다.격분한 한미 양국은 데프콘2를 발령하고 미루나무 제거 작전 -
[만파식적] 소행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26 17:30:001908년 6월30일 러시아 시베리아 바이칼호 왼쪽 크라스노야르스크에 거대한 불덩이가 떨어져 폭발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 면적의 3.5배에 달하는 지역이 초토화됐다. 당시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00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많은 가설이 나왔지만 충격석영이 발견되면서 지름 60m의 소행성 충돌로 확인됐다.소행성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작은 행성으로 대부분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
[만파식적]집배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25 17:30:00집배원이라는 직업은 1884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 업무 관청인 우정국이 설치되면서 생겼다. 당시 집배원의 공식 명칭은 체전부(遞傳夫)였는데 공식 모자인 벙거지를 쓰고 다닌다고 해서 ‘벙거지꾼’이라고도 불렸다. 편지 외에 소포를 부칠 때는 부지편(負持便)을 이용했는데 이를 나르는 사람은 비각(飛脚)이나 보발(步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작 보름이나 일했을 무렵 우정국 개국을 기념하는 축하 잔치가 열린 그해 12월 -
[만파식적]이튼 칼리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24 17:59:27런던 윈저궁 맞은편에 자리 잡은 이튼칼리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졸업생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새겨진 건물 벽을 접하게 된다. 여기에는 1·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이튼 출신 전사자 2,000여명의 이름이 날짜와 함께 적혀 있다. 영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남보다 앞서 헌신했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워털루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웰링턴 장군은 훗날 “워털루의 승리는 이튼 교정에서 시작됐다”는 -
[만파식적] 레지옹 도뇌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19 17:31:431998년 프랑스월드컵. 푸른색 유니폼을 입어 ‘레블뢰(Les bleus)’로 불리던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아트사커를 선보이며 월드컵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다. 프랑스 정부는 축구대표팀 22명 전원에게 프랑스 최고의 명예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a Legion d’honneur)’를 수여했다.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전장에서 공을 세운 군인들에게 수여할 목적으로 제정했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만든 생루이훈장을 수정 -
[만파식적]준법서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18 18:44:26“제 소원은 양단된 조국이 하루속히 통일되는 것입니다.” 1995년 8월15일 45년 만에 감옥생활에서 풀려난 김선명씨는 대전교도소 앞에서 이렇게 석방 소감을 밝혔다. 그가 장기수로 유명한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보다 18년이나 더 오래 감옥생활을 한 것은 전향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향’이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왔다. 1920년대 ‘천황제’를 부인하는 사람을 잡아들여 잘못된 사상을 버리면 형량을 줄여주던 것이 일본 강 -
[만파식적] 정당 상징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17 18:44:51과거 선거에서 정치 지형도를 바꿔놓은 바람이 적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7년 대선 전에 창당한 평화민주당은 상징색으로 노란색을 썼다. DJ는 황색 돌풍을 일으키며 1988년 총선에서 평민당을 제1야당으로 끌어올렸다. 2002년 대선 때 새천년민주당 후보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사모’ 중심의 노란색 물결 덕을 톡톡히 봤다. 김종필 전 총리가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은 1996년 총선에서 녹색 바람으로 50석을 얻어 유 -
[만파식적]두모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16 17:45:03“대마도는 본래 우리 땅이다. 왜인들이 들어와 흉악무도한 짓을 저질러 장수들에 명해 섬을 휩쓸어 항복하기를 기다렸지만 아직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항복하면 우리 백성과 같이 사랑할 것이나 다시 도적질할 마음을 품는다면 군사를 보내 응징할 것이다.”조선군이 대마도 정벌에서 돌아온 직후인 1419년 7월 세종이 대마도 도주에게 보낸 회유문의 한 대목이다. 세종 즉위 이듬해인 1419년 5월 충청도 등지에 왜구가 침 -
[만파식적] 마스트리히트 조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6.13 17:33:592009년 그리스 정부의 재정상황을 점검하던 유럽위원회 심사단은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스의 재정적자가 공식 발표된 수치에 비해 훨씬 많을뿐더러 정부 차원에서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 정도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13%에 달했다. 국가부채는 GDP의 113%에 이를 정도였다. 선거를 앞두고 정책 실패에 대한 추궁을 우려한 정부가 진실을 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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