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텐진 갸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4.01 17:35:521935년 7월 중국 북서부 농가에서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눈을 뜨고 태어난 그를 비범하게 여겼지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3년 뒤 13대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를 찾으러 사절단이 그의 집에 왔을 때 아이는 그들에게 13대 달라이 라마가 쥐고 다녔던 염주를 달라고 했다. 사절단 대표였던 케상 린포체가 자신이 누구인지 맞히면 염주를 주겠다고 하자 그는 ‘세 -
[만파식적] 아람코(ARAMCO)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31 17:32:32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석유가 발견된 것은 1933년. 석유채굴권을 따낸 미국은 같은 해 캘리포니아 아라비안스탠더드오일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석유를 캔다. 이 회사는 1944년 아라비안아메리칸석유회사(Arabian American Co)로 이름을 바꿨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시작이다.아람코는 대형유전을 차례로 개발해 세계 원유 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최대 석유회사로 성 -
[만파식적] 광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8 17:36:05“광어회를 먹고 싶어요.” 1996년 9월 잠수함을 타고 강릉 일대에 침투했다가 생포된 북한 무장공비 이광수가 남한에서 처음으로 한 말이다. 이 말이 얼마나 뜬금없었는지 간첩과 교신하기 위한 암호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수사 결과 “남한 인민들은 못살기 때문에 고급 음식인 광어회는 먹어보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해 해본 말”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광수가 만약 1970년대에 생포돼 같은 말을 했다면 그때는 남한 사정을 -
[만파식적]성소피아성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7 18:30:081453년 5월 비잔티움제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 입성한 오스만제국의 메흐메트 2세는 말을 탄 채 성소피아성당으로 들어갔다. 그를 따라온 이슬람 종교 지도자는 “알라 이외에는 신이 존재하지 않으며 마호메트는 신의 사도”라고 외쳤다. 동방 기독교의 상징이었던 성소피아성당이 파괴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메흐메트 2세는 예상을 깨고 성소피아성당을 파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
[만파식적]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6 17:14:43베네수엘라가 지난해 8월 기존 화폐인 ‘볼리바르 푸에르테’의 단위를 10만 대 1로 낮춘 새로운 화폐 ‘볼리바르 소베라노’를 도입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한때 중남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지만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버금가는 물가상승으로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자 화폐단위에서 0을 무려 다섯 개나 지우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을 단행한 것이다.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단위를 변경하 -
[만파식적]동충하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5 17:34:051992년 일본 히로시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마군단(魔軍團)으로 불렀던 중국 육상선수들이 매일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을 싹쓸이했다. 그러자 각국 선수단 등에서 이런 불가사의한 성적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이라는 의문을 나타냈다. 불법 약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 해답은 대회가 끝난 후 중국 육상감독의 입을 통해 밝혀졌다. 선수들이 동충하초(冬蟲夏草)로 만든 음료를 복용했다는 것. 이는 -
[만파식적] 리바이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4 17:24:5719세기 중반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금이 발견되면서 개척민들이 돈을 벌려고 금광으로 몰려들었다. 이른바 골드러시다. 독일계 유대인으로 미국으로 건너왔던 리바이 스트라우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리바이는 가족들과 함께 텐트용 천막 재료 공급 사업을 했다. 당시 광부들은 급증했는데 제대로 된 숙소가 없어 천막이 잘 팔렸기 때문이다. 한 직원의 실수로 의뢰주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파란색 물 -
[만파식적]헤이세이(平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1 17:28:161964년 도쿄올림픽 성공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에 자신감을 얻은 일본은 사회 곳곳에서 군국주의 부활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1974년 출범한 우익단체 ‘일본을 지키는 모임’이다. 일본 극우단체 ‘일본회의’의 모체가 된 이 모임은 2차 대전 패전 후 근거가 사라진 연호(年號)를 부활시키기 위해 연호 법제화 운동을 벌였다. 2차 대전 당시 일왕이었던 히로히토의 즉위 50년을 맞아 1976년 연호법 제정의 군불을 -
[만파식적]미국산 석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20 17:14:37제임스 딘은 시추관에서 갑자기 뿜어져 나온 검은 색깔의 기름비를 맞으며 환호성을 올린다. 그는 얼굴을 닦지도 않은 채 그 길로 짝사랑하는 여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찾아가 외친다. “석유가 터졌어. 난 이제 부자야.” 영화 ‘자이언트’는 끝내 이루지 못한 한 남자의 사랑을 그리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재벌의 전형적인 탄생 과정을 보여준다. 1859년 미국 에드윈 드레이크가 처음으로 땅에서 석유를 뽑아낸 후 미국에서는 -
[만파식적]도이체방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9 17:30:002017년 5월 국제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소식이 전해졌다.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최대주주에 중국의 무명 항공사가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당시 인수합병(M&A)의 신흥 강자인 하이항그룹이었다. 하이항은 도이체방크의 주식 9.9%를 확보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5.88%)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유럽으로서는 중국에 대주주 자리를 넘겨준 것이어서 자존심이 크게 상 -
[만파식적] 美풍자쇼 ‘SNL’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8 17:12:382008년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SNL)’에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연방상원의원의 얼굴 가면을 한 카메오가 등장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부부 역할을 한 연기자들과 대사를 주고받던 그 신사가 가면을 벗자 놀라움과 환영의 박수가 쏟아졌다. 순간 시청률도 급등했다. 진짜 오바마가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SNL에 얼굴을 내민 유명인은 40년이 넘는 프로 -
[만파식적] 몰타(Malta)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7 16:31:19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두 사람은 1989년 12월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이탈리아 남쪽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인 몰타(Malta)에 정박한 여객선 막심고리키호에서 만났다. 동유럽의 민주화와 전략 핵무기 등 군비 축소, 경제협력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냉전 시대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로 들어섰다”고 공식 선언했다. 냉전 종식의 신호탄 -
[만파식적]페르소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4 17:45:32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잠잘 때 외에는 시가를 입에서 떼지 않는 애연가였다. 그를 찍은 사진 속에는 대부분 시가가 등장한다. 사립 기숙학교 출신에 어려서부터 외로움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에 가까웠던 그는 2차 대전 중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로 비치기 위해 시가를 문 모습을 자신의 페르소나(persona)로 자주 활용했다.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말한다. 사람을 의미하는 영어 ‘퍼슨(pe -
[만파식적]청해부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3 17:37:202011년 1월11일 페르시아만 북쪽의 이란 하르크섬에서 화물을 싣고 삼호주얼리호가 출항했다. 여기에는 한국인 8명에 인도네시아인 2명, 미얀마인 11명 등 모두 21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스리랑카로 향하던 삼호주얼리호는 나흘 뒤인 1월15일 소말리아 해안에서 동북쪽으로 2,000㎞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된다.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소말리아의 난민과 무장군인들이 해적 행위에 가담하 -
[만파식적] 베네수엘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2 18:36:271498년 카리브해 일대를 항해하던 콜럼버스 탐험대는 남아메리카 북쪽 카라카스 계곡 인근에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이곳이 인도라고 철석같이 믿고 황금과 향료를 구하기 위해 식민지 개척에 나선다. 훗날 베네수엘라의 수도가 되는 카라카스에 마을이 형성된 것은 1557년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파하르도가 이곳에 목장을 만들면서부터다. 10년 뒤 디에고 데 로사다 스페인 장군이 들어오면서 도시의 기틀이 형성됐고 다시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