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INF조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06 16:58:50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76년 소련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SS-20을 동유럽에 배치하자 서유럽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서유럽에는 사거리 5,000㎞에 핵탄두 3개를 탑재할 수 있는 SS-20에 대응할 만한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헬무트 슈미트 서독 총리는 소련과 협상을 벌였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공포의 균형’ 카드로 맞섰다. 나토는 1983년 11월22일 서독에 퍼싱Ⅱ 미사일을 배치했다. -
[만파식적]백령공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31 17:30:00고독이 이렇게 부드럽고 견고할 수 있다니 /이곳은 마치 바다의 문지방 같다 /(중략) /백령도, 백 년 동안의 고독도 /규조토 해안 이곳에선 /흰 날개를 달고 초저녁별들 속으로 이륙하리니 /이곳에서 그대는 그대 마음의 문지방을 넘어서는 /또 다른, 생(生)의 긴 활주로 하나를 갖게 되리라.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박정대 시인이 노래한 ‘사곶 해안’의 시작과 끝 대목이다. 시인이 고독을 예찬한 사곶 해안은 서해 최북단 5 -
[만파식적]도쿄구치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30 19:17:26일본 도쿄역에서 북쪽으로 15㎞쯤 가면 별(*) 모양의 고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보기에는 잘 지은 아파트처럼 느껴지지만 외관과 딴판으로 범죄자들이 갇혀 있는 도쿄구치소다. 별 모양으로 설계한 것은 중앙부에서 모든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최대 수용인원은 약 3,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전신은 1895년 일본 경시청이 설치한 스가모구치소다.이곳은 1945년에 연합국 최고사령부에 접수돼 -
[만파식적]이베리코 돼지고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9 17:30:52돼지고기 구워서 소주 한잔하려는 사람이 식당에 가 메뉴판을 뒤적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돼지고기의 종류라야 삼겹살 아니면 항정상·목살 정도일 테니 말이다. 그랬던 돼지고기 식당 메뉴판에 ‘이베리코 흑돼지’라는 낯선 이름이 추가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스페인 현지에서 맛을 본 국내 여행객들의 입으로 전해지면서 수입되기 시작해 이제는 이베리코 전문 식당도 제법 많아졌다.이베리코는 이베리아반도에서 -
[만파식적]러 ‘알루미늄 황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8 18:20:122010년 세계 최대의 니켈회사인 ‘노릴스크 니켈’을 놓고 러시아 양대 신흥 재벌 간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다. 노릴스크의 주식 25%를 사들인 올레크 데리파스카가 자신의 알루미늄회사인 루살과의 합병을 추진하자 또 다른 재벌인 블라디미르 포타닌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양측은 언론을 통해 비난전을 주고받았고 주총장에서 치열한 표 대결을 벌여야 했다. 데리파스카는 포타닌으로부터 “90억달러를 줄 테니 회사를 넘기 -
[만파식적] 극야(極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7 17:30:001990년대 초 러시아에서 기상천외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거대한 플라스틱 거울을 지구 궤도 위로 올려 태양 빛을 지구로 반사한다는 계획이었다. 처음에는 직경 20m 거울로 실험한 뒤 점차 크기를 키워 최종적으로는 200m짜리 반사경을 설치한다는 세부 일정도 세웠다. 성공하면 여의도 9배 면적에 달의 100배 밝기로 빛을 겨울철 해를 몇 달간 못 보는 ‘극야(極夜)’ 지역에 제공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실험이 실패하고 환 -
[만파식적] 美대통령 국정연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4 18:08:05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790년 1월8일 당시 임시 수도였던 뉴욕에 있는 연방 상원 의사당 단상에 섰다.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 8개월 만에 의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의회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워싱턴이 833단어로 된 자신의 메시지를 낭독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에 불과했다. 이것이 미국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국정연설이다. 이후 미국 대통령들은 해마다 연초에 의회에 -
[만파식적]바나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3 17:30:0020세기 초 대량생산시스템(MPS)을 도입해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연 헨리 포드. 그의 이름을 따 ‘포드시스템’으로도 불리는 대량생산시스템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다. 바나듐합금이라는 신소재 채택이었다. 희귀금속인 바나듐을 강철에 소량만 가미해도 강도가 3배나 높아진다. 강도가 높은 만큼 강철 사용량이 줄어 비용을 더 낮출 수 있었다. 부드러운 성질이라 부품 제작도 쉬워졌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신소재 -
[만파식적]키오스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2 19:03:212017년 6월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맥도날드 주가가 장중 역대 최고가인 155.45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내 2,500개 매장에 키오스크(Kiosk)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키오스크가 직원들을 대체하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 투자자들의 ‘사자’ 주문이 쏟아졌다. 이듬해(2018년) 매출 증가율이 2%에서 3%로 높아질 것이라는 유명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도 가세해 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하지만 -
[만파식적] 홍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1 17:37:121752년 조선 왕실은 사도세자의 비인 혜경궁 홍씨가 원손(元孫·훗날 정조)을 얻자 크게 기뻐했다. 기쁨도 잠시, 홍역이 왕실을 휩쓸고 지나갔다. 사도세자의 친누나인 화협옹주가 홍역에 걸리자 사도세자 내외와 어린 원손은 급히 다른 곳으로 피했는데도 결국 홍역에 걸렸다. 사도세자 내외와 원손은 다행히 홍역에서 살아남았지만 화협옹주는 희생됐다. 왕실이 이 정도였으니 일반 백성은 오죽했으랴. 1707년 평안도에 홍역이 -
[만파식적] 녹둔도(鹿屯島)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09 17:30:00조선 중기만 하더라도 두만강 유역 주민들은 여진족의 약탈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1586년 조선 조정은 변방의 상황이 심상찮다고 판단하고 이순신을 ‘조산만호’로 파견했다. 이듬해부터 두만강 하구에 있던 녹둔도(鹿屯島) 둔전관을 겸하게 했다. 1587년 어느 해보다 풍년이 든 녹둔도 들녘에서 추수를 하는 사이 여진족이 침입했다. 이로 인해 조선 병사 10여명이 전사하고 백성 160명이 끌려갔다. 뒤늦게 몇 안 되 -
[만파식적] 참치경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07 17:31:57지난 5일 새벽 새해 첫 참치경매가 이뤄진 일본 도쿄의 도요스시장. 동이 트기 전부터 고무장화를 신은 구매자들은 참치의 잘린 꼬리 부분을 불빛에 비춰보거나 참치 살을 만져보며 품질을 확인하기 바빴다. 오전5시10분께 경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여기저기서 가격을 외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경매인과 구매자 등 수백 명이 모인 시장 안은 그야말로 참치를 놓고 벌이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도요스시장에서 참 -
[만파식적] 타운홀 미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06 17:33:092011년 4월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팰로앨토의 페이스북 본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100여명의 임직원과 만났다.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젊은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페이스북 타운홀(Town Hall)’이었다. “저소득·중산층이 주택자금 융자를 받기가 힘듭니다. 대책이 있나요” “임기 내내 일자리와 경제를 강조했는데 이제는 초점이 재정 적자 감축으로 옮겨가는 분 -
[만파식적] 남중국해 9단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2.23 17:30:00장제스 전 중국 국민당 정부 주석은 집무실에 지도를 하나 걸어두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 전성기 시절의 영토 경계를 표시한 지도다. 이 지도에는 대만은 물론 한반도와 인도차이나반도·중앙아시아까지 과거 중국에 조공을 바쳤던 나라를 모두 중국 영토로 표시해놓고 있다. 장 전 중국 주석이 이 지도를 걸어둔 것은 아편전쟁 이후 상처 난 자존심을 반드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그래서 지도 이름도 ‘중화국치 -
[만파식적]파이브 아이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2.17 17:38:292013년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도·감청 기밀문서를 폭로했다. 여기에는 미국 NSA가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보기관과 협력해 벌인 다양한 첩보활동의 실태가 담겨 있었다. 말로만 떠돌던 ‘파이브 아이스(Five Eyes·FVEY)’의 정보수집 실상이 낱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스노든은 FVEY를 ‘초국가적 첩보조직’이라고 주장했다.미국 등 5개국의 정보협력체제인 FVEY의 역사는 2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