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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뉴욕 크라이슬러빌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1 17:34:441928년 미국 자동차기업 크라이슬러의 창업자인 월터 크라이슬러가 뉴욕 도심에 259.4m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마천루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한창 잘나가던 회사를 상징하는 멋진 사옥을 갖고 싶었던 월터 크라이슬러는 건축가 윌리엄 반 앨런과 의기투합해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역 인근에 빌딩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의 복병이 등장했다. 맨해튼은행이 260m의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고 밝힌 것이다. 크라이슬러 측은 고민 -
[만파식적] 쓰레기 매립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10 17:22:01서울 홍제천과 불광천의 맑은 물은 굽이굽이 흘러 서쪽의 한강 본류와 만난다. 주류에서 일탈한 일부는 물길을 틀어 북쪽으로 용틀임하며 마지막 진저리를 친다. 이렇게 한 굽이는 서쪽, 다른 굽이는 북쪽으로 흐르면서 한강 하류 오른쪽에 퍼즐의 한 조각처럼 오목하게 들어간 섬을 만들어냈다. 이 섬은 언제부턴가 난초와 영지가 내뿜는 향기가 좋다고 해서 난지도(蘭芝島)가 됐다. 서울의 멋쟁이들에게나 나들이 코스로 알려진 -
[만파식적] 데스밸리(Death Valley)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7 17:41:06골드러시가 한창이던 1849년. 역마차를 끌고 서부로 향하던 개척자들은 캘리포니아 시에라산맥이 앞을 가로막자 이를 피해 평지가 많은 계곡으로 우회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뜨겁고 건조한 땅에 소금 웅덩이가 전부인 사막 속 행군에 지쳐 한 명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행군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개척자들은 마차를 부숴 땔감으로 쓰고 말을 -
[만파식적]교황 비오 12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6 17:36:291958년 10월 교황 비오 12세가 선종한 후 바티칸교황청은 그의 나치 협력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핍박받던 유대인을 막후에서 도와준 성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히틀러의 교황’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1963년 독일 극작가 롤프 호흐후트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책임을 묻는 ‘신의 대리인’이라는 희곡을 발표하자 그의 홀로코스트 방조 의혹은 한층 거세졌다. 1876년 3월2일 이탈리아 -
[만파식적] 암스테르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5 18:04:5712세기 네덜란드 암스텔강 하구에 두 차례의 큰 홍수가 난 후 다리와 댐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은 암스텔강의 댐에서 비롯됐다. 국토의 25%가 바다보다 낮지만 주민들은 협동해 제방을 쌓고 늪지와 갯벌을 개간해 도시를 건설했다. 14세기 초 북부 상인들의 동맹체인 한자동맹이 활발해지며 번영에 눈을 뜬다. 네덜란드는 9세기 프랑크왕국의 붕괴 후 여러 공국(公國)이 봉건영주 체제를 이어가고 -
[만파식적]한미군사훈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4 19:08:001968년 1·21사태, 북한의 미국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북 무장공비의 울진·삼척 침투사건 등 한국의 안보 환경을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에 한국 방위 공약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일부를 월남전에 투입하고 싶어 했다. 그러려면 주한미군을 빼내도 한국 방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했다. 1969년 3월 경기 여주에서 최초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
[만파식적]카슈미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3.03 17:07:52‘요정의 나라가 그곳을 감싸고 있고 마술이 있는 곳, 꿈속같이 아름다운 요정의 도시.’ 인도의 국부 자와할랄 네루가 1940년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보면서 남긴 헌사다. 히말라야산맥의 서쪽 끝부분에 자리 잡은 카슈미르는 풍광이 수려해 무굴제국 시절부터 황제의 별장이 지어질 만큼 유명한 관광지였다. 성자 하마다니는 이곳을 ‘솔로몬의 정원’으로 명명했고 유럽인들은 ‘동양의 지상낙원’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카슈미르 -
[만파식적] 차고스제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7 17:35:401956년 제2차 중동전쟁이 끝나고 수에즈운하에서 영국군이 철수하면서 미국에는 고민이 하나 생겼다. 냉전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과 남아시아를 관리하기 위한 전력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중동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하면 미국으로서는 어떻게든 대안을 모색해야 했다. 이때 군사기지 후보로 미국의 눈에 띈 곳이 인도양에 있는 차고스제도다. 1966년 미국은 섬을 관리하고 있던 영국과 50년간 조차(租借)협약을 맺었다. -
[만파식적] 맥스웰하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6 18:48:552009년 7월 유명 배우 같은 톱 모델을 전혀 쓰지 않고 길거리 캐스팅한 대학생들을 등장시킨 커피 광고가 전파를 타자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바로 맥스웰하우스 광고다. 내용은 간단했다. 100명의 대학생에게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 싶은 대상에게 말씀하세요”라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대답을 화면에 담았다. 출연자들은 맥스웰커피 한 캔으로 자연스레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렇게 제작된 ‘스무 살의 고백’ 시리즈는 -
[만파식적]적산가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5 18:10:22히로히토 일왕은 1945년 8월15일 정오 연합군에게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조선에 있던 일본인들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조선인에게 맞아 죽을까 봐 짐은 싸는 둥 마는 둥 하며 일본으로 야반도주했다. 회사건 집이건 이들이 갖고 있던 온갖 재산은 그대로 남아 미 군정을 거쳐 정부 수립 후 대한민국의 소유로 넘어왔다. 일본인이라는 적(敵)이 갖고 있던 재산(産), 즉 적산이다. 광복 후 아무런 경제적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적 -
[만파식적] 문인석(文人石)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4 17:30:00‘천년을 지키고 있을 석물을 설치해 놓았으니 영원토록 온갖 혼령들을 질타하면서 보호하리라’. 지난 1659년 작성된 효종대왕 애책문(哀冊文)에는 왕릉 입구에 세워진 석물의 책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인의 형상으로 석조물을 만들어 묘 앞에 세워둔 문인석(文人石)은 예로부터 왕이나 사대부의 권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물이었다. 문인석은 흔히 무인석(武人石)과 함께 각각 한 쌍씩 마주 보고 세우는데 -
[만파식적] 英노동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1 18:39:1319세기 초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영국의 산업생산력은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기계화로 인해 노동자들은 장시간 근로와 저임금에 시달렸다. 이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권력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이런 배경에서 1838년 이후 나타난 것이 차티스트운동이다. 노동자들은 남성의 보통선거권과 의원출마자의 재산자격제한 폐지 등을 요구했다. 마침내 1867년 선거법이 개정되면 -
[만파식적]글쓰는 AI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0 17:35:052016년 일본 문단을 술렁이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인공지능(AI)이 쓴 단편소설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공모전에서 1차 예심을 당당히 통과하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활동마저 AI의 도전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대중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줬다. 심지어 심사위원들조차 공모작 가운데 AI가 쓴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물론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사전에 -
[만파식적]수병과 간호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9 17:37:361945년 8월15일 2차 대전 종전 소식을 들은 수만 명의 인파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쏟아져나왔다. 검은색 세일러복을 입고 하얀색의 동그란 군모를 눌러 쓴 한 수병도 그중 하나였다. 종전을 기뻐하며 길을 걷던 그는 하얀색 간호사 복장을 한 여성을 보고 허리가 으스러지게 껴안고 입을 맞췄다. 라이프 잡지의 사진기자인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는 때마침 옆에 있다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고 셔터를 눌렀다. ‘대일전승일 -
[만파식적] 슈퍼 주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8 18:13:07금융감독원의 전신 중 한 곳인 증권감독원의 사무실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매년 2월 말만 되면 텅텅 비었다. 국장급 간부와 잡무를 담당하는 여직원만 간간이 눈에 띌 뿐 그 많은 책상을 차지하고 있던 직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사무실이 아닌 상장사들의 주주총회장. 당시만 해도 증권감독원은 무분별한 무상증자 약속과 총회꾼 방지를 위해 직원들을 주총장에 참관자로 파견했는데 이때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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