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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비운의 A380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7 17:13:11새 밀레니엄을 앞둔 1990년대 중반부터 아시아 각국마다 공항 대형화 경쟁이 불붙었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을 개항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싱가포르와 홍콩, 중국 상하이 등은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확장을 통해 자국 국제공항을 동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미국의 보잉에 밀려 만년 2위였던 에어버스는 아시아의 폭발적 성장을 주목했다. 에어버스가 이즈음 내놓은 야심작이 초대형 -
[만파식적] 경인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4 18:07:42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되자 조선은 철도 건설의 필요성을 느꼈다. 전국에서 올라온 물자를 선박을 이용해 한양으로 운반하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은 재정사정이 좋지 못했다. 이때 조선 철도 부설에 관심을 표시한 나라가 미국과 일본이다. 미국은 1887년 조선에 ‘철도 신설계획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마침내 고종은 1896년 미국 기업가 제임스 모스에게 경인철도 부설권을 줬 -
[만파식적] US스틸의 부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3 17:30:4319세기 말 미국은 세계의 공장이었다. 미국은 영국보다 산업혁명이 한 세기가량 늦었지만 중화학 분야에서 2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독점적 지위의 기업체를 뜻하는 트러스트(trust)가 이때 탄생했다. 스탠더드오일을 설립해 미국 정유 시장의 90%를 석권한 록펠러를 필두로 철도의 황제 밴더빌트, 철강왕 카네기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때부터 ‘메이드인 재팬’의 공습이 본격화한 1970년대까지 100년 동안 무역 흑자를 구 -
[만파식적] 푸우오오 분화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2 17:18:24미국 하와이섬에서 남동쪽으로 가면 광대한 화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해발 4,100여m의 마우나로아산과 그보다 야트막한 해발 1,200여m의 킬라우에아산이다. 특히 킬라우에아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한 화산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있는 여러 곳의 분화구에서는 수시로 용암을 내뿜는데 그중에서도 푸우오오(Puoo) 분화구는 군계일학이다. 1983년 1월3일 첫 분화를 시작한 후 지난해까지 약 36년간 매년 쉬지 않고 용암과 화 -
[만파식적]아틀라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1 17:41:19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가 담배를 먹던 시절 서양에서는 거인족 신(神)인 티탄족이 크로노스를 왕으로 내세워 황금시대를 다스렸다. 어느 날 왕의 아들인 제우스는 아버지는 물론 티탄족 모두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새로 올림포스 시대를 열었다. 신들의 신이 된 제우스는 티탄족 중에서 힘이 가장 센 사촌 아틀라스에게 세상의 서쪽 끝에 가서 하늘을 떠받들고 있도록 하는 엄청난 벌을 내렸고 아틀라스는 지금껏 그 무거운 짐을 지 -
[만파식적] 생물 대멸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0 18:18:371982년 3월 과학잡지 ‘사이언스’지에 두 쪽짜리 짧은 논문이 실렸다. 미국 고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라우프와 존 셉코스키 교수가 6년간의 해양 화석 분석을 통해 2억5,000만년 동안 주기적으로 발생한 종의 멸종에 대해 연구한 결과물이었다. 논문의 결론은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와 데본기, 페름기, 트라이아스기 후반과 백악기에 다른 멸종 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대량 멸종이 다섯 번이나 발생했다는 것. 일부 종이 사라지 -
[만파식적] 골프 괴짜스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07 17:44:50미국 프로골퍼 짐 퓨릭은 한때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나무에서 떨어진 문어’처럼 기이한 스윙을 구사한다는 조롱을 받아야 했다. 백스윙 때 가파르게 올렸다가 내려앉으면서 평탄하게 휘두르는 ‘8자 스윙’이 마치 칼춤을 추는 것 같은 변칙적인 동작이어서 프로선수답지 않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하지만 유일한 레슨코치였던 그의 아버지는 퓨릭의 자세를 교정해주지 않고 그만의 스윙을 자유롭게 키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 그 -
[만파식적] INF조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06 16:58:50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76년 소련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SS-20을 동유럽에 배치하자 서유럽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서유럽에는 사거리 5,000㎞에 핵탄두 3개를 탑재할 수 있는 SS-20에 대응할 만한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헬무트 슈미트 서독 총리는 소련과 협상을 벌였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공포의 균형’ 카드로 맞섰다. 나토는 1983년 11월22일 서독에 퍼싱Ⅱ 미사일을 배치했다. -
[만파식적]백령공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31 17:30:00고독이 이렇게 부드럽고 견고할 수 있다니 /이곳은 마치 바다의 문지방 같다 /(중략) /백령도, 백 년 동안의 고독도 /규조토 해안 이곳에선 /흰 날개를 달고 초저녁별들 속으로 이륙하리니 /이곳에서 그대는 그대 마음의 문지방을 넘어서는 /또 다른, 생(生)의 긴 활주로 하나를 갖게 되리라.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박정대 시인이 노래한 ‘사곶 해안’의 시작과 끝 대목이다. 시인이 고독을 예찬한 사곶 해안은 서해 최북단 5 -
[만파식적]도쿄구치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30 19:17:26일본 도쿄역에서 북쪽으로 15㎞쯤 가면 별(*) 모양의 고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보기에는 잘 지은 아파트처럼 느껴지지만 외관과 딴판으로 범죄자들이 갇혀 있는 도쿄구치소다. 별 모양으로 설계한 것은 중앙부에서 모든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최대 수용인원은 약 3,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전신은 1895년 일본 경시청이 설치한 스가모구치소다.이곳은 1945년에 연합국 최고사령부에 접수돼 -
[만파식적]이베리코 돼지고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9 17:30:52돼지고기 구워서 소주 한잔하려는 사람이 식당에 가 메뉴판을 뒤적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돼지고기의 종류라야 삼겹살 아니면 항정상·목살 정도일 테니 말이다. 그랬던 돼지고기 식당 메뉴판에 ‘이베리코 흑돼지’라는 낯선 이름이 추가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스페인 현지에서 맛을 본 국내 여행객들의 입으로 전해지면서 수입되기 시작해 이제는 이베리코 전문 식당도 제법 많아졌다.이베리코는 이베리아반도에서 -
[만파식적]러 ‘알루미늄 황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8 18:20:122010년 세계 최대의 니켈회사인 ‘노릴스크 니켈’을 놓고 러시아 양대 신흥 재벌 간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다. 노릴스크의 주식 25%를 사들인 올레크 데리파스카가 자신의 알루미늄회사인 루살과의 합병을 추진하자 또 다른 재벌인 블라디미르 포타닌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양측은 언론을 통해 비난전을 주고받았고 주총장에서 치열한 표 대결을 벌여야 했다. 데리파스카는 포타닌으로부터 “90억달러를 줄 테니 회사를 넘기 -
[만파식적] 극야(極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7 17:30:001990년대 초 러시아에서 기상천외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거대한 플라스틱 거울을 지구 궤도 위로 올려 태양 빛을 지구로 반사한다는 계획이었다. 처음에는 직경 20m 거울로 실험한 뒤 점차 크기를 키워 최종적으로는 200m짜리 반사경을 설치한다는 세부 일정도 세웠다. 성공하면 여의도 9배 면적에 달의 100배 밝기로 빛을 겨울철 해를 몇 달간 못 보는 ‘극야(極夜)’ 지역에 제공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실험이 실패하고 환 -
[만파식적] 美대통령 국정연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4 18:08:05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790년 1월8일 당시 임시 수도였던 뉴욕에 있는 연방 상원 의사당 단상에 섰다.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 8개월 만에 의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의회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워싱턴이 833단어로 된 자신의 메시지를 낭독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에 불과했다. 이것이 미국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국정연설이다. 이후 미국 대통령들은 해마다 연초에 의회에 -
[만파식적]바나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3 17:30:0020세기 초 대량생산시스템(MPS)을 도입해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연 헨리 포드. 그의 이름을 따 ‘포드시스템’으로도 불리는 대량생산시스템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다. 바나듐합금이라는 신소재 채택이었다. 희귀금속인 바나듐을 강철에 소량만 가미해도 강도가 3배나 높아진다. 강도가 높은 만큼 강철 사용량이 줄어 비용을 더 낮출 수 있었다. 부드러운 성질이라 부품 제작도 쉬워졌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신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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