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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머쓱한 한나라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6 18:33:49어떤 정권이든 여당은 늘 당이 우위에 서서 정부를 이끌겠다고 한다. 정부가 현장을 모르고 탁상행정을 펴면 당이 고치겠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이 수없이 한 다짐이다. 하지만 구제역과 폭설 사태를 맞은 요즘 한나라당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아니, 있었다가도 정부 한 마디에 가라앉고 만다. 구제역 사태가 커지자 한나라당은 지난 9일 필요하다면 추가경정예산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 추경은 "필요 -
[기자의 눈] 공정위, 밀실재판 논란 벗으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6 18:33:10"담합과 관련된 매출액이 얼마인데 과징금이 이렇게 나온 겁니까? 과징금을 깎아 준 근거가 무엇인가요?"(기자들) "관련 법에 따라 결정됐습니다."(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도대체 어떻게 사건을 심리하고 결정하는 것인지 심판정 볼 수 있습니까?"(기자들) "자리가 좁아서 안됩니다."(공정위) 기업의 담합이나 불공정 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나오면 담당 공무원과 출입기자들 사이에 매번 반복되는 실랑이다. 공 -
[기자의 눈] 게으름의 代價 기촉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5 18:00:56"3월까지는 문제 없습니다." 지난해 말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만료로 부실 기업들의 구조조정(워크아웃)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3월 말까지 확정되기 때문에 그 전에는 워크아웃에 돌입할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중견 건설사인 진흥기업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여지없이 무너졌다. 진흥기업은 최근 주거 -
[기자의 눈] 대작과 졸작의 차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5 18:00:27공연계는 최근 뮤지컬 '미션'의 리콜 소식에 술렁거렸다. 무려 120억원이 투입된 창작 뮤지컬 '미션'이 개막 직후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관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첫 주 8회분 관객을 대상으로 사상 처음 리콜 서비스를 결정한 것. 공연이라는 게 관객들의 기대가 높다 보면 실망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더 큰 문제를 초래한 것은 기획사의 대응 태도였다. 공연에 실망한 관객들이 티켓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 게시판에 혹평을 -
[기자의 눈] 금감원, KCB문제 다시 읽어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4 17:50:44"금감원에서 금융사들에 특정 후보를 부탁한다는 연락을 했습니다. 국가정보원에 해당 내용이 보고돼 (당국에) 확인을 했을 정도였다고요." 금융권의 고위관계자가 전한 신용평가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사태의 뒷얘기다. KCB사태는 3연임을 하려던 김용덕 현 KCB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일단락됐다.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은 공정성 문제를 불러일으켰던 '본인과 부사장의 사장선임 투표행위'와 감독당국의 영향력 행사. 현 -
[기자의 눈] 따로국밥식 교육정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4 17:49:04지난 10일 서울 지역의 2011학년도 후기고 배정 결과, 중3 학생 8만3,000여명의 86.4%가 원하는 학군으로 배정됐다. 고교선택제 도입 첫해였던 지난해(84.2%)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13.6%에 해당하는 학생은 지망하지 않은 학교에 배정 받았다는 의미도 된다. 1만명이 넘는 학생이다. 특히 이 중 182명은 1ㆍ2지망에서 본인이 원하는 학군에 배정받지 못해 집에서 떨어진 인접 학군으로 강제 배정받았 -
[기자의 눈] 차기 금융지주 회장들의 과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3 17:29:26"차기 회장자리야 누가 되든 힘 있는 사람끼리 다투는 거죠. 누가 되든지 간에 회사야 굴러가겠죠" 한 금융회사 간부가 최근 기자와 차담을 나누며 던진 한탄이다. 대형 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정 과정이 기득권층의 파워게임으로 비춰지는 데 대한 쓴소리였다. 우리금융지주에서는 유력 차기 회장후보로 꼽히는 이팔성 회장과 김우석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각각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 이재오 특임장관의 경북 -
[기자의 눈] 환경미화원에 몰리는 30대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1 15:35:17지난 8일 관악구의 환경미화원을 뽑는 실기시험장을 찾았다. 총 8명을 선발하는 환경미화원 직에 67명이 지원했다. 관악구에 1년 이상 거주해야 하고 나이를 30~44세로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지원자의 대부분이 30대 초·중반 이라는 점이었다. 재수·삼수해서 응시한 지원자들도 눈에 띄었다. 젊은 구직자들이 자치구의 환경미화원 직에 대거 몰린 이유는 뭘까. 시험 -
[기자의 눈] 개헌 단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0 18:16:20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6층 회의실 벽에 걸린 시계는 10분 늦게 맞춰져 있다. 집권당 지도부가 국정 현안을 논하는 곳에 시간이 한 발 느리게 흐르는 셈이다. 별 일도 아닌데 괜한 호들갑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개헌을 둘러싸고 벌이는 한나라당의 모습과 10분 느린 시계는 묘하게 겹친다. 잔뜩 기대를 부풀려 놨던 개헌 의원총회 첫날인 지난 8일. 의원들은 말 그대로 꾸벅꾸벅 졸았다. 개헌에 반대하는 의원뿐 아 -
[기자의 눈] 월드건설을 위한 변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10 18:14:35지난 3년간 기업회생절차를 밟아오던 월드건설이 지난 8일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마저 휘청거리는 상황인 만큼 중견건설사의 추락은 별로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월드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채권단 측의 반응은 분명했다. 지난 3년간 신규 수주 및 사업이 전무했을 정도로 건설사의 자구 노력이 -
[기자의 눈] 창작자 앗아간 영화계의 방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09 18:25:37생활고로 인해 생을 마감한 한 젊은 영화인의 죽음에 영화계가 비통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술가의 생존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를 비난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창작자의 재능과 노력을 착취하는 영화계의 잘못된 수익구조를 지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안타까워하고 있지만 사실 업계 관련자에게는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 스태프ㆍ작가 등 창작집단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워낙 해묵은 이야기라 이 정도 비극 -
[기자의 눈] 호주 총리의 눈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09 18:21:48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가 지난 8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두 달 동안 호주를 만신창이로 만든 재난의 피해 규모와 복구 대책 등에 대해 연설하기 위해서였다. 홍수에 내륙 쓰나미, 사이클론, 산불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초대형 자연재해로 호주는 100억달러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입었다. 광업ㆍ농업ㆍ축산업ㆍ관광업 등 호주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만채 -
[기자의 눈] 포스트 무바라크, 美 바람대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08 18:08:10이집트 시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포스트 호스니 무바라크 체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시위대는 무대에서 한 발 퇴장하고 정부와 야권이 협상 테이블을 마련, 본격적으로 정국 새 판짜기 국면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줄기차게 외친 무바라크 대통령 즉각 퇴진 구호는 야권이 사분오열 조짐을 보이며 시들해지는 형국이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청년단체들과 야권의 최대 거 -
[기자의 눈] 진정성 없는 영수회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07 18:07:27김무성 한나라당,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오찬 회동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어 14일 임시국회 개회와 영수회담 개최 등 회동 결과를 발표할 때만 해도 둘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특히 두 사람은 '명콤비'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듯 9살 아래인 김 원내대표가 손수 운전한 승용차에 동승, 기자회견장에 나타났고 여야 눈높이를 맞추려는 듯 김 원내대표가 다리를 굽혀 키 높이를 동일하게 해 사진 -
[기자의 눈] '루저'가 '위너' 되는 사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1.02.07 18:06:24얼마 전 취재차 수도권의 한 전자부품업체를 찾았더니 사장이 두 장의 명함을 내밀어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한 장에는 대표이사직에 본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다른 한 장에는 엉뚱한 사람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는 한때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기업을 운영해오다 해외법인에 근무하던 임원이 회사돈을 횡령하는 바람에 졸지에 부도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어렵게 사업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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