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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혁명] 노인케어 '실벗'·안내로봇 '메로' 등 시판, 대당 3000만원선… 가격 비싸 보급 더뎌
산업 기업 2016.01.27 18:11:38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사업단이 개발한 로봇들은 로보케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로보케어는 KIST가 자체 개발한 로봇을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0월에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KIST가 연구개발(R&D)을 맡고 로보케어가 영업·마케팅을 맡는 구조다. 로보케어가 KIST로부터 '스핀오프(spin-off)'된 연구소 창업기업인 셈이다. 로보케어가 판매하고 있는 지능형 로봇은 '실벗(SILBOT)'과 '메로(MERO)' '키보(KIBO)' 등 크게 3종이다. 실벗은 이름처럼 주로 노인케어 용도로 활용되는 로봇이다. 키가 114.8㎝인 실벗은 3개의 휠을 이용해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팔고 있는 '페어'와 흡사한 로봇이다. '뇌튼튼 노래교실'과 '숫자팡팡' 같은 인지게임을 통해 노인들의 치매예방을 돕는다. 서울 강남구 치매지원센터와 삼성노블카운티에 보급돼 활용 중이고 덴마크 오르후스시 노인복지관 등 외국에도 팔려나갔다. 실벗은 실버케어뿐 아니라 어린이 영어교육 등 소프트웨어를 바꾸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탁상용 얼굴로봇인 메로도 노인케어뿐 아니라 은행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안내도우미로도 활용할 수 있는 감성로봇이다. 실벗과 달리 몸통이 없을 뿐이다. 인간의 얼굴과 음성·제스처를 인식할 수 있고 립싱크도 가능하다. 목을 끄덕이거나 얼굴을 양옆으로 돌릴 수 있다. 키보는 KAIST가 개발한 '휴보'처럼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2011년 3월에 공개된 키보 3.0은 다양한 얼굴표정과 립싱크 기능, 얼굴·물체인식 등의 기능을 통해 사람과 효율적 표현·소통이 가능하다. 페퍼와 혼다 '아시모'를 합쳐놓은 셈이다. 아직 연구용 플랫폼으로 쓰이고 있으며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등이 임대해 활용 중이다. 실벗과 메로는 노인요양기관·병원·학교 등에서 구입해 활용하고 있지만 판매가 활발하지는 않다. 다소 비싼 가격 때문이다. 실벗과 메로의 가격은 2,500만~3,000만원선이다. 키보는 1년간 임대비용이 2억원이다. 김창구 로보케어 마케팅이사는 "구입처의 요구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다양화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등 제품력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영업과 마케팅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
[로봇 혁명] "로봇시장 생태계 선점하려면 자본력 갖춘 대기업이 나서야"
산업 기업 2016.01.27 18:10:34"일본은 로봇 기술력이 앞서 있지만 크게 두렵지는 않습니다. 연구를 위한 연구, 학문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죠. 정작 무서운 것은 미국과 중국이에요. 특히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방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개발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국이 로봇 분야에서 워낙 세게 치고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빨리 로봇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와 투자 확대가 절실합니다." 김문상(59)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로봇 비즈니스 생태계와 플랫폼을 구축하고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국내 로봇 산업이 성장하려면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장악해야 하는데 한국 기업은 경험이 없고 의지도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책임연구원으로부터 글로벌 로봇 산업의 동향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김 책임연구원은 지난 1980년대 말부터 30년 동안 로봇 개발에 매진해온 국내 지능형 로봇 개발 1세대다. 실버케어 로봇인 '실벗(SILBOT)'을 비롯해 탁상형 얼굴로봇 '메로(MERO)', 2족 보행로봇인 '키보(KIBO)'가 김 책임연구원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이 중 실벗과 메로는 상용화돼 일반에 판매되고 있다. 실벗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는 감성로봇 '페퍼'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우수한 기능을 갖췄다. 페퍼는 지난해에만 1만대 가까이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면서 이용료와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로 수익을 창출하는 소프트뱅크의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1980년대에 '로봇 러시(Robot Rush)'가 일어나면서 전통적으로 연구인력이 많고 대학·연구소는 물론 기업들도 열심히 연구개발(R&D)을 하지만 사회구조 자체가 벤처나 신산업에 대한 지원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나라"라며 "그럼에도 소프트뱅크가 중국 알리바바, 미국 IBM과 협력해 로봇 비즈니스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생태계 선점에 나선 것은 워낙 진취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니와 혼다가 앞서 지능형 로봇과 2족 보행로봇을 개발하고서도 상용화에 실패한 데 반해 소프트뱅크는 일단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로봇 시장은 생태계를 선점하는 국가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서운 속도로 로봇 관련 기업과 기술을 빨아들이는 미국과 중국의 2강 체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이 로봇 회사를 대거 인수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솔직히 무섭습니다. 돈이 되겠다고 하면 기업을 인수합병(M&S)해 바로 플러그를 꽂습니다. 이들 미국 기업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바로 플랫폼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애플과의 싸움에서 힘들어하는 것은 자체 플랫폼을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로봇도 마찬가지입니다. 디바이스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로봇을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지는 플랫폼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로봇 굴기(굴起)'도 위협적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면서 로봇 산업을 10대 핵심산업 분야로 지목하고 국가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중국 로봇 시장의 74%를 외국계 기업이 차지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토종업체들의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큰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미국과 비슷한 패러다임으로 가고 있다"면서 "재원과 시장이 있으니 기술을 갖고 있는 인력을 모은 뒤 제품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국내 로봇 산업은 94%가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고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은 발만 담그고 있는 상태여서 미국·일본은 물론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게 김 책임연구원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1990년대부터 로봇 연구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고 최근 SK텔레콤과 네이버 등이 뒤늦게 로봇 비즈니스에 뛰어든 상태다. 김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로봇 R&D를 적극적으로 하는 나라 중 하나이고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했지만 상용화 단계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생태계 구축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경험이 없고 당장 돈이 되지 않다 보니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향후 로봇 시장은 산업·의료용뿐 아니라 생활지원 서비스 분야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무인항공기(드론)는 이미 중국이 장악한 만큼 국내 기업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빨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철강·전자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새로운 산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국이 치고 나오는 속도를 보면 앞으로 2~3년, 길어야 5년 내에 거대한 로봇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면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중국이 선점한 생태계에서 기기만 파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로봇 산업 성장을 위해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생활지원 로봇을 잘 만들어 보급을 확대하려면 정부가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못지않게 보조금 지급 등 상용화를 도와줘야 한다"면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들이 수조원을 투자하기 힘든 만큼 정부가 나서서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
[로봇 혁명] PB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자산관리 신산업 창출될 것"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6.01.25 18:15:06"앞으로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요." "로봇 시대의 구조조정 1순위가 되게 생겼습니다." 지난 14일 국내 한 핀테크 기업이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설명회를 연 자리에서 이 같은 '농담 반 진담 반' 푸념이 PB들 사이에서 쏟아졌다. 경력 17년차인 한 PB는 "(로봇이)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위협적"이라며 "자산관리 서비스에 로봇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핀테크 열기 속에 인터넷은행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독립자문업자(IFA) 도입 추진 등 금융당국의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 움직임도 로보어드바이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새해 업무보고에서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으로 금융상품 자문업을 활성화해 국민의 재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 계약을 허용하고 전문 자문인력의 범위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자문과 판매가 결합된 원스톱 자산관리 플랫폼도 도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투자상품 설계 및 판매사와 거리를 두고 중립적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IFA 제도도 도입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ISA와 로보어드바이저 등 일련의 정책들은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일반 금융소비자가 직접 자산관리에 나설 수 있는 플랫폼을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도가 정착되면 독립 PB 한 명이 복수의 투자자들에게 국내외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비대면 온라인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증권사 지점을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카카오가 핀테크 업체 두나무와 함께 출시한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인 맵(MAP·Managed Account by Professional)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증권사 계좌를 열고 투자성향에 맞는 자문사와 포트폴리오를 확인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PB도 필요 없고 금융회사의 손을 거칠 필요도 없다. 은행 대출도 스마트폰으로 가능해 지점을 찾을 이유는 더욱 없다. 은행과 증권사의 오프라인 지점망은 이에 따라 점점 감소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KB국민은행 등 은행권을 포함해 증권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점 감축에 돌입했다. 영국계 은행 HSBC는 지난해에만도 약 2만5,000여 명, 스탠다드차타드는 1만5,000여명의 인력을 각각 줄였다. 국내 은행의 디지털뱅킹 담당 임원은 "10년 안에 금융 관련 직군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며 "금융에 우버모멘트(Uber moment)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과 기업의 등장으로 기존 산업체제가 완전히 바뀌고 위협받는 순간을 지칭하는 우버모멘트가 금융당국의 제도적 뒷받침까지 더해지면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 대표는 "독립 PB가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해 고객 자산관리를 하게 되면 기존의 소속 금융회사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벗어나게 된다"며 "강력한 경쟁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봇 시대의 위기 속에 금융투자 업계는 새로운 기회가 부상할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김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기존 금융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강조했다. 오인대 대우증권 스마트금융파트장도 "로봇의 힘을 빌려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기존 금융이 없어진다기보다 로보어드바이저에 특화된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
[로봇 혁명] 싼 수수료에 신속한 위기관리… '로봇 PB' 여의도 금융가 공습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6.01.25 18:14:12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 자산관리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불어닥친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바람은 초고액 자산가들이나 받아온 맞춤형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일반고객들에게로 보편화하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PB 대신 로봇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사업모델은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아낄 수 있고 투자자들은 저렴한 수수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한마디로 로봇이 개인자산 운용을 자문(advisor)하고 관리해주는 자동화된 자산관리(WM) 서비스다. 투자자가 입력한 정보를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동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리스크를 조정해가며 자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자산관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6월 서울경제신문이 미국 뉴욕의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회사 '베터먼트'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사이 NH투자증권이 국내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라며 'QV 로보어카운트'를 출시했다. 대우증권도 오는 2월께 자문사와 핀테크 업체로 구성된 로보어드바이저 마켓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쿼터백투자자문과 함께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자문사가 잇따라 등장하는 점도 특징적이다.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미 금융투자 업계의 화두로 자리했다. 글로벌 운용사인 블랙록이 퓨처어드바이저를 인수했고 찰스 슈워브 역시 인텔리전스 포트폴리오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도 로보어드바이저 사업부 신설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지난해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분석되며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6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대형 운용사를 비롯해 국내 금융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에 집중하는 것은 타깃 고객을 20~30대 청년층 등으로 대폭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 소속 PB에게 상담을 받으려면 1년에 최소 1%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면 0.5% 미만으로 수수료가 저렴하다. 이 때문에 사회초년생과 일반고객군을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자동화 서비스로 수수료가 싸다는 장점에다 신기술 활용으로 젊은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수료 수준도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 대폭 낮춰 잡고 있다. 시장확대 기대감에 대형 금융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는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인 로보어드바이저가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을 파악해 적합한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기본적인 질문에 응답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국내에 출시됐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로보어드바이저들이 프로그램에 따라 상품을 선별하고 종목을 골라 매매 타이밍을 잡아주는 '알고리즘 매매기법'을 각색해놓은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결국 프로그램 수준에서 척척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은 인공지능에 달렸다는 평가다.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 대표는 "빅데이터만 가지고 정성·정량 분석으로 자산관리 전략을 구성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초 발발한 북한과 중국 리스크는 국가도 예측하기 힘든 변수인데 로보어드바이저가 이런 상황까지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보다 빨리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즉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을 분석하는 퀀트 수준의 로보어드바이저와 달리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는 다양한 거시지표의 특성과 상관관계 등을 통해 위험 시그널이 나왔을 때 24시간 컴퓨터가 자동으로 자산배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가미된 로보어드바이저의 확산은 자산관리 서비스 로봇 시대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장지수펀드(ETF)에 국한된 자산관리도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전반을 포함하게 돼 PB 서비스의 일대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한 핵심관계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독립자문업자(IFA)와 연동한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으로 일반 개인들을 위한 자산관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
[로봇혁명 다가온 미래] 모니터 보며 핸들 작동하자 4개의 로봇팔 환자 몸속으로… 암부위제거·지혈 등 자유자재
사회 사회일반 2016.01.21 18:24:51"자, 지금부터 로봇수술을 시작합니다." 지난 15일 고려대안암병원의 한 수술실. 40대 자궁내막암 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송재윤 산부인과 교수는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원격조종하기 위한 콘솔(조종석)에 앉으며 수술을 보조하기 위해 환자 곁에 앉아 있는 간호사 한 명과 전공의 두 명에게 수술 시작을 알렸다. 송 교수가 콘솔에 있는 모니터를 보며 조종 핸들 양쪽에 달려 있는 두 개의 링 안에 엄지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끼고 부드럽게 핸들을 움직이자 환자의 몸안에 삽입돼 있던 로봇팔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콘솔은 자동차의 운전석을 연상하게 한다. 송 교수는 수술장면을 10배 크기의 고화질로 제공하는 모니터를 보며 4개의 로봇팔을 자유자재로 조정하며 빠르게 암 부위를 제거하고 난소와 자궁절개를 해나갔다. 발로는 왼쪽에 위치한 1개의 페달과 오른쪽에 위치한 2개의 페달을 번갈아 밟았다. 송 교수가 왼쪽 페달을 밟고 조종 핸들을 앞으로 당기자 수술부위가 크게 확대됐고 오른쪽 페달 중 하나를 밟자 로봇팔에서 전류가 흘러 수술부위의 혈액을 멈추는 지혈작업이 이뤄졌다. 또다른 페달을 밟자 수술부위를 자르기 위한 가위질이 시작됐다. 수술실은 로봇팔이 움직일 때마다 나는 기계음 외에는 어떤 소음도 없었다. 20여분 후 송 교수는 "1번 로봇팔의 장착기구를 바꿔달라"고 주문했고 간호사는 신속하게 기존의 로봇팔에 장착된 기구를 제거하고 석션(이물질을 빨아들이는 흡입기구)을 장착해 수술부위를 소독하고 이물질을 제거했다. 1시간여의 수술을 마친 송 교수의 얼굴에서는 피곤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송 교수는 "로봇수술은 일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의료진이 실제 느끼는 피로도가 훨씬 적다"며 "로봇수술이 대중화되면 눈·목·손의 피로도가 훨씬 줄어 외과의사들의 직업수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수술의 장점은 어려운 부위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혈관 및 신경손상 등의 부작용이 적다고 송 교수는 설명했다. 아울러 수술작업을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점도 큰 이점이다. 송 교수는 "의사들이 배우는 속도(러닝커브)가 복강경 수술보다 로봇수술이 훨씬 빠르다"며 "예를 들면 로봇수술을 10번 정도 시행했을 경우 복강경 수술을 100번 정도 했을 때의 익숙함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송대웅기자 sdw@@sed.co.kr -
[로봇혁명 다가온 미래] 인체 미세부위 수술도 척척… '로봇의사 집도' 대중화시대 온다
사회 사회일반 2016.01.21 18:24:00최고 10배 확대 입체영상 가능… 치료 효과 높고 부작용은 적어 전립선암 70%·직장암 10% 등 국내 로봇수술 10년새 520배↑ 비싼 가격·보험 비적용 걸림돌… 국산 '레보아이' 조만간 상용화 지난해 간암 초기 진단을 받은 최모(35·여)씨는 간 부분절제를 위해 개복수술 대신 로봇수술을 선택했다. 배꼽부위에 단 한 개의 구멍만을 뚫어 수술하는 단일공 복강경 로봇수술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수백만원이 넘는 수술비가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수술흉터가 거의 없다고 해 로봇수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서 로봇수술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로봇이 일상화되는 4차 산업혁명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는 이미 수술용 로봇의 등장으로 일대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국내에 로봇수술이 처음 도입돼 그해 17건의 수술이 이뤄지는 데 그쳤으나 2014년에는 8, 840건으로 폭증했다. 수술용 로봇 보유 대수도 2005년 17대에서 지난해 55대로 늘어났고 로봇수술을 도입한 병원 수는 44곳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로봇수술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다.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미국 로봇수술 장비 제조업체 인튜이티브서지컬에 따르면 2014년 한 해에만 57만건의 다빈치 로봇수술이 전세계에서 이뤄졌다. 로봇수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지난해 6월까지 이뤄진 누적 수술 건수는 약 250만건에 달한다. 특히 미국 내 전립선암 환자에게 이뤄지는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 5건 중 4건이 로봇수술로 실시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이 2014년에 발표한 '2018년 의료로봇시장 전망 보고서' 에 따르면 2013년 17억달러에 그쳤던 세계 의료로봇시장은 연간 16%대의 성장을 기록하며 오는 2018년 37억달러(약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성장세에 맞춰 기업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3월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 존슨앤존슨은 인터넷 업체 구글과 손잡고 수술용 로봇 분야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존슨앤존슨의 의료 부문 자회사 에티콘(Ethicon)과 함께 키홀수술을 위한 '로봇지원 수술 플랫폼' 을 개발하고 있다. 키홀수술은 환자의 몸 중 아주 작은 부위만 절개한 후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치료하기 때문에 수술부위가 작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회복속도도 빠르다. 이런 이유로 로봇수술의 적용범위가 날로 넓어지고 있다. 최영득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로봇수술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의 경우 전립선암 수술의 90%, 부인과 암 수술의 70% 정도가 로봇수술로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갑상선암·위암·대장암·전립선암·난소암·자궁경부암 등 주요 암 수술은 물론 각종 심장질환·척추신경종 등의 다양한 질환치료에도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수술이 높은 비용에도 급증하고 있는 것은 우수한 치료 효과와 적은 부작용, 회복시간 및 입원기간 단축 등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배를 절개하지 않고 몸에 구멍을 뚫은 뒤 복강경 기구를 넣어 직접 조작하는 기존 복강경 수술에 비해 로봇수술은 보다 정교하게 확대된 3D의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술자인 의사가 혈관, 암 조직 등을 훨씬 섬세하고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도의에게 최대 10배 확대된 입체영상을 제공하고 손떨림도 자동으로 보정해줘 수술의 정확도를 높여준다. 김선한 고려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이미 전립선암 수술의 70% , 직장암의 약 10% 이상이 로봇수술로 이뤄지고 있다"며" 대장· 직장암의 경우 수술의 정확도가 높고 문합부 누출(장을 절제하고 이은 부위로 내용물이 새는 것) 등의 부작용도 훨씬 적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이뤄진 로봇수술 건수 총 8,840건 중 35%인 3,093건이 전립선암 수술이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갑상선암 2,689건(30%), 직장암 752건(8.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로봇수술은 본체에 장착된 4개의 로봇팔이 177도의 각도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수술한다. 기존 개복수술이나 일반 복강경 수술로는 절제하기 힘든 부위에 있는 까다로운 암 조직 등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최근 40대 남성 환자의 직장암과 폐암을 동시에 로봇수술로 치료한 정진용 인천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로봇수술은 작은 절개로 입원기간이나 회복기간을 줄일 수 있고 수술 후 통증이나 출혈이 적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직장암 발생부위가 항문과 가까워 난관이 예상됐지만 로봇수술로 인공항문을 만들지 않고 기존 항문을 100% 보존할 수 있었다. 로봇수술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 해결돼야 할 걸림돌은 비싼 가격과 보험적용 문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본인이 100%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정부 주도로 '로봇수술 급여화를 위한 공개토론회'가 열렸지만 보험적용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로봇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앞으로 수술용 로봇 개발 경쟁이 가열되면서 다양한 로봇이 공급될 경우 제품가격 하락과 함께 로봇수술 비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관련 로봇이 국산화될 경우 가격하락 폭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미래컴퍼니가 개발하고 있는 '레보아이(Revo-i)'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와 유사한 제품으로 환자의 몸에 최소한의 절개를 한 후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삽입해 3차원 영상을 보며 의사가 원격수술을 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김 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이른 시일 내에 국산 수술용 로봇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갈수록 로봇수술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다양한 수술용 로봇이 출시되면 수술비가 저렴해지고 치료 효과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
[로봇혁명] 내가 아직 기계로만 보인다고요? 당신과 협업 가능한 동료랍니다
산업 IT 2016.01.19 11:10:05글로벌 산업용 장비 업체인 스위스의 ABB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양팔 로봇 '유미(YuMi)'. 팔 하나당 7개의 관절(축)로 이뤄진 유미는 초속 1,500㎜로 반경 0.02㎜ 이내의 작업이 가능한 제조업용 로봇이다. 그런데 속도와 정밀성만 높은 것이 아니다. 주변의 로봇 또는 사람과 예상하지 못한 충돌을 했을 경우 최대 1,000분의1초 만에 작동을 멈춘다. 표면에는 부드러운 플라스틱이 둘러졌다. 작업자가 안전 펜스를 두르지 않고 로봇 바로 옆에서 일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한 것이다. ABB의 한 관계자는 "로봇과 작업자가 마주 앉아 작업자가 부품을 반쯤 조립해 넘기면 로봇이 나머지 반을 완성하는 식의 협업이 가능하다"며 "작업이 훨씬 수월해지고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가미된 서비스용 로봇이 혁신을 일으키는 가운데 '공장 로봇'이라 불리는 전통 제조업용(산업용) 로봇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진화의 지향점은 협업 로봇이다. '무시무시한 쇳덩이에 전선이 군데군데 달린' 로봇이 철창이나 펜스 안에서 자기가 맡은 작업만 해내던 '설비'에서 인간과 나란히 부품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료'로 거듭나는 것이다. 첨단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서비스용 로봇이 미래 지향적(futuristic)이라면 제조업용 로봇은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여 당장의 수익을 올려야 하는(realistic) 사명을 안고 있다. 현재 세계 협업 로봇 시장은 '전통의 강호' 일본을 유럽연합(EU)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독일의 로봇 기업 '쿠카(KUKA)'가 지난해 7월 선보인 'LBR 이바(iiwa)'는 7축으로 이뤄진 팔 하나의 형태의 제조업용 로봇이다. 자체적으로 최적의 조립 위치를 탐색하는 기능과 고성능 충돌 감지 알고리즘을 동시에 탑재했으며 유선형으로 생겨 기존 공장 내 설비 사이에서도 불편함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덴마크 기업인 유니버설 로봇의 'UR3'는 11㎏짜리 초경량 '탁상용 제조 로봇'이다. UR3의 손목에 해당하는 관절은 360도 회전되며 가벼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최대 3㎏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태블릿PC처럼 생긴 전용 단말기로 4~5단계만 거치면 비전문가도 쉽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EU는 범국가적 로봇 연구 프로그램(SPARC)을 발족시켜 총 21억유로(약 2조7,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개별 기업의 약진에 정책적 지원으로 시너지를 내 세계 로봇 시장에서 EU의 입지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세계 점유율 1위' 일본의 민관도 이에 질세라 기술 개발과 점유율 선점에 나섰다. 세계 최대 제조업용 로봇 기업인 야스카와전기는 지난해 10월 제조 로봇의 개별 이력 정보를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모토맨(MOTOMAN) 클라우드'를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으로 작동 오류나 과부하 등의 문제를 재빠르게 해결해 인간과 로봇 간 협업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중국 대형 가전업체 메이디(美的)와 공동으로 협업 로봇 실증실험을 중국 현지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일본 로봇 기업 화낙(Fanuk)은 올해까지 300억엔(약 3,100억원)을 들여 일본 현지 연구시설을 확장하고 공장 자동화, 제조 로봇 연구개발(R&D) 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세액공제와 상용화 지원 등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정보기술(IT)이 중심이 된 서비스 로봇 혁신이 활발한 미국은 제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첨단제조 파트너십(AMP) 운영, 기술 R&D 투자 확대 정책을 펴왔다. 정부 주도로 매년 50%씩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2014년 11월 첨단과학기술구인 칭다오시 가오신구를 국가 지정 로봇 자동화 생산기지로 선정하고 자동화 생산 라인 확충 등에 115억위안(약 2조1,10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각국이 이렇듯 투자를 확대하는 데는 제조업용 로봇을 활용하는 산업이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전자와 자동차 분야에 국한됐던 제조업용 로봇의 활용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제로봇협회(IFR)가 조사한 산업별 세계 제조용 로봇 활용 현황을 보면 2010~2014년 평균 활용 증가율은 식음료(13%), 플라스틱·화학(13%), 금속(23%)이 자동차(27%)보다는 낮았지만 전기·전자(11%)보다 높았다. 특히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위험한 금속산업은 로봇을 통한 작업이 앞으로 더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봉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 로봇성장사업단장은 "그동안 대기업 중심, 대규모 장치산업 중심으로 활용되던 제조업용 로봇이 중소 제조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이 같은 확장세로 중국·독일·일본·미국 등 선진국의 노동비용은 18%에서 최대 25%까지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
[로봇 혁명] 한국, 中·伊·日과 함께 글로벌 7위… 탑재 기술 보완 땐 2027년 3위 가능
산업 IT 2016.01.18 13:40:45그렇다면 우리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정부와 업계는 한국이 글로벌 7위 정도 된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중국과 이탈리아·일본이 모두 우리와 같은 84점으로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우 저가 보급형 드론을 중심으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만큼 규제와 법 제도 손질을 통해 민간 영역의 드론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진 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장은 "항우연 등 기관과 민간에서 내놓은 드론 관련 특허 출원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며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탑재 기술 등을 보완하면 2027년 세계 3위는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정부와 민간 모두 드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개발과 상용화에 공을 들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항우연은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수직이륙 후 프로펠러를 수평으로 눕혀 고속비행을 할 수 있는 '틸트로터 60(Tilt Rotor 60)'를 개발 중이다. 민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7년과 2009년에 군사용 드론 'KUS-7'과 'KUS-9'을 독자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항우연, 미국의 보잉 등과 함께 틸트로터형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상과 공중의 무인 로봇 개발에 한창인데 드론의 경우 'STAR-AM(1·2)' 시리즈와 '큐브콥터'가 대표적이다. AM1과 2는 각각 프로펠러 개수가 4개와 6개로 구분되며 큐브콥터는 4개의 날개를 자동으로 접을 수 있는 미니 드론에 속한다. 이외에 송전탑 상태 감시와 대테러 작전지휘 그리고 화재와 재난감시 현장에 이미 투입돼 활용 중인 '아리스 비틀(ARIS BEETLE)' 시리즈를 출시한 네스앤텍 등이 선두 주자다. 다만 산업이 비약적으로 반전하는 데 비해 관련 법·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적으로 좁은 국토와 산악 지형 위주의 환경에다 분단에 따른 안보규제 같은 물리적 제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파제한도 문제다. 전파법에는 드론의 영상전송을 수신 거리 30m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수십·수백미터 이상의 전문적 기능을 수행하는 드론을 개발하기 위한 길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는 것. 또 로봇과 달리 드론의 소관 부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내 모 드론업체 대표는 "레저형 드론과 무인항공기시스템의 경계가 기술 발전으로 허물어지면서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엄청나다"며 "비행금지구역이나 전파제한 규제를 완화해 우리 기업들이 기술을 쌓을 수 있게 해야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들과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경기자 -
[로봇 혁명] 배송 넘어 사람까지 태우는 드론… '하늘위 산업혁명' 시작됐다
산업 IT 2016.01.18 13:39:46"드론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 가히 산업혁명과 같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인류 역사에 자동차가 처음 나왔던 때를 상상하면 될 겁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세계 최대 규모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만난 글로벌 드론 1위 업체 중국의 DJI 임원은 "안전기술과 가상현실(VR)이 접목된 드론이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드론과 접목되는 과정으로 기술 진보가 이뤄질수록 드론의 쓰임새는 엄청나게 넓어질 것"이라며 "인류가 그동안 지상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100~200m 사이의 공간을 나는 상업용 드론이 상용화되면 과거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동안 군사용에 국한됐던 드론이 급속히 상업용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가면서 활용 분야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글로벌 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는 이유다. ◇中 DJI·이항 등 시장 주도=글로벌 드론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CES에 독립된 전시공간을 마련했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아예 전시장에 그물망을 쳐놓고 다양한 형태의 드론을 비행하는 볼거리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우선 DJI는 CES에서 대표작인 '팬텀3 4K'를 선보였다. 팬텀3 4K는 최대 1.2㎞를 비행할 수 있고 공중에서 촬영한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중국 업체 이항은 세계 최초로 파일럿 없이 사람이 탈 수 있는 '이항184'를 내놨다. 단 2시간 충전 후 100㎏까지의 사람이나 물건을 싣고 23분 비행이 가능하며 최고 속력은 시속 100㎞에 이르는 제품이다. 무엇보다 이항184는 사람이 탑승하는 드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항공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탑승객이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경로를 입력하면 드론이 자동으로 날아간다는 점이다. 이동 수단의 일대 혁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상업용 드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DJI가 무려 7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을 정도다. 업계도 DJI가 지난해 드론 업체 사상 최초로 10억달러 매출을 돌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의 2013년 매출이 1억3,000만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홍콩과학기술대를 다니던 프랭크 왕이 2006년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 설립한 드론 제조업체 DJI가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는 데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은 셈이다. ◇상업용 연평균 33% 성장, 2025년 910억달러=드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당연해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와 국제무인시스템협회 등이 발표한 보고서 등을 종합해 보면 상업용과 군사용을 합친 전체 시장은 2015년 70억달러 수준에서 2025년이면 최대 910억달러까지 전망된다. 기관마다 전망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상업용 드론 시장이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군사용 시장 연평균 전망치 9%보다 약 4배 높은 수치다. 또 상업용 드론 출하량도 지난해 8만대 수준에서 2025년에는 26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국제무인시스템협회(AUVSI) 등은 2025년에 이르러 드론 관련한 신규 일자리가 10만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봤다. 드론의 상업적 이용과 관련한 규제와 법 등이 국가별로 완화되면 드론을 조종하는 파일럿이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고비용의 유통 서비스가 드론으로 대체되면서 산업 전반에 일대 혁신이 일 것이라는 얘기다. ◇VR에 전용칩 탑재 등 기술 발전 속도 빨라=시장의 성장은 기술 발전에 바탕한다. 이미 4K 이상의 고화질 카메라 장착은 이제 기본이 됐고 여기에 충돌 방지와 배터리 및 충전 성능의 발전으로 비행시간이 길어지거나 속도까지 빨라지는 추세다. 또 드론 조종자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하거나 별도의 3차원 고글을 착용하는 제품이 늘었고 디자인도 다양해져 날개를 접고 펴는 드론에서부터 원형이나 사각형의 모양까지 등장했다. 탑재 칩도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다. 퀄컴이 CES에서 드론 전용 스냅드래곤칩이 탑재된 제품을 내놓자 인텔도 드론 전용 프로세서 개발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활용 범위도 크게 확장되고 있는데 아마존과 월마트 등은 이미 드론 배송 시범서비스에 돌입했고 일본의 소니는 지난해 말 드론법 시행에 맞춰 드론으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점검하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특히 구글은 조만간 충돌 방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의 '윙 프로젝트' 담당자 데이비드 보스는 "내년까지 드론별로 운영자를 식별하고 다른 비행체와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 난제인 충돌 방지 시스템을 개발해 본격적으로 드론 택배 시대의 막을 열겠다는 것이다. 다만 비상 상황시 대처 능력과 정밀 자동 이착륙 오차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광준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GPS 이착륙 오차가 3m 정도"라며 "이를 1㎝ 이하로 낮추는 방식으로 기술이 개발돼야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대경기자 kwon@@sed.co.kr -
[로봇 혁명] 극지탐사·재난구조까지 척척… 휴머노이드, 인간 한계 넘어선다
산업 IT 2016.01.14 18:29:53# 미래의 어느 날 한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다. 원자로의 열을 식혀야 할 냉각수가 유출되는데도 가압기의 자동 증기 배출 밸브가 작동하지 않는다. 냉각수가 새면 원자로가 과열되고 핵연료가 녹을 수밖에 없다. 원전의 냉각수 밸브를 잠가야 하지만 가까이 가기에는 너무 위험해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 이때 사람 모습을 한 형상이 뚜벅뚜벅 사고 현장으로 들어가 냉각수 밸브를 잠그고 나온다. 몸체 여기저기에 사고 현장에서 날아온 파편이 박혔지만 움직이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사람의 모습을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다. 최근 일본·미국을 비롯해 유럽·중국 등 과학기술 선진국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제어·기계·전자·네트워크·인공지능(AI) 등 로봇 원천기술의 총집합체인데다 먼 미래에는 재난 구조, 환자와 장애인 보조 등 사람이 하기 어렵거나 꺼리는 3D(difficult·danger·dirty) 업무까지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예로 든 가상의 원전 사고 사례도 휴머노이드의 유용성을 보여준다. 14일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지능형 로봇으로 분류되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지난 2009년 28억100만달러에서 2013년 52억8,200만 달러로 4년 동안 88.58%나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약 17%에 달할 정도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휴머노이드는 미래 지능형 로봇 원천기술의 총집합체라는 점에서 중요한 로봇 연구 분야로 꼽힌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 절대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기술 수준이 닿을 경우 사람의 신체를 닮은 만큼 다른 로봇이 구현하는 대부분 기능을 모두 도맡아 할 수 있다. 심해·우주 등 극지 탐사, 환자나 고령자를 돕는 업무, 인간의 오감을 모방하기 위한 각종 센서를 통한 감성 교류, 인공지능을 통한 의사소통 등 적용 분야가 무궁하다.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은 "휴머노이드 안에는 많은 원천기술이 포함돼 있어 미래 어떤 로봇을 만들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에 대한 각국 정부 차원의 투자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데 단기간에 실용화될 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까지만 해도 휴머노이드 개발 부문에서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는 일본이었다. 그러나 일본을 대표하던 신형 휴머노이드인 '아시모'가 원전 사고 당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자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었고 정부 투자도 주춤해졌다. 반면 미국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일본과 반대로 원전 사고 이후 주로 재난 구조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투자가 최근 이뤄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 주관하는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DRC)'가 인기를 끌면서 대중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독일도 최근 정부 차원의 휴머노이드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아직 후발국이지만 최근 적극적인 투자로 선진국 휴머노이드를 모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지원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센토'라는 첫 휴머노이드 개발로 출발한 한국은 미국·일본과 함께 이 분야에서 세계 3대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휴보(HUBO)Ⅱ'라는 휴머노이드로 DRC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투자 지원을 뚝 끊었다. 휴머노이드 연구의 주축을 이뤄온 KIST만 해도 2010년 이후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정회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 과장은 "재난 대응 로봇은 현재 선도적인 기술 보유 국가가 없는 상황으로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들이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R&D, 경진대회 개최 등 다양한 전략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
[로봇 혁명] 휴머노이드 상용화 10년은 걸려… 미래 내다보고 꾸준히 투자해야
산업 IT 2016.01.14 11:26:57"사람의 모든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은 인류의 이상이자 꿈이죠. 휴머노이드는 모든 로봇 가운데 가장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분야입니다. 당장 상용화할 수 없다 해도 장기적인 계획을 토대로 꾸준히 투자해야 합니다." 여준구(58·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장은 1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휴머노이드 연구개발의 의의와 투자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먼 미래에 사람이 하기 힘든 일들을 대체해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장의 쓰임새만 보고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요지였다. 여 소장은 "최근까지는 휴머노이드가 투자 대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세계 각국이 정부 차원의 투자는 많이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때 제 역할을 할 만한 휴머노이드 하나가 없었다는 이유로 여러 나라가 다시 관심을 높이고 있고 '다르파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DRC)' 등을 통해 대중 홍보도 많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경우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는 연구자는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한 명밖에 없을 것"이라며 "휴머노이드는 단기적인 이익을 바라면 투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 소장은 무엇보다 한국이 단기간에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은 만큼 앞으로의 휴머노이드 분야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전체적인 시스템 기술과 원천기술에서 미국·일본 등과 톱 3를 이루는 만큼 꾸준한 투자로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여 소장은 "한국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은 2004~2005년께인데 고작 10년이 지난 지금 원천기술로도 최소 톱 3 안에 드는데다 지난해 오 교수가 DRC에서 우승하면서 사실상 시스템 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은 짧은 시간 안에 적은 돈으로도 세계 선두권에 오른 만큼 현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소장은 다만 현재의 기술력에 비춰볼 때 시장의 수요가 있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계적으로는 발가락과 발바닥 근육으로 무게중심을 잡는 사람과 달리 평평하고 큰 발바닥만 장착한 휴머노이드의 보행 안정성이 떨어지는데다 자율적으로 움직일 정도의 인공지능(AI) 기술도 개발이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여 소장은 "지금의 휴머노이드는 당장 쓰기에는 험한 길을 잘 걷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한번 쓰러졌다 일어나기도 쉽지 않다"며 "게다가 현재 원격조종은 가능하지만 스스로 판단해 움직일 수 있는 AI 기술까지 갖추려면 한참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휴머노이드가 미래 사람의 일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휴머노이드는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주로 대체할 것"이라며 "조선소가 자동화될 때 노동자들과 잡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용접 공정 조종 등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듯 휴머노이드도 직업을 뺏는다기보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
[로봇 혁명] 보행보조서 산업기자재 운반까지… 웨어러블 로봇, 삶의 한 부분이 된다
산업 기업 2016.01.12 18:35:46日 혼다 지난해 '보행 어시스트' 상용화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업체도 개발 박차 사람이 입고 조작해 오작동 불안감 적어 건설·농업·의료 등 활용 분야도 다양 자연스런 행동 재현 '동력원 기술' 과제 외계 생명체와의 전쟁을 다룬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웨어러블 로봇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병사들은 하나같이 '엑소 슈트'라고 불리는 전투 장비를 외투처럼 입고 전투에 나선다. 웨어러블 장비 덕에 군인들은 더 빨리 달리고 팔에서 총을 쏠 수 있고 외계 생명체와 대적할 수 있다. 이는 더 이상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웨어러블 로봇인 '헐크(HULC)'는 90㎏ 이상의 짐을 짊어지고 시속 16㎞로 뛰어다닐 수 있다.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웨어러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웨어러블은 인간의 능력을 보완해주고 확장해준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센서와 모터·감속기·배터리·제어기 등으로 구성된다. 착용자의 의지대로 움직이면서 기계의 힘을 이용해 근력 등을 강화해주는 장치라고 보면 쉽다. 당장 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들의 이동과 간병 등이 사회문제다. 우리나라만 해도 오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노인비중 14%)가 되고 2030년에는 노동인구가 280만명이나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이 되는 게 바로 웨어러블 로봇이다. 스마트카의 도입이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도 고령화가 꼽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웨어러블 로봇은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걸을 수 있게 하거나 노약자의 보행을 돕는 제품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상용화를 준비 중인 '로빈'은 기계에 하체를 고정하고 목발이나 지팡이 등 보조장치를 짚고 일어나면 착용자의 조작에 따라 한 걸음씩 걸을 수 있다. 지금은 걷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일일이 조정을 해야 하지만 나중에는 뇌파를 읽어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이 가능하다. 실제 이동 보조 로봇 'HAL'은 착용자의 "걷고 싶다"는 생각을 신호로 포착해 해당 동작을 하도록 하는 작동원리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4년 보행보조 장치를 통해 사람의 근력 향상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기술에 대해 미국에 특허를 냈다. 상품화된 제품도 있다. 지난해 혼다는 보행이 불편한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보행 어시스트'의 임대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가 진행되면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요구도는 매우 커질 것"이라며 "휴머노이드와 달리 착용식 로봇은 인간이 인지하고 판단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완전 자동화 구현을 하는 여타 로봇보다 활용도가 자유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웨어러블의 활용도는 넓다. 1차적으로 사람이 움직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오작동에 대한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인간의 힘을 최대한 발휘할 필요가 있는 전쟁 이외에도 건설이나 농업 등 적용 분야가 많다. 기본적으로 △산업용 △군사용 △생활지원용 △의료용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하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도 산업현장에서 이용될 수 있는 제품이다. 2013년 30㎏을 들 수 있도록 제작돼 시연까지 마친 상태다. 이르면 내년 초에는 두 배 수준인 60㎏을 들 수 있는 제품이 개발된다. 파나소닉도 물류창고나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는 '어시스트 슈트'의 판매에 나섰다. 생기원의 '하이퍼'는 차량 이동이 불가능한 재난환경에서 소방관들이 무거운 물건이나 사람을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웨어러블 로봇은 주로 외골격 로봇(robotic exoskeleton)이 주를 이룬다. 곤충처럼 뼈대가 외부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시장조사업체인 ABI리서치가 최근 발간한 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외골격 로봇 산업은 2014년 6,800만달러(약 823억원)에서 연평균 39.6% 성장해 2025년에는 1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쟁국보다 시작은 10년가량 늦었지만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다만 웨어러블 로봇에도 기술장벽은 있다. 바로 동력원이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이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해 오랜 시간 동안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아크 원자로 덕이다. 현실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동력원 해결이 과제다. 보다 자연스럽게 인간의 움직임을 재현하거나 도울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력원을 어떻게 푸느냐가 핵심인 셈이다. 전기자동차와 비슷한 운명이다. 플러그를 쓰게 되면 이동반경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업계의 관계자는 "로봇에서 동력원은 에너지 효율 및 운용시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통상적으로 배터리라고 부르는 2차전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앞으로는 기계 같은 로봇이 아닌 슈트 형태로 가벼워지고 편한 웨어러블 로봇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
[로봇 혁명] 인공지능·빅데이터 탑재… 스마트카, 생각하는 로봇이 된다
산업 기업 2016.01.12 17:45:33"자동차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하기 위한 가장 완벽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 퀄컴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몰렌코프는 CES 2016 패널 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십~수백TB 용량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스스로 주행환경을 판단하고 차량을 움직이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실현은 AI가 탑재될 때에야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곧 자동차가 생각하고 학습하는 '스마트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언이기도 하다. 글로벌 정보기술(IT)·자동차 업계는 현재 완전한 자율주행차라는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면전에 돌입했다. 바꿔 말하면 인간처럼 사고하는 '바퀴 달린 로봇'을 만들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는 완전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홈을 통합해 스마트 융복합 산업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 역시 스마트카·스마트홈을 통합 지배하는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구상이다. ◇본격 점화한 글로벌 로봇 자율주행차 전쟁=초기 자율주행차는 각종 카메라 센서를 차량에 부착, 도로 상태를 감지하고 차량의 위치를 약간 조종하거나 운전자에게 알리는 수준이었다. 완전 자율주행차는 인간과 유사한 두뇌를 달아 차를 로봇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CES 2016서 발표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카용 인공두뇌인 '드라이브 PX 2'가 한 예다. 이 컴퓨터는 볼보에 탑재될 예정이며 기아자동차·아우디·BMW·다임러·포드 등도 엔비디아와 유사한 기술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현재 최고 사양 노트북PC 150대를 합친 연산능력을 자랑하는 이 슈퍼컴퓨터는 자동차에 내장돼 각종 도로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중앙 클라우드 시스템에 보내 다른 차량에 탑재한 다른 컴퓨터들이 공유하고 학습할 수 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차량이 수만 가지의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을 인간의 뇌 신경망과 최대한 비슷해지도록 끌어올리는 게 지능형 슈퍼컴퓨터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도요타 역시 5년간 10억달러(약 1조2,113억원)를 들여 자율주행차용 로봇·AI 연구를 위한 '도요타리서치인스티튜드(TRI)'를 미국에 세운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구글서 AI로봇사업을 총괄하던 제임스 커프너 디렉터뿐 아니라 MIT와 스탠퍼드대 등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AI·로봇공학자를 흡수하고 있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창업자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로스앤젤레스(LA)를 출발해 뉴욕까지 갈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오는 2018년까지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 밖에 BMW·포드·폭스바겐 등은 아예 스마트카와 스마트홈을 연결해 스마트홈까지 통제할 수 있는 스마트카를 꿈꾸고 있다. 이 구상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아마존 같은 업체들도 뛰어든 상황이다. ◇한국 기업 기술 글로벌 수준 미달…기술 못 따라가는 규제도 문제=이처럼 지능형 자율주행차를 향한 각국 기업의 다툼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조사한 산업기술 수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스마트카 기술 수준은 유럽을 100%로 봤을 때 83.8%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97.6%, 중국은 67.1% 정도였다. 현재 국내 완성차 기업인 현대·기아차는 벌어진 격차를 메우기 위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상태다. 현대차는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모델인 EQ900에 국산차 최초로 초기 형태의 자율주행 기술인 고속도로주행지원 시스템을 탑재한다. 기아차는 2030년까지 지능형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2018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2조원을 스마트카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관련 법규 제정이 지지부진하면서 지능형 자율주행차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가장 선진적인 미국은 네바다를 비롯한 5개 주에서 무인차 도로주행을 허용하고 있다. 뉴욕·일리노이를 비롯한 다른 12개 주도 관련 제도를 심사하고 있다. 덕분에 구글·아우디 같은 IT·완성차 기업들의 자율주행차 도로주행 실험 데이터가 방대하게 쌓이고 있다. 반면 당장 도로교통법상 일반도로에서 운전자가 양손을 놓은 채 운전하는 것부터 불가능한 한국에서 자율주행 실적은 없다시피 하다. 지난해 11월22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한 '미래성장동력 챌린지 퍼레이드'에서 자율주행차가 서울시내 도로를 3㎞ 운행한 것이 첫 번째 공식 사례다. 구글의 도로 자율주행 실적은 193만㎞에 이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난해 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을 가능케 할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세부 시행령이 정립되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한 형편"이라며 "시행령부터 보험 같은 관련 분야 전체에 대한 세부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
[로봇 혁명] 스마트카는 있고 핵심부품은 없는 한국
산업 기업 2016.01.12 17:43:22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 현장서 반도체 기업 퀄컴의 로고는 유난히 자주 눈에 띄었다. 퀄컴 전시관은 총 세 곳. 스마트카 업체들이 모이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북쪽에도, 가전업체들이 모여 있는 중앙무대에도 있었다. 퀄컴은 이번 CES 2016에서 차세대 스마트카의 통신용 칩인 '스냅드래건 820A'를 비롯해 스마트드론용 칩 등 미래산업을 위한 다양한 핵심 부품을 선보였다. 퀄컴과 협력해 자율주행차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실리콘밸리 기업 '나우토'의 필 랩슬리 부사장은 "우리는 퀄컴의 반도체를 기반으로 스마트카가 도로환경을 학습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SW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 두 곳에 대한 기술 적용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융복합 산업의 경연장인 CES 2016에서 주인공은 삼성전자·LG전자 같은 가전 회사나 기아자동차·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업체들뿐이 아니었다. 드론에서 로봇·스마트카에 이르는 차세대 기기들의 핵심 부품을 설계하고 만드는 기업들도 앞다퉈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경연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세계적 그래픽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아우디·볼보에 탑재를 논의 중인 세계 최초 스마트카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드라이브PX2'를 공개했다. 브로드컴은 보다 정확한 차량 위치 추적과 원활한 차량 간 통신을 위한 스마트카용 GNSS 무선통신칩을 선보였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인텔의 전시관은 인텔의 칩을 단 최신 드론을 체험해보려는 참관객들로 붐볐다. 인텔은 드론들이 서로를 인지해 비행 중 충돌을 방지하는 '리얼센스' 기술을 적용한 중국 업체 유닉의 '타이푼H' 드론을 시연했다. 이에 질세라 전통적 차량 부품 업체도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았다. 델파이는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인 V2E(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선보였다. 자동차가 다른 차, 신호등, 보행자의 스마트폰 같은 만물과 인터넷으로 연결돼 위험을 회피하고 자율주행을 실현하는 게 V2E의 구체적 내용이다. 폴크마 덴너 로버트보쉬그룹 회장은 스마트홈·스마트시티와의 연계성이 강화된 미래형 스마트카 콘셉트를 제시했다. 이처럼 글로벌 부품 기업들의 뜨거운 경쟁 무대에서 한국 기업은 260㎡(약 80평) 규모로 참가한 현대모비스를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현대모비스 역시 차세대 자율주행차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같은 기존 시스템을 전시한 데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론 분야에서도 바이로봇이 유일하게 독립 부스를 구성했지만 국내 드론용 반도체 기업의 전시관은 전무했다. 스마트카와 드론 같은 각종 융복합 산업들이 대세로 등장하면서 이들의 발전을 뒷받침해줄 핵심 부품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전 세계 자율주행차 연간 판매량은 23만대, 2035년에는 1,1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기업은 눈에 띄지 않는 실정이다.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나 SW 기업이 부재한 한국의 현실이 스마트카 산업에서의 기술우위 확보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CES 2016 현장서 만난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계의 스마트카 핵심기술 수준이 미약해 어쩔 수 없이 실리콘밸리 기업과 협업할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폰 업체들이 ARM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원천기술 보유기업에 매년 수조원의 기술 로열티를 지불하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스베이거스=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
인공지능 로봇이 4차 산업혁명 이끈다
산업 기업 2016.01.11 18:18:22지난 7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의 미즈호은행 도쿄중앙지점. 3층 자산운용 상담창구를 찾자 입구에서 감정인식 로봇 '페퍼'가 가장 먼저 반긴다. 미즈호은행은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페퍼를 지난해 7월부터 주요 지점에 배치해 접객 업무를 맡기고 있다. 일본어로 간단한 인사를 건네자 페퍼는 답례와 함께 방문목적을 물었다. 가슴의 스크린을 터치하자 각종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등 웬만한 창구직원 못지않은 역할을 척척 수행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 2016'에도 참가한 페퍼는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을 탑재해 한층 똑똑해졌다. 미즈호은행의 한 관계자는 "머지않아 창구에서 직접 고객 상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드론·자율주행 등 혁신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도 제조업 부흥에 로봇을 적극 활용하면서 산업용 로봇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금융·유통·물류 등 서비스업에서도 로봇과 드론이 속속 도입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09년 67억달러이던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14년 167억달러로 두 배 이상 커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전 세계 제조업 공정 중 10%에 머물러 있는 로봇 활용도가 오는 2025년에는 25%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이를 '로봇 혁명'으로 명명했다. 특히 AI 로봇 기술은 공장 자동화는 물론 각종 무인기기와 자율주행 스마트카 등과도 접목돼 제조업 혁신과 딥러닝·헬스케어 등 일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증기기관(1차), 전기(2차), 컴퓨터·인터넷(3차)에 이어 로봇발(發)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키워드도 '4차 산업혁명'으로 정해졌다. 백봉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은 "우리도 로봇을 기반으로 다른 산업의 성장을 꾀하는 한편 관련 규제 완화와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성행경기자 라스베이거스=이종혁기자 sain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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