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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곧 금리 인상 속도 늦추는게 적절"…12월 빅스텝 시사
국제 경제·마켓 2022.11.15 15:41:27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긴촉 속도 조절을 예고하며 다음 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곧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 4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12월에는 인상폭을 0.5%포인트로 낮출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를 금리 인상 중단으로 확대 해석하는 데 대해서는 경계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들은 새로운 전망을 제출할 것”이라며 “분명한 점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있다는 점,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데이터에 기반해 신중하게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 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지연이 있을 수 있다”며 “이에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데 제한이 있는지 확인해가면서 더욱 차근히 데이터에 기반해 움직이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월 FOMC 기자회견에서 인상 속도는 줄이되, 인상 기간을 더 오래 유지해 최종 금리를 더 높이 올리는 쪽으로 통화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고 밝혔다. 최근 연준이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관련 지수에는 상반되는 데이터가 혼재한다. 10월 CPI가 물가 상승세 완화 기대감을 키운 반면 11월 미시간대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5%에서 5.1%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 연은이 발표한 10월 소비자기대 역시 1년 뒤 인플레이션 기대가 5.9%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상승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예상보다 더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고객 노트에서 연준의 정책 기준이 되는 지표인 근원 PCE가 내년 말 2.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월 근원 PCE는 5.1%였으며, 연준의 최신 전망은 올해 말 4.5%, 내년 말 3.1%다. 골드만삭스의 스펜서 힐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마이크로칩 출하량이 2019년 대비 42% 증가하는 등 공급망 지수가 개선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임금 상승의 하락, 주거비 상승세 둔화로 내년 근원PCE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CPI 예상치 하회…12월 FOMC '빅스텝' 가능성 ↑"
증권 국내증시 2022.11.11 08:24:37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은 예상 대비 높을 수 있어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10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CPI는 전년 대비 7.7% 올랐다. 지난 9월 8.2%에서 7%대로 떨어진 것으로, 올해 1월(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컨센서스였던 7.9%도 밑돌았다. 10월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6.3% 상승해 시장이 예상한 6.5%와 전달 상승률 6.6%를 밑돌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소비자물가 둔화에는 전월비 기준 중고차·트럭 가격, 항공운임, 의류 등이 가격 하락세를 보인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며 “식품과 운송서비스, 신차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점도 물가 하향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했다. 다만 에너지와 숙박비는 상승 전환했으며, 외식비와 주거비 등도 상승을 이어갔다. 이번 CPI 결과로 미국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서 발표하는 공급망 압력지수의 하락세와 ISM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구매물가지수 하락 등도 공급 차질에 대한 기업들의 인플레 부담 완화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0월부터 6%대로 높아지며 상승폭을 확대해온 만큼 높았던 기저효과가 이후 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택 및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가 여전해 연준의 정책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특히 주거비용이 전년 동월 대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전월과 비교했을 때에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며 “임대료지수가 CPI 임대료 가격 지수보다 12개월 선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중반까지는 주거비에 의한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WTI 기준 배럴당 80달러 중반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어 에너지 가격의 물가 하락 기여도도 점진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12월 고용보고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12월 FOMC에서 연준의 점도표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남아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매파 연준'에 한은도 화들짝…이달 빅스텝 고민 깊어진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1.03 17:52:22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금리 역전 폭도 1%포인트로 확대됐다. 특히 최종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이달 24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게 된 만큼 25bp(1bp=0.01%포인트)와 50bp 사이에서 인상 폭을 두고 격렬한 토론이 예상된다. 한은은 3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시장 영향 등을 점검했다. 미 연준이 금리를 75bp 올릴 것은 예측 가능했지만 이후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는 한은도 놀란 눈치다. 이날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파월 의장이 최종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높고 금리 인상 중단을 생각하는 건 매우 시기상조이며 과대 긴축이 과소 긴축보다 수정하기 쉽다고 한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물가·환율 고공 행진, 금융 불안 등의 주요 변수가 뒤엉키면서 통화정책의 난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6원 40전 오른 1423원 8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10월 말 외환보유액은 4140억 1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27억 6000만 달러 줄었다. 9월(-196억 6000만 달러) 대비 감소 폭이 크게 줄었지만 8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민간 소비가 서서히 위축되는 가운데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등으로 인한 시장 충격도 커지고 있다.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질문을 받지 않을 정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9월 FOMC 직후 열린 비상거금회의에서 “(25bp씩 점진적 인상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고 말하면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만큼 금통위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10월 금통위에서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이 금리를 25bp만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당시 50bp 인상 의견을 냈던 금통위원 중 한 명이라도 25bp 인상으로 기운다면 3 대 3으로 갈려 이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쥔다. 1998년 이후 한은 총재가 금리 결정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은 단 세 번뿐이다.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5%대로 올라갈 경우 이 총재가 제시한 한은의 최종금리 3.5%도 높아질지 관심사다. 최종금리가 3.5%보다 높아진다면 한은의 금리 인상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를 앞두고 10월 금통위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이 총재가) 최종금리를 최소 3.75%로 시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정치권 '열석발언'까지 언급…금통위 빅스텝 견제하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1.02 18:00:39고물가가 좀체 잡히지 않는 가운데 ‘돈맥경화’ 현상까지 나타나자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가 대응과 한미 간 금리 격차만 따지면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필요하지만 경기 침체나 살얼음판인 자금 시장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지난 10년간 사문화됐던 ‘열석발언(列席發言)’까지 꺼내 들며 금통위 압박에 들어갔다. 한은에 따르면 이승헌 부총재는 3일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시장 영향을 살펴본다. 문제는 FOMC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치권과 정부·시장 등에서 금통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데 있다. 1일 윤창현(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최근 한은의 금리 인상은) 가학적 금리 인상”이라며 “한국은행법에 열석발언권이 있는데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해 금융시장 전반적 상황을 고려한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그런 생각을 많은 분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안해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한은법 91조에 따른 열석발언은 기획재정부 차관이나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제도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크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2013년 이후 한 번도 활용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됐다. 시장에서는 실제 열석발언을 하지 않더라도 이를 언급한 자체만으로 빅스텝 등 최근 금리 인상 행보에 대한 정부 일각의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도 연말 적정 금리를 3.73~4.02%로 추정하면서도 이만큼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봤다. 가계부채 등을 고려했을 때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만큼 적정 금리에 서서히 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물가·고금리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경기 하강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 방향을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 방어’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 시 발생할 수 있는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두 번의 빅스텝에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전환…물가 불안 지속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25 06:00:00향후 1년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이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국제 유가 하락에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소비자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높은 물가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계속되면서 소비심리도 3개월 만에 악화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은 4.3%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4.3%), 9월(4.2%) 연속 하락했으나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과거 1년에 대한 물가 수준을 묻는 ‘물가 인식’은 5.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 전환한 것은 공공요금 인상 등 전반적인 고물가 상황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1.9%), 농축수산물(42.6%), 석유류제품(39.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요금 응답 비중이 12.3%포인트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외식가격 상승 지속 등으로 소비자들이 체감 물가가 낮지 않다고 생각해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 금리로 인한 환율 요인 등도 심리적 영향을 줬는데 워낙 변동성이 커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지수 수준이 100 이하인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취업기회전망은 70으로 전월 대비 6포인트 떨어졌다. 9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71만 명 늘었으나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떨어졌다. 향후 1년 뒤 집값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64로 3포인트 하락했다. 역대 최저 기록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주택 가격 전망 CSI가 100 이상이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답변이 많고 100 이하면 떨어질 것으로 보는 답변이 많았다는 의미이다. 황 팀장은 “아파트매매가격 하락, 매수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가격전망이 6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
같은 50bp 인상인데 10월 빅스텝이 7월과 달랐던 4가지 이유 [조지원의 BOK리포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8 08:00:00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1년 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역사에 남을 이번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7월 13일과 10월 12일에 단행된 두 번의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의 50bp(1bp는 0.01%포인트) 인상은 미국의 75bp 인상에 버금가는 것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며 빅스텝으로 강도 높은 긴축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두 번의 빅스텝은 불과 3개월 시차를 두고 이뤄졌지만 인상 과정이나 시장 반응은 전혀 다르다. 3개월 사이 국내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상단까지 오르면서 속도 조절론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금융통화위원회 만장일치로 이뤄졌던 7월 빅스텝과 달리 이번 빅스텝은 금통위원 가운데 2명이나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 직후 나온 이 총재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제시)도 몇 달 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워졌다. 시장에서는 11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25bp 오를지 50bp 오를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①이창용 “고환율로 인한 자본유출 고려할 수밖에” 3개월 동안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 의장의 잭슨홀 경제심포지엄 연설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FOMC)의 최종금리 발표 이후 긴축 기조 강화 기대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미 달러화가 무섭도록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7월 금통위 당시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안팎이었는데 10월 금통위 전엔 1410~1440원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고환율이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외화 유출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그동안 통화정책에서 환율 변동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던 한은의 입장도 크게 달라졌다. 이 총재는 12일 빅스텝 결정 직후 “환율 때문만은 아니지만 환율의 급격한 절하가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시인했다. 이 총재는 15일 미국 워싱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강연에서도 “말할 필요도 없이 한은은 특정 수준의 환율을 방어하려 하지는 않지만 급격한 환율 변동이 금융 안정에 가져올 수 있는 자본유출 압력 증대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경식 통화정책국장도 17일 블로그를 통해 “(10월 기준금리 결정에서) 환율 상승으로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된 점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홍 국장은 “통화가치 약세 전망은 외국인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거나 만기도래분 재투자를 지연시키는 유인으로 작용한다”라며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직간접 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에 미치는 파급효과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목표로 하는 한은이 고환율(로 인한 고물가)을 우려해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②경제 펀더멘탈 악화에 경기 둔화 우려 고조 그러면서 경기 둔화 우려는 훨씬 더 커졌다. 물가 이외에도 신경을 써야 할 변수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김웅 조사국장이 17일 작성한 블로그에 따르면 8월 경제 전망 이후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미 연준의 긴축에 러시아의 대(對)유럽 가스공급 축소, 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과 도시 봉쇄 등으로 내수·수출 모두 둔화됐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유럽, 중국의 경기가 동반 위축되면서 글로벌 경기 하방 리크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한은이 추진해온 금리 인상 영향이 서서히 반영되고 있다. 한은은 금리 상승이 부동산 가격 하락과 이자 수지 악화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세를 둔화시키는 가운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설비·건설 투자도 지연되거나 제약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빅스텝만으로 성장률이 0.1%포인트 더 낮아질 수 있다. 결국 한은 조사국은 8월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2.4%에서 2.1%로 낮춘 데 이어 이달 금통위에선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 펀더멘탈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327억 14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최대 적자인 1996년(206억 2400만 달러)보다 크다. 2008년(-132억 6700만 달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결국 8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4월이 아닌 달에 경상수지가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2월 이후 한 번도 없었다. 9월 말 외환보유액은 4167억 7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196억 6000만 달러 줄면서 2008년 11월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③고물가 상황은 같지만 7월보단 급박함 덜해 7월과 10월 빅스텝 모두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같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물가 상황은 조금 달랐다. 7월 금통위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4.8%, 5월 5.4%, 6월 6.0% 등으로 빠르게 상승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를 돌파한 상태였다. 당시 한은은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으로 고물가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선제적 대응을 위해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통위 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6.3%, 8월 5.7%, 9월 5.6% 등으로 조금씩 떨어지는 중이다. 한은은 환율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상당 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안정목표인 2%를 훨씬 넘는 물가가 계속된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은 측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전망이 나온 것은 8월도 마찬가지였으나 당시엔 25bp 인상에 그쳤다. 특히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총재 간담회에서는 고물가 고착화 방지나 물가·임금 상호작용 우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물가만 본다면 7월 빅스텝과 같은 급박함은 덜한 셈이다. ④중립금리보다 높일지 이견…비둘기파의 등장도 변수 기준금리 수준 자체도 달라졌다. 7월 빅스텝 당시엔 기준금리가 1.75%에서 2.25%로 올랐는데 10월 빅스텝으로는 기준금리가 2.50%에서 3.00%까지 올랐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 총재는 7월 50bp 인상으로 중립금리 하단에 진입했고 8월 25bp 인상에 중립금리 중간 정도로 왔다고 평가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균형금리를 말하는데 추정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통상 범위로 추정한다. 10월 50bp 인상으로 중립금리 상단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의 금리 인상은 경기 위축으로 직결될 수 있다.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더 높게 올려 경기를 꺾으면서까지 물가를 잡아야 하는 지를 두고서는 금통위 내부에서 이견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12일 간담회에서 “5%대 이상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된다면 과연 중립금리 수준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더 높은 수준으로 가야 할 지에 대해 금통위원 간 굉장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7월 금통위 직후 신성환 금통위원이 금통위에 합류하면서 구성도 다소 바뀌었다. 신 위원은 취임 당일 통화정책 성향을 묻자 “비둘기 고기는 못 먹고, 매 고기는 진짜 못 먹는다”라며 농담으로 대응했으나 이번 금통위에서 25bp 인상 소수의견을 내면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확인됐다. 그동안 금통위 내 유일한 비둘기파로 꼽혔던 주상영 금통위원과 함께 세를 불린 만큼 향후 금통위 내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
이창용 “韓 빅스텝은 美 자이언트스텝 수준…시장과 소통 쉽지 않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5 23:00:00“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미국은 10%도 미치지 못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60%가 훨씬 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의 50bp(1bp는 0.01%포인트) 금리 인상은 미국의 75bp 인상에 버금가는 것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15일(현지시간)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한국의 통화정책’에 대해 강연을 통해 두 번의 빅스텝을 밟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한은은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7월과 10월에 각각 금리를 50bp씩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먼저 7월 빅스텝을 한 것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까지 높아지고 근원인플레이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4%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고물가 상황 고착화를 막기 위한 강한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상 처음으로 소위 빅스텝을 하면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빅스텝 결정 당일 ‘당분간 금리를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해 나가겠다’라는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제시)도 제시했다. 이를 두고 이 총재는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강조했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났다고 자평했다. 이 총재는 베이비스텝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첫째, 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가 3% 정도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에 금융시장이 역사상 처음 50bp 인상된 사실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라며 “둘째는 지난 1년간 정책금리를 빠르게 인상(+125bp)한 데 따른 영향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셋째로는 미국의 경제여건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은 편이며 노동시장 과열도 덜한 상황이어서 연속 빅스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총재가 포워드 가이던스를 발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잭슨홀 경제심포지엄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 기대가 크게 강화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이 총재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어느 정도 예견된 내용이었으나 9월 연준의 점도표로 나타난 연준의 2022년 말 금리는 한은이 생각했던 수준보다 50bp 이상 높아진 수준이었다”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도 크게 증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은이 10월에 다시 한번 빅스텝을 한 것은 25bp씩 올리겠다는 전제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구체적으로 글로벌 성장률 하락 전망으로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으나 예상 밖 환율 상승으로 5~6%대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은은 특정 수준의 환율을 방어하려 하진 않지만 급격한 환율 변동이 자본유출 압력 증대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엔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11월 미 연준의 결정, OPEC+의 감산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움직임, 중국 당 대회 후 제로 코로나 정책의 변화 가능성, 엔화와 위안화의 변동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총재가 당분간 25bp씩 금리를 올리겠다고 하면서 한미 역전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면서 원화 절하를 심화시켰다는 비난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할 때 9월 FOMC 결정을 보고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조건부를 이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강조하기 위해 “한은은 정부로부터 독립돼 있지만, Feb로부터는 독립돼 있지 못하다”라는 말로 설명도 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지난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를 조건부로 받아들이기보다 서약(commitment)이나 약속(promise)으로 여기는 것 같다”라며 “미래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던 오랜 방식에서 벗어나기에는 현실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여러 가지 애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
한은 또 빅스텝…경기보다 환율 급했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2 18:14:1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올해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이자 사상 최초의 5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좀체 꺾이지 않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자 석 달 만에 또다시 빅스텝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서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가계와 기업의 공포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열고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3.00%로 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2.1%)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5~6%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환율 상승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자본 유출과 외환시장 쏠림 현상 등이 금융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원 30전 내린 1424원 90전에 마감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초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으면 한미 금리 차는 1.00%포인트로 다시 벌어진다. 이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가 3.50%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 “금통위원 다수의 견해와 다르지 않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11월 24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가계와 기업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빅스텝으로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이 12조 2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해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 1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2.50%포인트 오르면서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총 33조 원(1인당 164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알지만 경제 전반의 더 큰 손실을 막으려면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
똘똘한 '안전투자'라더니…빅스텝에 70%가 신저가 기록
증권 재테크 2022.10.12 18:03:57한국은행의 역대 두 번째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상장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가 직격탄을 맞았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지며 배당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예적금 및 채권 상품의 금리가 5%대를 육박하며 리츠의 배당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상장 리츠 21개의 70%에 해당하는 15개가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우량 리츠로 꼽혔던 상품들이 장중 5~7%씩 추락하는 등 충격이 상당했다. 국내 최초로 5성급 호텔을 자산으로 보유하며 주목 받았던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장중 7.30% 급락했고 임차율 99%인 여의도 오피스 빌딩을 주요 자산으로 하는 코람코더원리츠도 장중 7.72%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해외 물류센터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미래에셋글로벌리츠, 해외 오피스에 투자하는 마스턴프리미엄리츠, SK디앤디가 든든한 스폰서로 있는 디앤디플랫폼리츠 등도 이날 장중 5~6%씩 추락하며 1주당 3500~3800원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의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이 리츠의 추락을 이끌었다. 기준금리 3% 시대를 열며 리츠의 경쟁력이 급격히 훼손됐다. 통상 리츠는 유상증자나 저금리 대출 등을 이용해 오피스·쇼핑몰·호텔·물류센터 등의 부동산을 매입한 후 임대료를 받아 수익의 90%를 투자자들과 나누는 구조로 짜여있다. 금리 인상기에는 금융·이자 비용이 늘어 배당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이자 비용이 수익을 넘어설 경우는 ‘배당 컷(배당 삭감)’이 나올 수 있어 금리 인상기에는 리츠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경향이 크다. 실제 미국발 고강도 긴축 불안이 커진 9월부터 상장 리츠의 주가는 급격한 하락을 거듭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거래된 상장 리츠 20개의 평균 손실률은 14.16%에 이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7.63% 내린 것과 비교하면 시장 수익률의 2배 가까이 밑돈 셈이다. 리츠 투자자 대부분이 배당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라는 점도 최근 리츠의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우량 회사채와 예·적금 금리가 5~6%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굳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리츠 상품을 통해 배당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돌파하는 등 신규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것도 리츠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츠의 부진이 이어지는 지금이 우량 리츠를 보유할 투자 적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 당국이 앞으로는 연금저축 펀드를 통한 상장 리츠 투자를 허용하는 등 리츠 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배당 가능 이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리츠의 속성상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유상증자가 필수적인데 지금처럼 경쟁력이 떨어져 투자자의 선택권이 높아진 시기에는 개별 리츠의 상품성이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안정적인 임차인과 계약 조건이 돋보이는 한국 상장 리츠를 좋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
급격한 원화 절하에 빅스텝 초강수…李 "최종금리 3.5% 전망 합리적"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2 17:59:42역시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개월 만에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다시 단행한 것은 환율이 우리 경제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자 환율이 출렁이며 물가에 영향을 줬고 한미 간 금리 역전 폭마저 점차 벌어져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위험도 커졌다는 평가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 “환율 때문에 빅스텝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 쏠림 현상을 유발하는 등 금융 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9월 이후 원화 가치의 급격한 절하가 부담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환율의 급격한 절하가 수입물가를 올려 물가가 정점 이후 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기간 늦출 수 있는 위험을 고려했다”며 “두 번째로 너무 크게 (한미) 금리 차가 벌어졌을 경우 외화 유출이 커질 수 있고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등으로 외화 유동성을 압박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될 수 있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그간 한미 금리가 역전돼도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가운데 이 총재가 처음으로 외화 유출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연말까지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9월 중 순유출로 전환하자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4원 90전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원 30전 내리는 등 전날의 급등에서 다소 안정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장 13일(현지 시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11월 24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로 향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가 3.50%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관련해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1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국제 에너지 가격 움직임 등 대외 여건 변화와 이로 인한 국내 물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경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드러냈지만 11월 당장 추가 빅스텝을 결정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여기에는 만장일치로 빅스텝을 결정했던 7월과 달리 두 명(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의 소수 의견(0.25% 인상)이 나온 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상 폭) 25bp와 50bp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려 많은 토론이 있었다”며 “금통위원들의 전반적인 의견은 워낙 불확실성이 심하다는 것으로, 11월까지 여러 요인이 시장에 주는 영향을 보고 인상 폭을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이 11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12월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기준금리가 4.5%까지 뛰는 만큼 한은이 11월 빅스텝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이번 빅스텝으로 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해 내년 성장률이 당초 전망했던 2.1%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 안정을 위해 경기 침체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묻자 이 총재는 “금통위원 간 의견이 다른 상황”이라며 “중립금리 수준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야 할지에 대해 굉장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4월·5월·7월·8월에 이어 10월까지 5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이번 빅스텝으로 당장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지고 가계·기업의 부채는 12조 2000억 원이 늘어난다. 통화 당국으로서도 경기 침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5% 이상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오후시황] 금통위 빅스텝에 안도한 코스피…2200선 회복 시도
증권 국내증시 2022.10.12 14:45:59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결정하자 혼조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2200선 회복에 성공했다. 12일 오후 2시 43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5.93포인트(0.27%) 오른 2198.0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72포인트(0.03%) 내린 2191.35에 출발한 뒤 오후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다만 장중 2200선을 회복했지만, 소폭 하락하면서 2200선을 하회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1953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770억 원, 1320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상승 반전했다고 진단한다. 특히 장중 미국 기업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중국 공장에 대해서는 수출 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0%까지 인상한 점도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총재는 최종 금리 수준을 3.5% 수준으로 보는 시장 기대에 대해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이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서 더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에 한국채금리 3년물, 10년물은 모두 20bp 이상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오후 들어 1430원을 하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0.90%)와 SK하이닉스(2.88%),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37%) 등이 상승세며 LG에너지솔루션(373220)(-2.51%), LG화학(-2.01%)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시각 코스닥은 전날보다 0.36포인트(0.05%) 내린 669.1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0.09포인트(0.01%) 오른 669.59에 출발한 뒤 보합세를 보이는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들이 1033억 원을 팔면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05억 원, 338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
또 ‘빅스텝’ 밟은 한은…中企 “리스크 대응 방안 없어 우려 크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2 10:28:35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화가 12일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50bp 올리면서 기준금리 연 3.00% 시대로 접어들자 중소기업계가 우려를 표명했다. 기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입장에서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을 통해 “금통위의 2회 연속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99.6%가 고금리 리스크 대응방안이 전혀 없거나 불충분하다”면서 “기준금리가 3%로 인상 될 경우 한계 소상공인 124만 2,751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8월 신규취급액 기준 4.65%로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4.34%)를 상회해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이어 원자잿값 급등과 대출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정부는 복합 경제위기에 일시적으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적극적인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금융권도 기준금리 인상폭 이상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은 금통위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
또 빅스텝에 '이자폭탄' 비명'…14개월간 164만원 늘었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2 09:51:55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3.00%로 0.50%포인트 올리면서 사상 최초로 5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 번에 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 고물가·고환율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예상을 뛰어넘는 긴축 행보를 보이자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0.50%포인트 인상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금통위는 올해 1월,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10월까지 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 1년 2개월 만에 금리를 2.5%포인트 올리게 됐다. 물가·환율 안정을 위한 조치이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가계 이자 부담도 빠르게 늘게 됐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가계 이자 부담도 3조 3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한다. 1인당 연간 평균으로 16만 4000원 수준이다. 기준금리를 1년 2개월 동안 2.50%포인트 올린 만큼 1년 만에 이자 부담은 164만 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이 급격히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은 5~6%대 높은 물가 수준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 연준이 연말 정책금리를 4.5%까지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00억 달러 가까이 감소하는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도 한계가 있는 만큼 금리로 대응할 필요성도 커졌다. 무엇보다 미국의 긴축 강도가 강해졌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은 세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정책금리를 3.00~3.25%까지 단숨에 올렸다. 이에 한은과의 금리 역전 폭도 0.75%포인트로 커진 상태다. 이번 빅스텝으로 금리 격차는 0.25%포인트로 축소됐지만 미 연준이 연내 1.25%포인트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한 만큼 한미 금리 역전을 줄여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00bp(1bp는 0.01%포인트)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한은이 추가적인 빅스텝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상당 폭 높아졌다며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방향 제시)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음을 시장에 미리 알렸다. 이번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 총재의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 직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한다. -
[속보] 한은 또 '빅스텝'…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2 09:50:16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7월 단행한 역대 첫 빅스텝 이후 두 번째 조치이자, 사상 최초의 5회 연속 금리 인상 결정이다. 금통위는 이날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3.00%로 높아지게 됐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0.25%포인트로 좁혀지게 됐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소비자물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세,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지난 7월에 이어 또 다시 빅스텝을 밟았다는 분석이다. -
한은 12일 '빅스텝' 밟아도…美 3주 뒤 '자이언트' 땐 금리차 1%P로 확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1 18:04:42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물가 불안 조짐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말 금리를 4.5%까지 올릴 것이 분명해진 만큼 한미 금리 역전 폭은 갈수록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둔화 우려와 가계부채 이자 부담 증가에도 한은은 당분간 등 떠밀리듯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2.5%)와 연준의 정책금리(3~3.25%) 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0.75%포인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11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각각 75bp(1bp=0.01%포인트), 50bp씩 금리를 인상해 최고 4.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10월과 11월 금통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미 금리 역전 폭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3%로 0.5%포인트 올리면 한미 금리 역전 폭은 0.25%포인트로 좁혀지지만 당장 다음 달 1~2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 양국의 금리 격차는 1%포인트로 다시 벌어진다. 11월에 한은이 빅스텝을 밟아도 연준 역시 빅스텝 가능성이 커 격차는 그대로 유지된다. 한은이 남은 두 번의 금통위에서 한 번이라도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그친다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한미 금리 격차를 1%포인트 안팎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10월과 11월 연속 빅스텝을 전망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면 환율 불안이 물가를 더 자극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금리가 오른다고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미국과 최대 100bp의 금리 격차 유지, 환율 가치 방어 등 세 가지 모두 10월과 11월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내년 상반기 물가 상승세의 둔화 속도가 더디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5bp씩 금리를 올려 최종 4%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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