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英 등 서방 9개국, '하마스 연루' 유엔단체 지원 중단
국제 정치·사회 2024.01.28 15:27:47미국 등에 이어 유럽 6개국이 전장이 된 가자지구에서 난민을 돕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에 대한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UNRWA의 일부 직원이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 시간)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핀란드 등 6개국이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당 기구를 통한 가자 난민 지원을 끊은 국가는 미국, 호주, 캐나다에 이어 9개국으로 늘어났다. 미 국무부는 UNRWA 직원들이 하마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극도로 우려한다”며 이같은 조처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하마스와 연관된 모든 직원을 처벌할 것이라며 각국 정부에 기구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줄 것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개국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적어도 UNRWA의 활동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여를 멈춘 정부들에게 (지원 재개를)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관련 조사에 착수한 유엔에 따르면 하마스에 연루된 12명 중 9명은 해고됐고 1명은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나머지 2명은 신원을 확인 중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테러 행위에 연루된 모든 유엔 직원에 대해 형사 기소를 포함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사무국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개인을 기소할 권한이 있는 당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필리페 라차리니 UNRWA 대표 역시 “20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의 생존이 기구에 의존하고있다”며 “가자지구의 난민들이 이런 추가적인 집단적 처벌을 받을 필요는 없다”며 지원 재개를 요청했다. 이스라엘은 더 많은 국가가 해당 기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UNRWA는 가자지구 내 무장단체들과 관련이 있다”며 “전쟁 후 평화와 개발에 진정으로 헌신하는 기구로 대체돼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UNRWA는 1948년 전쟁 난민 구호를 위해 설립됐으며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최대 유엔 기구다. 이 기구는 팔레스타인에서만 1만 3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외에도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에서 보건과 교육 등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수행해왔다. -
미국-이라크,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협상 개시
국제 정치·사회 2024.01.27 22:01:41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 일정 조율을 위한 미국과 이라크의 협상이 시작됐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가 국제동맹군 활동 종료에 관한 이라크-미국 간 첫 협상을 주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라크는 자국과 동맹군에 참여한 국가들의 상호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합의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작년 8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주둔 일정을 결정할 고등군사위 창설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은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상당한 지역을 점령했다가 쇠퇴한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80여개국과 국제동맹군을 결성했다. IS가 쇠퇴한 지금은 미군만 이라크에 약 2500명, 시리아에 약 900명의 병력을 남겨 놓은 상태다. 미국은 2011년 이라크에서 전쟁을 끝내면서 현지 병력을 완전히 철수했지만 IS가 이라크의 군과 경찰이 무너진 틈을 타 세력을 확장하자 이라크의 요청을 받고 다시 파병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중동 갈등 전선이 복잡해지면서 이라크에서도 미군 철수 여론이 높아졌다. 전쟁 국면에서 중동의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결집하고 이라크에서도 친이란 민병대가 '이란의 작전기지' 역할 뿐 아니라 이라크 정계에도 영향을 발휘하면서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미군기지는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으로부터 150여차례 공격을 받았고 이에 미군도 일련의 보복 공습을 단행하면서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자신의 승인 없이 영토 안에서 이뤄지는 미군의 군사 작전에 꾸준히 항의해왔다. -
국제사법재판소 '집단학살 중지' 명령에도…이스라엘, 강한 반발
국제 정치·사회 2024.01.27 21:26:19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집단학살을 막을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27일(현지시간) 명령했다. 이 명령은 법적인 강제력은 없지만 현재 이스라엘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시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AF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사법재판소는 집단학살 방지 조치와 함께 이스라엘군의 집단학살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집단학살 관련 선동을 방지·처벌할 것, 집단학살 혐의의 증거를 보전할 것을 명령했다. 가자지구 주민의 인도적 위기 상황을 개선하라고도 명령했는데, '가자지구 군사작전의 즉각적 중단'은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국제사법재판소가 이러한 명령을 내린 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제소한 데 따른 조치다. 사실상 전쟁을 중단해 달라고 한 셈이다. 다만 재판소는 실제 집단학살 여부는 판단하지 않으면서 한 발 물러섰다. 조앤 도너휴 국제사법재판소장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인명손실과 고통이 지속되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소를 제기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물론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범죄를 폭로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며 반겼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국가를 방어하기 위한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대량학살 혐의는 거짓일 뿐 아니라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마땅히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법재판소의 임시조치는 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 일종의 가처분 명령이다. 당사국이 거부하면 강제로 집행할 방법은 없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31일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에 제노사이드(genocide·특정집단 말살) 방지를 요구한 국제사법재판소의 임시 명령에 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알제리의 요구로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제리 외교부는 이 회의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대해 부과한 ICJ의 임시명령 발표에 구속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노사이드는 인종, 종교 등 타고난 요소를 들어 특정 집단을 대량살육, 강제이주, 강제교육 등의 수법을 통해 고의적, 제도적으로 말살하는 행위다. 유엔 안보리의 표결은 명령을 집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구속력을 갖게 되지만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상임이사국 중 누구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그런 상황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
후티 유조선 공격에 "미·영, 예멘 항구 잇달아 공습"
국제 정치·사회 2024.01.27 14:29:16미국과 영국이 예멘 호데이다 라스이사 항구에 두 차례의 공습을 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매체 알마시라 TV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미국과 영국이 공습에 나선 것은 후티 반군이 전날 홍해와 이어지는 아덴만에서 미국 해군 전함과 영국 유조선을 공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수십차례에 걸쳐 홍해와 그 인근을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해왔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연대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다만 후티 반군은 주변 중동 산유국을 자극하거나 환경 재난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한 듯 대형 유조선에 대한 공격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를 고려하면 전날 유조선 타격은 위협 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후티 반군의 공격에 미국은 세계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의 안전 확보를 위해 다국적 함대 연합을 출범시키고 지난 12일부터 예멘 내 후티 반군의 군사시설을 공습 중이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보복 의지를 밝히는 등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선박 공격을 계속하고 있어 홍해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
하루에 731억원씩 번 현대차·기아…14년 왕좌 삼성전자도 밀어냈다 [biz-플러스]
산업 산업일반 2024.01.26 07:00:00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가 지난해 27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로 독일의 폭스바겐과 미국의 제너널모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압도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전략과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005380), 삼성전자 제치고 상장사 영업益 1위…기아는 사상 첫 두 자릿 수 영업이익률 형님 격인 현대차는 지난 25일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조 1269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62조 6636억 원으로 14.4%, 순이익은 12조 2723억 원으로 53.7% 증가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은 물론 15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난 14년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연간 매출 160조 원 돌파 역시 신기록이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4%포인트 오른 9.3%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전동화 시대 최대 라이벌인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8.2%)보다 높다. 아우인 기아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022년 대비 15.3% 늘어난 99조 8084억 원, 영업이익은 60.5% 증가한 11조 607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직전 최대인 2022년(매출 86조 5590억 원·영업이익 7조 2331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1.6%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합산 영업이익률 10.2%…獨 폭스바겐·美 제너럴모터스(GM) 수익성 압도 현대차그룹은 수익성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압도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262조 4720억 원, 영업이익은 26조 7348억 원에 달했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이 한 해 동안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인데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는 2011년(10.3%)과 2012년(10%) 두 차례 영업이익률 10%를 넘겼지만 그때는 기아가 10%를 밑돌았다. 두 회사가 지난해 차를 팔아 하루 평균 731억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회계연도가 다른 일본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인 곳은 현대차·기아가 유일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폭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8%, GM은 6.5%, 포드는 4.4%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회사들이 연간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4분기 판매량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9월 말 기준으로 1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SUV·RV 차종 중심 판매 구성…전기차 등 친환경차 출시로 실적 개선 현대차·기아의 최대 실적에는 판매 대수 증가에 더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용차량(RV)과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 고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한 믹스(차량용 구성 비율)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6.4% 증가한 421만 6898대를 팔았다. 제네시스의 SUV인 GV60·GV70·GV80을 더하면 SUV 판매 비중은 57.1%로 60%에 육박한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5.3%를 기록했다. 기아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RV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기아는 지난해 전년보다 6.4% 증가한 308만 7384대를 판매했다. 판매 차량 10대 중 7대가 RV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한 것도 최대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기차(EV)·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37.2% 증가한 69만 5000대를 판매했다. 기아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18.2% 증가한 57만 6000대를 판매했다. 올해 목표 744만대 상향…주주친화 정책도 확대 현대차·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량 또한 늘렸다. 양 사의 합산 판매량은 744만 대로 전년보다 14만 대 높여 잡았다. SUV와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올해 6월부터 EV3·EV4·EV5 등 대중적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친환경차 브랜드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대외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연간 목표 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또 작년 실적 호조를 반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작년 기말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주당 84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2023년 연간 배당은 2·3분기 배당 합계 30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63% 증가한 주당 1만1천400원으로 책정됐다. 기아도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2100원 오른 5600원으로 책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향후에도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해외칼럼] 다보스의 화두는 ‘미국 대선’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4.01.26 06:00:00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가장 핫한 화두는 단연 미국의 대통령 선거였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지만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선거는 단 하나, 미국의 대통령 선거뿐”이라고 말했다. 국제회의에 참석한 미국인들은 상원의 정당정치라든지 새로 선출된 주지사의 예상되는 행보 등을 주절주절 늘어놓으며 외국인 참석자들을 지루하게 만들기 일쑤다. 그러나 이번 다보스포럼의 분위기는 달랐다. 미국인 참석자들은 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정치 드라마에 신물을 냈고 외국인들은 11월 대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놓고 극도의 조바심을 보였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긴박한 시기에 치러진다. 지난 수십 년간 충실히 제 몫을 해냈던 ‘룰에 기반한 국제질서’는 곳곳에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유럽의 집단 안보 시스템은 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 대륙에서 발발한 최대 규모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중동의 상황도 심각하다.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와 후티스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이 중동 지역에 구축된 힘의 균형을 깨뜨리려 든다. 아시아 역시 급부상한 중국이 이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과 질서에 위협을 가하고 있고 북한도 호전적인 수사의 강도를 높여가며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모두는 기존의 국제질서를 지키려는 미국의 의지를 시험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의 우방들을 결속해 위협을 차단하고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많은 우방국들은 11월 대선을 거치면서 미국의 태도에 극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생각해보라. 만일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고 자신이 했던 말을 실천에 옮긴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워싱턴의 충실한 동반자로 나선 우방국들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빌트 전 총리는 필자에게 “스웨덴과 핀란드의 입장을 생각해보라”며 “스웨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고 그로 인해 러시아와 대립 관계에 놓이게 됐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미국의 나토 탈퇴를 결정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우리는 위험에 노출된 채 생존을 위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는 지난 70년간 유지해온 중립국의 위치를 과감히 포기하고 나토에 가입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830마일의 국경을 공유한 핀란드는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의 공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에 직면했다. 몇 주전 호주를 방문했을 때도 필자는 비슷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호주의 관리들과 정책 분석 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는 미국과의 안보 동맹 강화를 반겼다. 미국이 그동안 영국에만 제공했던 핵잠수함 건조 기술을 공유할 정도로 호주를 신뢰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수면 위로 드러난 긍정적 반응 밑에는 불안감이 퍼져 있다. 미국과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한 호주의 단호한 결정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격분시켰다. 호주의 일부 전략가들은 이 같은 외교적 중심축 이동에 불안감을 드러낸다. 호주의 국제 문제 싱크탱크인 로위인스티튜트의 샘 로제빈 연구원은 최근 펴낸 저서에서 사회 저변의 불안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는 미국이 앞으로 수십 년간 변함없이 호주의 뒤를 받쳐줄 것이라고 믿은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주장한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미국인들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더 이상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을 것이고 이에 따라 대외 방위 지원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호주는 미국의 안보 우산이 사라진 상황에서 잔뜩 성이 난 중국과 마주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워싱턴은 오직 미국만이 세계 주요 지역의 안정을 떠받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믿었고 이 같은 인식에 바탕해 초당파적으로 방대한 안보 정책을 채택하고 유지해왔다. 실제로 미국의 글로벌한 역할은 역사가들이 말하는 ‘오랜 평화’와 ‘열린 경제’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고 새 행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미국이 수행해온 광범위한 역할을 마다할 경우 세계 중요 지역에 힘의 공백이 생기면서 우방국들은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되고, 사기가 오른 적대국들은 공격의 빈도와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외국인 참석자들이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예비경선을 지켜보며 불안해 하는 이유다. -
영업이익률 10.2%로 글로벌 완성차 1위…현대차·기아, 올 744만대 판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1.25 16:58:3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27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로 독일의 폭스바겐과 미국의 제너널모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압도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전략과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조 1269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62조 6636억 원으로 14.4%, 순이익은 12조 2723억 원으로 53.7% 증가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은 물론 15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연간 매출 160조 원 돌파 역시 신기록이다. 기아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022년 대비 15.3% 늘어난 99조 8084억 원, 영업이익은 60.5% 증가한 11조 607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직전 최대인 2022년(매출 86조 5590억 원·영업이익 7조 2331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두 회사의 합산 매출액은 262조 4720억 원, 영업이익은 26조 7348억 원에 달했다. 차를 팔아 하루 평균 731억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익성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압도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이 한 해 동안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인데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회계연도가 다른 일본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인 곳은 현대차·기아가 유일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폭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8%, GM은 6.5%, 포드는 4.4%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회사들이 연간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4분기 판매량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9월 말 기준으로 1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의 최대 실적에는 판매 대수 증가에 더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용차량(RV)과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 고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한 믹스(차량용 구성 비율)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6.4% 증가한 421만 6898대를 팔았다. 제네시스의 SUV인 GV60·GV70·GV80을 더하면 SUV 판매 비중은 57.1%로 60%에 육박한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5.3%를 기록했다. 기아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RV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기아는 지난해 전년보다 6.4% 증가한 308만 7384대를 판매했다. 판매 차량 10대 중 7대가 RV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한 것도 최대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기차(EV)·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37.2% 증가한 69만 5000대를 판매했다. 기아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18.2% 증가한 57만 6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량 또한 늘렸다. 양 사의 합산 판매량은 744만 대로 전년보다 14만 대 높여 잡았다. SUV와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올해 6월부터 EV3·EV4·EV5 등 대중적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친환경차 브랜드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대외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연간 목표 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설] 北 이번엔 서해 미사일 발사…총선 앞 최악 도발 가능성 대비해야
오피니언 사설 2024.01.25 00:05:00북한이 24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하는 도발을 했다.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 또는 ‘화살-2’이거나 그 개량형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반적으로 전략미사일은 핵미사일을 뜻한다. 북한은 지난해 화살-1과 화살-2를 각각 동해상의 한 무인도 상공으로 발사해 공중폭발 시험 등에 나섰다고 주장했는데 이번에는 서해상을 겨눈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 같은 ‘말 폭탄’ 이후 지금까지 총 여섯 차례나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여기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고체연료 극초음속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수중 핵어뢰 일종인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5-23’의 동해 수역 중요 시험 등이 포함됐다. 핵무기 개발 및 실전 배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연쇄 도발을 지시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말 폭탄을 그냥 허풍으로만 볼 상황이 아니다. 미들버리국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최근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은이 전쟁을 향한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정권이 감히 전쟁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안이한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경종을 울린 것이다. 북한은 올해 우리의 4월 총선과 미국의 11월 대선을 앞두고 파장을 일으키기 위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티 반군 문제 등 다중 전쟁에 휘말려 있다. 북한이 그 틈을 타 과거의 연평도 포격과 유사한 도발을 감행하거나 휴전선 일대에서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군은 최악의 경우 북한의 고강도 무력 도발을 응징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북 억제력을 확실히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군의 기강을 세우고 실전 훈련을 반복하는 한편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유사시 국력을 결집해 총력전을 펴려면 안보에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압도적 힘을 갖추고 철저히 대비해야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
이·팔전쟁 1개월 휴전 가닥…최종합의 안갯속
국제 국제일반 2024.01.24 16:21:07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09일째(현지 시간 23일 기준)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측이 조건부 1개월 휴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휴전 연장 방안을 둘러싸고 견해 차가 큰 만큼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조건부 휴전 기간을 약 30일로 하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하마스는 협상 중재역인 미국·카타르·이집트를 통해 수개월의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스라엘이 너무 길다며 거절했다. 전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서 이스라엘이 최근 최장 2개월의 휴전안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종합하면 양측이 수차례의 의견 교환 끝에 이견을 좁힌 것으로 보인다. 휴전 조건은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측 인질과 이스라엘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일부 교환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최종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마스는 일시 교전 중단이 아닌 영구적 정전의 조건이 합의되기 전에는 30일 휴전안을 시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단계적 협상을 시도하는 반면 하마스는 초기 휴전과 영구 정전 방안을 함께 합의하는 ‘패키지 딜’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에 이집트 등은 하마스에 한 달 휴전을 먼저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2단계 휴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추가 당근책을 내놓자 하마스가 단계적 휴전 협상 쪽으로 돌아섰다는 소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자유로운 이동 등을 제시했다며 하마스의 입장 변화에 주목했다. 다만 하마스가 영구 정전안 합의 없이 한 달간의 1차 휴전만 받아들이더라도 교전이 재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반면 이스라엘 지도부는 ‘하마스 소탕’이라는 기존 목표를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한편 22일 가자지구에서 개전 이후 가장 많은 이스라엘 병사가 전사한 것으로 나타나 이스라엘 정부를 향한 휴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은 23일 자국 병사 21명이 전날 가자지구 중부 칸유니스시 포위 작전을 수행하다가 폭발물 사고로 사망했고 3명이 가자지구 내 다른 지역에서 전사했다고 밝혔다. -
美, 하마스 연관 가상자산 거래 제재 강화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4.01.23 17:13:30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연관된 가상자산 거래 제재를 강화한다. 2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하마스의 자금 조달 창구로 사용된 혐의를 받는 환전소 3곳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OFAC의 다섯 번째 하마스 제재로 영국과 호주 당국도 이번 조치에 동참한다. 이번 제재 대상은 가자지구·튀르키예에 지점을 둔 환전소 알-마르카지야와 가자지구 내 헤르잘라 거래소, 사미르 환전소 등이다. 이 중 헤르잘라 거래소는 하마스로 수천만 달러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하마스의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한 금융 제재 조치를 시행해왔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하마스는 가상자산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 매커니즘을 활용해 테러 활동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재무부는 동맥국과 긴밀히 협력해 하마스에 대한 금융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스라엘, 출구 모색 나서나…"하마스에 2개월 휴전 제안"
국제 국제일반 2024.01.23 16:10:56이스라엘이 넉 달째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2개월간의 일시 휴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완전 소탕’을 고집하던 이스라엘 지도부가 국내외의 강력한 휴전 압박에 못 이겨 출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2일(현지 시간) 복수의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최근 이스라엘이 카타르·이집트를 통해 하마스에 휴전 협상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안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이스라엘 측 인질을 단계적으로 석방하는 대신 최장 2개월간 가자지구 교전을 중단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면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비슷한 조건으로 일시 휴전을 했지만 기간이 1주일에 불과했다. 만약 하마스가 이번 제안을 수용하고 양측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면 전쟁은 본격적인 소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관리들은 합의가 이행될 경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범위와 강도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시인하고 있다”며 “일부 미국 당국자들도 이번 합의가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조건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은 교착을 거듭해왔다. 이스라엘 당국 관리들은 이번 제안으로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국내외의 휴전 압박이 이스라엘 지도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측 인질은 1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 가족들은 21일 총리 관저 앞 도로를 점거하고 22일 의회에 난입해 석방을 요구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디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CNN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장악이라는) 군사 목표를 쉽게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질 가족들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는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22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에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모두 인정하는 내용의 평화 전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거듭 반대하자 서방이 단합해 압박 강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랍 국가들도 두 국가 해법을 중심으로 한 중재안을 마련하고 있다. -
UBS “금리 인하로 올해 말 금 가격 10% 넘게 급등할 것”
국제 정치·사회 2024.01.23 11:22:40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던 금 가격이 다소 하락했으나 올해 말에는 10% 이상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CNBC는 스위스 금융기업 UBS의 분석을 인용해 올해 초 금 가격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연말쯤에는 최대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UBS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이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올해 말까지 금 가격은 온스당 22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스코샤 은행 분석가들도 올해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19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금은 ‘안전한 자산’으로서 지정학적 갈등과 시장 불확실성 등의 환경에서 선호되는 투자 상품이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까지 발생하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207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시장은 연준의 3월 금리 인하설에 대해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CME의 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의 3월 0.25%p(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주일 전 81%에서 48% 로 낮아졌다. 이번주 발표될 예정인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에 따라 연준의 정책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
아우슈비츠 찾은 머스크 "X, 반유대주의 발언 가장 적어" 반박
국제 국제일반 2024.01.23 11:01:22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반유대주의 메시지를 허용해 논란에 휩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를 방문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X에 반유대주의 게시물이 급증했고 머스크가 이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폴란드 크라코비아크에서 열리는 유럽 유대인협회(EJA) 주최 반유대주의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 크라쿠프 근교 오시비엥침에 있는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수용소를 찾았다. 머스크는 죽음의 벽에 화환을 놓고 짧은 추모식 등에 참석했다. 3개 구역으로 이뤄진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나치 독일이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강제수용소 중 가장 악명 높은 곳이다. 이곳에서 희생된 110만명 중 100만명이 유대인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방문은 자신을 둘러싼 반유대주의 논란을 수습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담은 X 게시물에 "당신은 실제 진실을 말했다"고 댓글을 달아 유대인 사회는 물론 미국 사회 전역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또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反) 명예훼손연맹(ADL)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X에 반유대주의 게시물이 900% 늘었다고 주장했다. X의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기업 광고가 배치됐다는 미디어 감시단체의 주장도 나오면서 애플·월트디즈니·월마트 등 광고주들이 줄줄이 떠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머스크는 수용소 방문 이후 참석한 유럽 유대인협회(EJA) 토론회에서 당시 반유대주의에 관한 자신의 발언이 "순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친구의 3분의 2가 유대인이다. 저녁 식사 대화에서 그런 얘기(반유대주의)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X에 반유대주의 발언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부 감사 결과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X에 (반유대주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
네타냐후, 하마스 인질 석방 조건 '전면 거부'…그 이유는?
국제 국제일반 2024.01.22 15:06:00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인질 협상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항복을 요구한다면서, 이런 하마스의 요구를 전면 거부한다고 재천명했다. 또 미국이 평화 구상으로 제안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에 동의할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전후 가자지구의 완전한 안보 통제권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21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110명의 인질을 집으로 데려왔고, 나머지 인질도 모두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다"며 "나는 이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마스 괴물들이 제시한 항복 조건을 내가 전면 거부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전쟁 종식, 가자지구에서 군대 철수, 하마스 살인자와 강간범 석방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실상의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만약 우리가 이 조건에 합의한다면 우리 군은 쓸모가 없어지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또한 우리는 피란민을 집으로 돌려보내지도 못하고 또 다른 10월 7일의 참사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이스라엘군에 대한 그러한 타격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에 관한 명백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전후 가자지구의 안보 통제권을 유지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과 달리 이스라엘의 전쟁을 지지해 온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등을 조건으로 한 휴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이 종전을 목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합의를 끌어내려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며칠 내로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이 마련한 협상안의 골자는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논의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종식을 위한 해법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 있는 '두 국가 해법'을 반대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EU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회원국에 회람된 문건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확인한 결과, EU는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EU 평화 계획에 참여 또는 불참할 경우 예상되는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회원국에 제안했다. EU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회원국에 대해 몇몇 구상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두 국가 해법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우리의 지렛대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EU가 이스라엘과 맺은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에 제공 중인 혜택을 거론하면서 "인센티브도, 불이익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2일 EU 외교장관 회의는 '예비' 단계라면서 "어떤 조치도 선에서 몇 걸음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외교장관 회의에는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별도의 일정을 통해 참석하기로 했다. -
‘10월7일 학살 일부 잘못 인정’ 하마스 "이스라엘 빠르게 무너진 탓" 변명
국제 국제일반 2024.01.22 09:59:5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전쟁을 일으킨 것을 두고 107일 만에 ‘필요한 수순’이었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하지만 선제 공격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해 주목된다. 하마스는 22일(현지 시간) 16쪽에 달하는 공식 문서를 내고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음모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Necessary Step)였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선제 공격 과정에서 대량 학살이 벌어진 것을 두고 일부 실수를 인정했다. 하마스 측은 보고서에 “초기에 이스라엘의 안보·군사 시스템이 빠르게 무너지고 가자 지구 접경 지역에서 혼란이 빚어지면서 몇 가지 실수(Faults)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하마스 측의 예상보다 속수무책으로 이스라엘의 군사 시스템이 뚫리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유대 명절 다음 날인 안식일인 지난해 10월 7일 새벽 하마스가 약 3000여명의 무장 대원을 이끌고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하면서 시작됐다. 이때 하마스는 1140여명의 민간인과 군인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납치했다. 사망자 중 시민들의 비중은 70% 수준으로 700명의 이스라엘 시민과 76명의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당국에서는 132명의 인질들이 가자 지역에 억류돼 있는 상태로 파악하고 있고 이 중 27명은 살해 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공격 사례가 있다면 이는 이스라엘 점령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많은 이스라엔 사람들이 이스라엘 군대와 경찰의 혼란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변명했다. 이스라엘은 이후 현역 군인은 물론 30만명이 넘는 예비군까지 동원하며 반격에 나섰고, 가자지구에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107일째 하마스 소탕전을 이어오고 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21일 기준 2만5천105명이 죽고 6만2천681명이 부상했다.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면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휴전에 나서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대가로 이스라엘에 학복을 요구한 것을 두고 “하마스 괴물들이 제시한 항복 조건을 내가 전면 거부한다”며 “만약 우리가 이 조건에 합의한다면 우리 군은 쓸모가 없어지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응전할 것을 거듭 확인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10월 7일의 참사를 맞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