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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바브엘만데브 해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2.18 17:45:11아라비아반도 남서부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아랍어로 ‘눈물의 관문’이라는 뜻이다. 폭 29㎞의 좁은 해협에서 수많은 뱃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에서 붙은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만큼 위험한 뱃길이었다. 변방의 항로였던 이곳이 주목받게 된 것은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다. 홍해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국제 해상 교역의 관문이 되자 지중해에서 인도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 해협이 세계에서 가장 붐비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상 수송로 중 하나로 부상했다. 오늘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전체 상품 무역량의 12%를 차지한다. 중동에서 유럽·북미로 수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이 지나는 이 좁은 해상 통로를 연간 2만 척의 선박이 쉴 새 없이 오간다. 다만 세계적으로 위험한 항로라는 악명은 여전하다. 내전 중인 예멘·소말리아와 지부티·에리트레아 등 인접국들의 험악한 정세 때문에 해적의 노략질과 군사 공격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이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이유로 사실상 해협을 봉쇄하고 나선 것이다. 1973년 4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교역을 차단하기 위해 해협을 봉쇄한 것을 연상시킨다. 후티는 국적에 상관없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향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하고 있다. 안보 위협이 커지자 MSC·머스크, CMA CGM, 하파그로이드 등 글로벌 해운사들뿐 아니라 국내 HMM도 수에즈 운하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경로를 택하기로 했다. 9000㎞를 돌아가느라 7~10일이 더 소요되는 항로다. 미국은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해양 보호군 창설에 착수했지만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물류대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은 불가피하다. 우리 기업들과 정부도 이 같은 공급망 불안의 파장을 최소화하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
이-팔 전쟁發 수에즈운하 물류난 속 해운주 강세
증권 국내증시 2023.12.18 16:26:40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에 따른 해상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해운사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선박이 아프리카 희망봉 등으로 우회할 경우 해상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영향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011200)은 전날보다 2170원(14.12%) 급등한 1만 75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흥아해운(003280)(9.47%), STX그린로지스(465770)(7.26%), 대한해운(005880)(4.48%), 팬오션(028670)(4.11%) 역시 크게 올랐다. 이는 예멘의 이슬람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빌미로 홍해 인근을 지나는 상선 공격에 나서자 글로벌 해운 기업들이 잇달아 우회로를 선택한 데 따른 것이다. 통상 다른 해로를 택할 경우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지정학적 위험은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후티가 상선을 공격하는 예멘 앞바다는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주요 해상 수송로다. 최근 후티가 세계 2위 머스크의 화물선 등을 공격하는 등 피해가 심각해지자 물동량 최상위 기업들은 뱃길이 짧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지나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실제 국내 해운 대장주 HMM은 이달 15일 홍해를 지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HMM 더블린호’에게 수에즈 운하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앞서 덴마크 머스크는 수에즈 운하를 지나 예멘 앞바다를 지날 예정이던 모든 선박에게 운항을 일시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희망봉 앞으로 우회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통과할 경우 65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시간이 7~8일 추가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유럽 사이의 노선 운항 거리가 평균 20~30% 길어질 전망”이라며 “전쟁 보험료 등 여러 할증료도 반영되면서 운임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 가자지구 직접통로 '케렘 샬롬' 개방…구호물자 반입 [이-팔 전쟁]
국제 국제일반 2023.12.18 14:47:13이스라엘과 가자지구간 통로인 케렘 샬롬에서 구호물자 반입이 개전 후 처음으로 17일(현지시간) 이뤄졌다. 17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구호트럭 470대가 보안 검사를 받은 뒤 케렘 샬롬에서 가자지구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적신월사 소속 복수 소식통도 이날 구호 물품 트럭이 케렘 샬롬을 통과했다고 확인했다. 팔레스타인 국경 관리 관계자도 케렘 샬롬이 이날 오전 재개방됐다고 말했다. 구호품 일부는 같은 날 밤 가자지구에 도착했고 나머지 구호품 전달도 18일 완료된다고 한다. 지난 10월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케렘 샬롬으로 구호물자가 반입된 건 이날이 처음이다.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구호물자는 지난 10월21일부터 라파 국경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그러나 이를 통해 반입할 수 있는 구호품 양은 하루 트럭 100대분으로 제한됐고, 케렘 샬롬 통행로에 비해 물류 이동 속도가 느렸다. 이에 이스라엘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요청으로 케렘 샬롬을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먼저 지난 12일부터는 케렘 샬롬을 구호 트럭 검문 장소로 열었다. 이스라엘은 이번 케렘 샬롬 재개방으로 가자지구로 진입하는 구호 트럭을 하루 200대로 늘리기로 한 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일시 휴전 당시 하루 200대 허용에 합의했다. 이번에 케렘 샬롬 통행로를 개방해도 가자지구의 참상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지상을 대부분 장악했으며 최근에는 남부로 지상전을 확대했다. 이에 피란민으로 이미 인구 과밀 상태였던 남부는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줄리엣 투마는 "공습으로 가득 찬 하늘 아래서는 구호품을 전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NYT 노조, '이-팔 휴전 촉구 성명'에 내분…일부 기자, 독자노조 결성
국제 정치·사회 2023.12.18 14:15:59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직원 수십명이 현 NYT 노동조합의 중립성 위배 움직임에 우려를 제기하며 새 이익단체를 결성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메건 투이, 줄리언 반스, 에밀리 버젤런 등 유명 기자를 포함한 뉴욕타임스 기자 그룹은 언론인 노동조합인 뉴스길드-CWA(이하 뉴스길드) 산하 조직으로 ’독립 코커스(이익단체)‘라는 이름의 새 단체를 만들었다. 뉴스길드는 468개 지부에 2만 6000여명이 소속된 미국 언론노조 단체다. 현재 NYT 노조도 뉴스길드에 소속돼 있는데, 일부 기자들이 같은 연맹 산하에 별개의 이익단체를 만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1년여 NYT 노조와 편집국 사이에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특히 최근 뉴스길드가 개최한 온라인 회의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뉴스길드가 외부에 목소리를 내야 할지를 두고 토론이 벌어진 것이 평소 노조 정책에 불만을 가진 일부 NYT 기자들에 기름을 부었다. 앞서 뉴스길드 조합원 수백 명은 뉴스길드가 휴전 촉구 및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 성명을 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해당 온라인 회의는 성명 발표 필요성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된 자리였고, 실제 성명 발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부 NYT 기자는 이런 움직임이 노조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거나 NYT의 정치행동 금지 정책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결국 뉴스길드 내 새 조직을 만드는 사태까지 빚어지는 계기가 됐다. 독립 코커스는 NYT 기자들이 주축이 돼 신설됐지만, 경쟁사 등 다른 언론사 직원들의 가입도 받을 계획이다. WSJ은 "뉴스길드에서의 일을 둘러싼 긴장은 주요 정치·사회적 논쟁에 입장을 표명하려는 일부 노동자의 충동이 메이저 언론사의 오랜 가치와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대전차무기 vs 능동방어체계(APS) 누가 셀까…지작사 예하부대 ‘전차 10대 중 9대’ 미탑재[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3.12.18 08:00:00갈수록 진화하는 대전차 미사일에 맞대응하기 위해 전차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불리는 대전차무기와 능동방어체계(APS) 과연 누가 이길까? 적의 로켓과 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해 추적·격파하는 대응체계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미군도 대전차 미사일 발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M1A2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APS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역시 러시아도 최근에 ‘아르마타 T-14’ 전차에 APS를 탑재했다. 현재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2009년에 가자지구 접경에 배치한 ‘메르카바 전차’에 이를 탑재했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전과를 자랑하며 공개한 영상이 오히려 이스라엘 방위군(IDF) 주력 전차 ‘메르카바’의 놀라운 방어 시스템을 보여줘 전 세계에 화제다. 영상을 보면 전장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도 큰 타격 없이 계속 질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은 이스라엘군의 메르카바 주력전차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도 큰 타격 없이 움직이는 영상을 소개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매체는 “하마스가 전과를 자랑하며 공개한 이 영상이 역설적으로 이스라엘군의 최첨단 전차 방어시스템 성능을 보여주는 최고의 영상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 영상에서 메르카바 전차의 능동방어시스템(APS) ‘트로피’가 작동한 모습이다. 메르카바에서 약간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이 일어났지만 손상된 정황 없이 계속 질주해나갔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멈춰서 있는 다른 메르카바가 적군 공격에 반응해 트로피 시스템이 활성화되는 장면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같은 하마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첨단 전차 방어시스템인 ‘트로피’(Trophy) 능동방어체계(APS)가 탑재된 전차를 운용 중이다. 트로피 APS는 레이더에 적이 발사한 미사일이나 로켓 등이 탐지되면 작은 발사체를 쏴서 격추하는 방식의 전차 방어시스템이다. APS는 대전차미사일, 대전차로켓, 대전차고폭탄 등을 방어하기 위해 개발됐다. 광범위한 고도는 물론이고 360도 전방위로 전차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설치된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소형 레이더 배열과 ‘하드 킬’ 기능이 탑재된 여러 발사기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차가 정지 중일 때와 이동 중일 때 모두 요격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카바는 이스라엘 군의 주력 전차로 해외기술을 도입해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현재는 ‘메르카바4’가 주력이다. 2006년 제2차 레바논 전쟁 종전 이후 전차를 위협하는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포를 요격하는 ‘트로피’를 장착해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을 막을 강력한 APS를 탑재한 군사강국의 주력 전차들이 속속 전장을 누비면서 APS 체계에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 미군 주력전차와 장갑차의 방어체계를 개선할 필요성을 주장한 인물은 미 육군의 전투개발 및 통합 담당 부사령관인 로버트 월시 중장이다. 2016년 미 상원 군사위원회 해군력 소위원회에서 해병대를 지목하며, 자산보호를 위해 능동보호체계와 전자전체계를 사용하는 해군을 본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시 중장은 “항공기와 헬리콥터가 적외선 미사일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이런 유형의 미사일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고 있다”면서 “지상 위협도 급변하고 훨씬 정밀해지고 있는데 첨단의 기술력, 항공기에 탑재한 것과 같은 소프트 역량과 더불어 대전차유도무기, RPG를 격파할 수 있는 능동방어체계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 전차 로켓인 RPG는 근거리에서 발사할 경우 전차 치명타를 가할 수 있을 만큼 위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7월 열병식에서 APS를 처음으로 장착한 신형 전차를 공개했다. 이후 우리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열병식에 앞서 지상에서 발사된 RPG 대전차 로켓이 전차를 향해 날아가자 전차에서 대응탄을 발사해 대응탄이 로켓 근처에서 폭발하며 요격하는 영상을 공개해 외신들이 주목하게 만들었다. 美보다 앞선 러, T-14 아르마타에 탑재 열병식에선 포탑 전방에 신형 APS를 장착한 ‘M-2020’ 신형 전차들이 등장했다. M-2020은 지난 2020년10월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신형 전차로 미국 ‘M1전차’와 유사한데, 이란제 ‘줄피카3 전차’를 모방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M-2020의 APS는 러시아의 최신형 전차 T-14 아르마타의 ‘아프가니트’ APS와 비슷한 형태로 대전차 미사일·로켓은 물론 날개안정철갑탄까지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입증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카피한 APS는 사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 APS를 도입해 운용하는 러시아를 모방한 것이다. 러시아는 2015년에 2차 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일에 공개한 최신 ‘전차 T-14 아르마타’ 전차에 이 장비를 탑재해 공개했다. 미국보다 한 발 앞선 것이다. 아르마트가 장비한 APS 이름은 아프가니트(Afghanit). 이 시스템은 트로피와 비슷한 방식이다. 날아오는 대전차 무기를 폭발성형관통탄으로 직접 파괴한다. 또 적의 레이더 유도체계를 교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장비는 전차를 360도 능동방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일간지 이즈베스티야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360도를 추적해 감시할 수 있는 능동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경 100km 이내의 지상표적 40개와 25개의 공중표적을 동시에 추적하고 30cm정도의 대전차 무기를 자동 탐지해 교전할 수 있다. 물론 우리 군도 10여년 전 K2 전차 개발 때 440억원을 들여 국산 능동방호체계(KAPS)를 개발했다. 하지만 1개당 10억원이나 드는 비싼 비용과 많은 파편에 따른 아군 피해 등을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다. 최근 우크라이나전의 교훈 등으로 폴란드 등 전차 수입국에선 APS 장착을 원해 국내에서 현대로템과 한화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다시 APS 개발이 추진 중이다. 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하는 현대로템은 2026년 이후 폴란드 현지 제작 K2 전차에 국산 APS를 장착할 계획이다. 이에 10년전 개발된 KAPS에 이스라엘 최신기술 등을 접목한 ‘개량형 KAPS’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 역시 지난 3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약 360억 규모의 ‘차세대보병전투차량 다중 위협체 대응 지능형 능동방호 기술’ 과제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까지 ‘복합형 능동방호기술’과 ‘지상용 지향성 방해기술’을 개발해 지능형 능동방호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에 우리 군도 개발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선부대 실상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부대가 보유한 전차 10대 중 9대가 능동방어시스템(APS)를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PS 탑재를 통해 전차의 방호력을 강화하고 북한군의 대전차 화기 증강에 대항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 힘 성일종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육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지작사 예하부대 보유 전차 APS 장착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1500여대 전차 가운데 APS 미탑재 전차는 1300여대로 조사됐다. K1A1 전차 400여대, K1 전차 900여대, M계열 전차 40여대는 APS가 장착하지 않았다. 지작사 전차 10대 중 9대 APS ‘미탑재’ 그나마 200여대의 K2전차만이 유일하게 적외선 유도 교란 방식의 ‘소프트킬’ APS를 장착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 반영이 없어 현재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실정이다. 최근 APS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전차 대부분이 APS를 탑재하지 않은 구형 모델이다. 이런 탓에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화기에 의해 개전 이후 1500여 대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도 만약을 위한 대비에 속도를 낼 필요성이 높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도 우리 전차에 대항해 보병 분대 단위마다 대전차 화기를 배치한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012년 북한군 열병식에서 공개된 RPG(대전차 유탄발사기)의 신형 탠덤 탄두의 경우 반응 장갑에 대응해 만들어져 APS가 탑재되지 않은 우리 군의 주력 K1 계열 전차의 위협적인 요인으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APS가 장착된 K2전차에도 소프트킬이 아닌 능동 파괴 방식의 '하드킬' APS로의 개량이 요구되고 있다. 성 의원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2011년 하드킬 방식의 APS를 이미 개발했다”며 “그러나 당시 운용 비용 문제와 적 탄두 파괴 시 파편 문제로 현재 사용되지 않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전차 화기의 활약상을 보면서 전차 APS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적인 북한군은 우리 전차 전력에 맞서 대전차 화기를 보병 분대마다 배치하는 등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 군도 북한군의 대전차 화기에 맞서 신형 전차의 조속한 도입과 기존 전차에 APS 탑재 등 변화하는 한반도의 미래 전장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 파월의 피벗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12.18 06:00:0012월 1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5.25~5.50%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관심을 모았던 점도표(dot plot)는 중간값 기준으로 2024년 말 4.6%로 하락한 후 2025년 말 3.6%, 2026년 말 2.9% 수준이 될 것으로 나왔다. 2024년 말 5.1%를 찍어 충격을 줬던 때와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시장이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어도 완화적인 변화였다. 내년 중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후 이어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간담회였다. ‘금리 인하 시기를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너무 오래 기다릴 경우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고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이제는 물가안정 목표만이 아니라 양대 목표 모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시점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한 발언은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예상보다 더 완화적이라고 평가할 정도의 변화였다. 그는 불과 열흘 전인 12월 1일 미국 스펠만 대학 연설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에 도달했는지 확신을 갖고 결론을 내리거나 언제 정책금리가 인하될지 짐작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통상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방향을 전환하는 중앙은행 특성과는 전혀 다른 초단기 피벗(pivot·전환)이었다. 마침 FOMC 결과 당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낸 한국은행으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한은은 보고서 참고 자료에서 미국 연준이 오랜 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고 짚었다. 시장에선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나 높은 수준의 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이로 인해서 시장 기대가 조정될 때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의 피벗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먼저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 밖이었던 것은 그동안 봤던 중앙은행 문법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 수장들은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왔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 논의조차 없다며 이를 일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래야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면서 물가를 목표 수준까지 확실하게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완화적 기대를 잡지 못하면 물가도 잡을 수 없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파월 의장도 “필요하면 추가 긴축할 준비가 됐다”고 했으나 인하 논의가 시작됐다고 시인한 마당에 이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도 성급한 피벗을 경계했다. 마침 지난달 방한한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은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은 시차가 있기 때문에 물가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차가 있어 중앙은행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며 “(금리 인하는) 언젠가 하겠지만 당장 내년이라고 하기에는 이르다”라고 잘라 말했다. IMF는 올해 9월 발표한 ‘백 번의 인플레이션 충격:7가지 정형화된 사실(One Hundred Inflation Shocks: Seven Stylized Facts)’에서 1970년 이후 주요 56개국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가운데 5년 이내 해결된 사례는 10건 중 6건에 그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에 실패한 대부분은 ‘성급한 승리 선언(premature celebration)’ 때문이라는 사실도 찾아냈다. 이를 보면 중앙은행들은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에 수렴하더라도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미국 내 경제 상황을 살펴봐도 피벗 타이밍이 맞는지 의문이다. 파월 의장이 “물가 안정 목표만 아니라 양대 목표(물가안정과 최대고용) 모두 중요해졌다”라고 했으나 미국 내 고용시장은 전혀 어려움이 없다. 물론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 3.1%로 10월(3.2%)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물가 목표 수준인 2.0%보다는 아직 1%포인트나 높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4.0%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근원물가가 4%대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 물가와 함께 경기를 살펴보겠다는 건 물가를 2.0%까지 내릴 의지가 없다는 의미로까지 해석된다. 오죽하면 11월 물가 발표 직후 블룸버그 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물가보고서는 연준이 승리 선언(긴축 종료)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다”며 “내년 조기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의 공격적 프라이싱이 적절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할 정도였다. 파월 의장의 이번 피벗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는 건 FOMC 직후 있었던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정책 결정 결과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14일(현지시간) ECB는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으나 재차 높아질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지 않았으며 임금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영란은행도 정책금리를 5.25%로 동결하면서도 제약적 수준의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가 이어진다면 추가 인상도 가능하다고 했다. 연준 인사들이 파월 의장의 말을 주워 담으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연준 관심은 여전히 통화정책이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에 적절한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며 “지금은 정책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으며 금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고 보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할 것이란 충분한 확신을 얻는 데 수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렇다면 파월 의장은 시장의 기대를 제어하기는커녕 기름을 부었을까. 먼저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한 언급이었을 뿐 주요 논의 대상은 아니었다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또 내년 중 세 차례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기를 부양할 수준의 완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긴축 자체는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 역시도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한 현 시기에 알맞는 발언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란 확실한 정보가 있거나 국제유가가 급등해도 문제없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물론 파월 의장이 발언을 자체를 뒤엎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준 자체가 스탠스를 바꾸는 것에 보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물가 상승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가 하루아침에 돌변해 금리를 빠르게 올리기 시작하면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를 네 번 연속으로 단행한 것만 봐도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이나 ECB 등이 중앙은행 신뢰성을 매우 중시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고려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으나 이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정도로 경제적 여건만 봤을 땐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결국 파월 의장이 저지른 최악의 실수로 꼽히는 ‘평균물가목표제(AIT)’급 실수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있다. 미국 연준은 수십 년간 돈을 아무리 풀어도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자 2020년 8월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정 기간 2%를 넘더라도 전후 기간까지 평균적으로 고려해서 대응하겠다는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다. 물가가 2%를 넘더라도 상당 기간 완화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이었으나 물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연준은 결국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제는 파월 의장의 피벗으로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장 한국은행도 언제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아직 금리 인하를 논의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을 비춰봤을 때 지난달 금통위 때와 달라질 건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실제로 연준이 금리를 먼저 내린다면 한국은행으로서는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축소되면서 정책적 부담을 덜 순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 나타날 금융시장 변동성이 문제다. 시장에선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환호가 나오면서 국채금리 하락, 주가 상승, 달러화 약세 등이 연쇄적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국고채 3년물(3.26%)과 10년물(3.33%)이 각각 0.21%포인트, 0.20%포인트씩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295.4원으로 하루에만 24.5원이 급락했다.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난 것이다. 한은은 당분간 이런 변동성이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파월 의장의 피벗은 너무 성급해 보인다”며 “솔직히 연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Bank of Korea)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금융 전반의 소식을 전합니다. -
인질 오인 사살에 궁지 몰린 네타냐후, 협상 재개 시사
국제 정치·사회 2023.12.17 18:37:56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부터 벗어난 자국민들을 오인 사살한 사고를 계기로 인질 안전에 소극적인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하마스와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질 석방을 위한 새로운 협상에 나서면서 2차 휴전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인질 오인 사살이 발생한 다음날인 16일(현지 시간) 수천 명이 텔아비브에 집결해 ‘즉각 휴전’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는 “인질들은 심지어 탈출에 성공했을 때조차 우리 군의 발포로 목숨을 잃었다”며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들을 포기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 중 대원이 자국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인식한 후 총살했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교전 중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총격이) 이뤄졌다”며 “이러한 사건이 앞으로 다신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논란은 확산했다. 당시 인질들은 군의 의심을 사지 않도록 상의를 벗은 채 흰 깃발을 흔든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번 사건이 교전 규칙에 어긋났다는 점에서 최고위급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팀에 지시를 내렸다”며 “인질을 되찾아오는 것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은 전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협상 중재역을 맡아온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회동했다. 이스라엘과 카타르 고위 당국자가 만난 것은 일시 휴전이 중단된 1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대화가 재개되고 2차 인질 석방 및 휴전 합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를 위해 군사적 압박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완전히 멈추지 않는 한 어떤 인질 교환 협상도 시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만파식적] 군사적 케인즈주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2.17 17:41:02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올 2분기 4.9%에 이어 3분기에는 5.5%나 성장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과 실질임금 상승, 물가 급등으로 경기 과열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고강도 제재로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러시아 경제의 선방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는 가운데 중국·인도 등 신흥국과 무역을 늘린 덕분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밀수 전문 선박인 ‘그림자 선단’을 통해 석유를 실어 나르고 있다. 특히 ‘군사적 케인즈주의’가 러시아 경기회복의 근본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넷 프랭크 전 미국 하원의원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무기 개발보다 교량 건설, 인력 재교육 등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케인즈주의가 공공 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라면 군사적 케인즈주의는 생산적인 투자가 아니라 군사 지출을 늘려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말한다. 경제 자원을 무기 생산에 집중한 독일 나치나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 특수로 대공황에서 탈출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 정책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에서도 올해 상반기 무기·탄약 등과 컴퓨터·전자·광학 제품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씩 늘어나는 등 전쟁 물자 생산이 급증했다. 최근 러시아의 경제 호조는 일시적인 전쟁 관련 지출의 산물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러시아는 해외 이주와 전시 동원에 따른 노동력 감소, 기술 제재, 재정 건전성 악화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서방 제재가 러시아의 군사적 케인즈주의에 막혀 한계를 드러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관심도 우크라이나에서 가자지구로 옮겨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다중 전쟁’이 불러올 국제 질서 변화에 대비하고 안보 태세를 재정비해야 할 때다. -
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수색 중 자국 인질 3명 오인 사살
국제 정치·사회 2023.12.16 10:01:09이스라엘군(IDF)이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자국인 인질 3명을 오인사격으로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의 보도에 따르면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북부 교전 중 IDF 대원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이것은 비극적인 사건이며 IDF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당 지역은 군이 자살폭탄 테러범을 비롯한 많은 테러리스트를 마주치는 지역”이라고 해명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성명을 통해 “견딜 수 없는 비극”이라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스라엘군의 오인사격은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인구 밀집 지역인 셰자이예에서 발생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셰자이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근거지 중 하나로 이스라엘은 파악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오인사격이 수색과 검문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시신들을 이스라엘로 옮겨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인질들은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했을 때 이스라엘의 집단농장(키부츠)에서 납치된 요탐 하임(28), 알론 샴리즈(26), 사메르 탈랄카(22) 등 20대 남성들로 확인됐다. -
하마스 "지하터널 바닷물 침수? 공격 버티게 설계"
국제 국제일반 2023.12.15 20:49:06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하 터널에 바닷물을 투입하는 ‘침수작전’에 돌입한 가운데 하마스는 지하 터널이 이 같은 공격에 버틸 수 있게 설계됐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하마스의 오사마 함단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터널은 침수를 비롯해 점령자의 모든 공격을 고려한 숙련 기술자들이 만들었다”며 “모든 예측 가능한 공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 지하에 약 500㎞에 걸쳐 설치된 터널에 바닷물을 채우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널을 침수시켜 지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대원, 인질을 지상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작전에 필요한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해 지난달 펌프 5대를 설치한 데 이어 최근 펌프 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스라엘은 인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 지하 터널에서만 침수작전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함단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과 관련해 석방을 위한 추가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침략이 완전히 중단되기 전까지는 협상도, 인질 귀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설리번 "이스라엘, 가자 장기 점령 부당"
국제 국제일반 2023.12.15 20:28:11제이크 설리번(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장기 점령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과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 논의한 뒤 나온 발언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를 점령할 장기적인 계획이 없고, 궁극적으로 가자의 통제와 행정·안전보장이 팔레스타인에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이 하마스 지도부를 정확히 겨냥하고 정보에 바탕을 둔 작전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전환의 조건과 시기가 바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내가 나눈 대화의 분명한 주제였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전을 마무리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대상으로 한 저강도 공세로 전환할 것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전날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설리번 보좌관은 향후 전쟁 수행과 관련해 이견을 노출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군사작전 강도를 낮추는 문제를 내세웠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절대적인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도 ‘전쟁이 낮은 단계로 접어들지 않을 경우 미국이 군사 지원을 보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설리번 보좌관은 “합의에 도달하는 최선의 방법은 비공개로 논의하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
'5억 현상금' 걸린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美 "얼마 안 가 끝장난다"
국제 국제일반 2023.12.15 16:10:00이스라엘군(IDF)이 '사살 목표 1순위'로 지목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에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고 추적 중이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IDF는 이날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주요 인사 4명의 사진과 함께 현상금 액수가 적힌 전단을 가자지구에 뿌렸다. 신와르 체포에 도움이 되는 첩보를 제공하는 이에게는 40만 달러(약 5억2000만 원)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신와르는 전쟁이 시작된 후 남부 칸유니스의 지하 땅굴에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신와르의 형 무함마드 신와르에도 현상금 30만 달러(3억8865만 원)를 내걸었다. 이외에 칸유니스 여단 사령관인 라파 살라메를 찾는 데 20만 달러(2억5910만 원), 하마스 부대 수장인 무함마드 데이프에는 10만 달러(1억2955만원)를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한편 CNN에 따르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신와르가 얼마 가지 않아 끝장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 관리는 이날 이스라엘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스라엘 관리 간 만남이 끝난 뒤 “신와르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얼마나 걸릴지도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마스의 인질 중에 미국인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신와르의 손에 미국인의 피도 묻어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발생한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주도한 인물로 신와르를 지목하고 그의 제거를 주요 공격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
'월수입 2000만원' 풍자 "2배 이상 뛰었다"…대박 난 '재테크' 뭐길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12.14 19:25:03경기 불황 속 금의 몸값이 높아지는 가운데 구독자 86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겸 방송인 풍자(본명 윤보미·35·사진)가 ‘금테크’에 관한 일화를 소개해 시선을 모았다. 지난 12일 MBC 에브리원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성지 재테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씨는 "저는 사실 성격상 좀 위험한 걸 못 한다. 주식은 지금도 할 줄 모르고 기본적으로 정기예금이라든지 금이라든지 은행이랑 소통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당시에 제가 금을 한 돈당 19만원에 샀는데 지금은 40만원 가까이 올랐다"며 "금은 길게 봐야 한다"고 말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구매 시점보다 2배 이상 가격이 뛴 것이다. 송해나는 주식 투자 경험이 있다며 "MZ세대도 다들 한다니까 해봤는데 그걸로 돈을 벌진 못했다. 하루 만에 기분이 왔다 갔다 하더라. 큰돈을 넣으면 내가 너무 불안해질 거 같아서 다 뺐다"고 털어놨다. 이에 윤씨는 "저도 주식으로 부자 됐다는 사람은 많이 못 봤다"며 "아침 9시만 되면 다들 장 열릴 때 휴대전화만 보고 있다"고 공감했다. 트랜스젠더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50만명을 돌파한 윤씨는 지난해 여러 방송을 통해 수입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월 수입을 묻는 질문에 "구독자 수가 약 72만 명인데 최대 조회수가 306만이다. 월 수익은 2000만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돈 쓸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버지에게 집과 외제 차를 선물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최근 금값은 미국의 국채 금리 하향 등의 영향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2일 한국금거래소에서 거래된 금 한 돈(3.75g) 가격은 살 때 기준 35만9000원이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4일 금 1g당 가격은 장중 8만7910원까지 상승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금액은 KRX 금 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2014년 3월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같은 금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기간 시장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0년 4월 기준 금 가격은 온스당 1713.4달러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 말(1463.94달러)보다 14.6% 급등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현물로서 금을 매입하는 것도 트렌드의 일종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화폐 가치가 불안해지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에 투자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미국 등 국제 시장에서 금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이를 반영해 금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 같다"며 "이외에도 최근 5년 사이 부동산, 이자율도 변동 폭이 컸고 코로나19와 전쟁 등으로 원자잿값도 다 올라 변동성이 낮은 금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고 머니투데이를 통해 진단했다. -
이·팔 전쟁에 경제 타격…아랍 주변국 GDP 2.3% 감소
국제 국제일반 2023.12.14 17:52:12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이달 종료된다고 해도 이집트·레바논·요르단 등 주변국 3곳의 국내총생산(GDP)이 2.3% 줄고 23만 명이 빈곤에 빠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쟁이 6개월까지 장기화하면 이들 주변국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180억 달러(약 24조 원)까지 치솟고 빈곤에 처하는 인구도 50만 명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유엔개발기구(UNDP)는 13일(현지 시간) 발표한 ‘가자 위기가 인근 아랍 국가들에 미칠 사회경제적 영향 예상’ 신속 평가 보고서에서 전쟁 기간을 3개월·6개월 두 가지로 가정하고 경제 모델링 도구를 사용해 전쟁의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전쟁이 3개월째인 이달 끝나면 주변 3개국이 입을 손실은 총 GDP의 2.3%에 해당하는 103억 달러(약 14조 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3만 명이 추가로 빈곤 상태에 빠지고 개발은 2~3년 후퇴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전쟁 기간이 6개월로 길어지면 손실도 급증해 주변 3개국의 경제적 손실은 180억 달러로 GDP의 4%에 이르고 빈곤에 빠지게 되는 인구는 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를 주도한 압달라 알다르다리 유엔 사무차장 겸 UNDP 아랍국지역국장은 이번 전쟁에 대해 “취약한 지역 상황에 폭탄을 던진 격으로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며 즉각 휴전과 경제·사회적 회복을 위한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드론 공격 막아라"…경찰대 공중 테러 대응 세미나
사회 사회일반 2023.12.14 16:01:29경찰대학은 14일 충남 아산 경찰대에서 한국위기관리연구소와 함께 '육상 및 공중 테러 대응 방향'을 주제로 제2회 대테러 정책발전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김운용 한국위기관리연구소 이사장과 김혁수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장, 문영기 초대 대테러센터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에서는 미국의 공중테러 방어전략,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드론 테러 현황, 하마스 공격 드론 현황과 대응, 한국의 드론 방어기술 개발 현황에 대한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또 물리적 방호시스템에 의한 시설 방호 및 테러 대응 방안, 차량돌진 테러의 경향성과 대응 방안, 시설 방호 현대화 시스템 등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김 이사장은 "전통적인 테러 수단과 최신 테러 수단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테러 대응 시스템을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환 경찰대학장은 "최근 드론 테러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공중 테러가 중요해졌으나 육상 테러와 같은 전통적 테러 수단에 대한 대응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대테러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와 교육, 국제협력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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