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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스라엘 국제적 지지 잃어" 네타냐후 공개 비판
국제 정치·사회 2023.12.13 17:57:49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 전쟁 방식부터 전후 계획까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가자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면서 외교적으로 고립될 위기에 처한 미국은 이례적으로 ‘태도를 바꾸라’며 이스라엘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스라엘은 이런 상황에서도 가자 지하의 하마스 땅굴을 바닷물로 침수하는 작전까지 꺼내 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은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한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10월 전쟁 발발 후 네타냐후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신경전은 종전 후 계획을 두고도 격화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과 미국은 ‘포스트 하마스’ 문제에서 계속 대립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오슬로의 실수를 반복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슬로의 실수는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에 대해 합의한 오슬로협정을 일컫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개별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하며 “이스라엘은 결코 팔레스타인 독립에 반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자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하면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완고한 지지를 표해온 미국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날 총회를 열고 찬성 153표, 반대 10표, 기권 23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양측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 대한 규탄은 담지 않았다. 미국은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국제적 비난을 샀다. CNBC는 “가자 내 인도주의적 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은 국제적으로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고심은 미 안보 수장들의 잇따른 중동행에서도 드러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이스라엘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중동 지역으로 각각 급파할 예정이다. 이들은 가자 민간인 보호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전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바닷물로 침수시키는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 설치한 펌프 7개로 바닷물을 끌어와 지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인질을 지상으로 끌어내려는 것이다. 그러나 하마스 땅굴의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해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데다 가자의 지하수를 오염시켜 식수 고갈에 시달리는 민간 피해를 더 키울 수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자 내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도 침수 작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하마스 지지' 예멘반군 홍해 위협…해상 물류 우려
국제 국제일반 2023.12.13 11:52:15홍해를 이용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반발해 이 해역을 지나는 선박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홍해는 인도양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길이 약 2300㎞의 바다로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가 지나는 길목이다. 후티의 항로 위협이 심화할수록 지구촌 해상 물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홍해에서 후티의 잇단 선박 공격으로 이 항로를 이용한 화물 운송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날 오후 홍해 입구인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가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후티의 5번째 선박 공격이다. 후티는 지난달엔 홍해에서 이스라엘 기업인이 일부 지분을 소유한 인도행 자동차 운반선을 납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홍해의 안전이 위협받자 주요 선사들은 항로 변경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물류비용도 불어나는 실정이다. 한편, 항로 위협이 심해지면서 미국은 동맹들과 중동 지역의 다국적 해군 부대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나섰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해양 기동부대 운영과 관련해 우리의 국제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가 후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해군사령부(CMF) 예하 함대인 CTF-153에 참여하는 동맹과 파트너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MF는 미국 주도로 한국, 일본 등 총 39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해군 연합체로 예하에 3개의 CTF를 운영 중이다. 한국은 대(對) 해적 작전을 수행하는 CTF-151에 청해부대를 파견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미 역내에서 군함을 운영 중인 한국 등을 상대로 CTF-153 참여를 타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세상 가장 슬픈 '패션쇼'"…'머리 총상·더듬는 손' 옷 입은 모델들 정체
국제 국제일반 2023.12.13 01:58:31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색 패션쇼’가 열려 화제다. 패션쇼에서 소개된 옷보다 이를 입은 ‘모델’들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텔아비브에서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 음악 축제가 열린 곳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기리는 패션쇼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패션쇼 런웨이에 나선 12명의 모델들은 모두 하마스 대원들의 노바 축제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거나 목격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낸 사람들로 구성됐다. 모델 중에는 약혼자와 통화를 하던 중 그가 총에 맞는 순간을 들은 영국계 이스라엘인 제시가 엘터와 음악 축제에서 하마스 무장 대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전력질주하는 영상으로 알려진 블라다 파타포프가 포함됐다. 엘터는 이번 전쟁으로 약혼자 벤 시모니를 일었다. 시모니는 지난 10월 7일 당시 음악 축제를 습격한 하마스 무장 대원에 맞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 총을 맞고 사망했다. 이번 패션쇼에서 엘터는 가슴에 선명하게 총알이 박혀 있는 하얀 드레스를 입었다. 드레스 앞쪽에는 모형 칼이 장식돼 있다. 패션쇼에 선 엘터는 “매일 매 순간 그를 그리워 한다”며 “그를 그리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것은 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고 그의 이야기를 전세계에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웨딩 드레스를 입은 요벨 샤빗 트라벨시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남편을 잃었다. 이들은 결혼한지 불과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신혼 부부였다. 트라벨시는 “나의 헤어스타일은 결혼식때 했던 것과 똑같다”며 “이 드레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머리에 총알 구멍을 새겨 넣은 트라벨시는 등에는 ‘더 이상 살인은 없다’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또한 그는 드레스에 자신이 죽은 척하면서 목격한 하마스 대원들의 강간 장면을 상징 하기 위해 가슴과 은밀한 부분을 더듬는 손을 넣었다. 패션쇼에 선 또 다른 인물인 파타포프는 이스라엘 국기에서 영감을 받은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또 머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 한 마리가 올려져 있었다. 이번 패션쇼에서 선보여진 의상들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제작했다. -
WP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쏜 백린탄, 美가 공급"
국제 국제일반 2023.12.12 17:02:58이스라엘이 10월 초에 레바논에서 사용해 논란을 야기한 백린탄이 미국에서 공급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린탄은 연막탄 용도로 사용되지만 불꽃이 몸에 닿으면 뼈까지 타들어갈 정도로 살상력이 높아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WP는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에서 발견된 155㎜ 백린탄 3발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를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포탄들에 적힌 일련번호는 미군의 국내 생산 무기 분류법과 일치했다. 해당 포탄들은 1989년과 1992년에 미국 루이지애나와 아칸소의 포탄 저장고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10월 중순 자국 국경과 가까운 레바논 두하이라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백린탄을 투하한 바 있다. 당시 공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여파로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긴장도 고조되며 이뤄졌다. 국제앰네스티(AI)는 이스라엘의 백린탄 공격으로 최소 4채의 주택이 불타고 민간인 9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WP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군이 제공한 무기가 전쟁 범죄 우려가 있는 공격에 사용된 셈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보도를 봤고 확실히 우려하고 있다”며 “더 많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질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다른 나라 군에 백린탄을 제공할 때는 합법적인 용도로만 사용하고 전쟁법을 준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우리는 오로지 합법적인 무기만 사용한다”며 “IDF도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백린이 포함된 연막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北 위협 오면 서울 통신망 마비…"K-방호 인프라 만들자"
사회 사회일반 2023.12.12 14:14:18서울 상공에서 핵 EMP(Electromagnetic Pulse attack) 폭발시 통신망·인터넷·데이터센터 마비 등 전력통신망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안보 전문가들은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 지난달 정부 행정망 마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전자장비 무력화에 대비하도록 한국형(K) 방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는 1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북한 EMP 위협과 서울 도시기능 유지방안’ 포럼을 개최했다. 사이버 테러 등 북한의 공격으로 통신망이 마비됐을 경우 도심 주요시설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자리다. 지난 11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전시 방호대책 안보 토론회를 마련한 데 이어 두번째다. EMP는 고강도의 전자파 파동으로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는 공격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포럼에서 △핵·비핵 EMP에 대한 정의 및 위협 △EMP 관련 세계적 동향과 방호 관련 기술적 수준 △EMP 공격 시 서울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 등을 제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서울시 통합방위협의회 위원, 안보정책자문단을 비롯해 국내 전문가와 민간기업 임원진 150여 명이 포럼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환영사에서 “최첨단 과학기술과 전기·통신·데이터 등이 연결된 수도 서울에서 도심 주요시설이 마비됐을 때를 가정한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1000만 시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안보를 최우선의 가치로 챙긴다는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드리고 수도 서울의 방호태세를 더욱더 튼튼하게 지켜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북한군사연구실장은 서울 상공에서 핵 EMP 폭발시 △통신망·인터넷·데이터센터 마비 △항공기 추락 및 이착륙 제한 △철도운행 중단 등 전국적인 전자기기와 전력통신망 파괴로 이어진다고 경고하면서 도시형방호체계와 ‘K-인프라’를 구축하자고 조언했다.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저궤도 소형 위성)처럼 지상 기지국 없이 통신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소규모 분산형 데이터센터(IDC)를 조성하면 EMP 전쟁에 대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뒤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민경령 스페이스앤빈 대표, 손창용 국립전파연구원 전파환경안전과장, 최낙중 전 국군지휘통신사령관이 참석해 EMP의 세계적 동향과 서울시의 EMP 위협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민 대표는 “서울형 EMP 방호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며 “주요 국가시설이 밀집돼 있고, 인구가 많은 서울에서도 자체 EMP 방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과장은 지속 가능 스마트 시티를 위한 고출력전자기파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고비용의 예방 대책보다는 복원력 기반의 대책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령관은 “중앙집권화된 취약점과 외주형태의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 관리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 발생 이후 수차례 국가 기간 시설이 EMP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 글에서도 “북한이 핵무기, 화학무기, EMP 등 서울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급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EMP 공격, 사이버 테러, 전력 차단 등 각종 테러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오류가 생겨 오전 9시 29분부터 10시 30분까지 1시간 가량 접속이 지연됐다. 조달청은 연말에 입찰이 몰려 과부하가 발생해 접속이 느려졌다가 현재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
獨·佛·伊 "EU, 하마스 '특별 제재' 계획 수립해야"
국제 국제일반 2023.12.11 21:27:25독일·프랑스·이탈리아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들의 지원 세력에 대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특별 제재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은 3국 외무장관들이 이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집행위원에게 연명 서한을 보냈다며 이같이 전했다. 서한은 “EU가 테러집단 하마스와 그 지지자들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는 하마스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불법화하려는 유럽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 나라가 주장한 ‘특별(ad hoc) 제재’는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롭고 즉각적 조치를 말한다. 이들은 “제재의 신속한 채택은 유럽이 하마스에 맞서는 의지, 이스라엘과 연대에 관한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서한에서 제재의 확대 혹은 강화 방안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하마스 책임자들의 EU 입국 금지나 인권 침해 관련 제재 등이 거론된다며 “EU 회원국들이 특별 제재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 전문가들이 제재 대상 등을 파악할 법적 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엔 사무총장 "안보리 마비"…휴전 결의안 거부한 美비판
국제 국제일반 2023.12.11 16:47:39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의 거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결의안이 무산된 데 대해 “안보리가 마비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가자지구 남부를 중심으로 격해지면서 휴전 가능성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0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포럼에서 휴전 결의안 무산과 관련해 “안보리의 권위와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안보리가 지정학적 분열로 마비됐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1971년 이후 처음 ‘유엔헌장 99조’를 발동하며 휴전을 촉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휴전 결의안은 12일 유엔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총회 결의안은 안보리와 달리 채택돼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재를 맡았던 카타르는 휴전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이 좁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전력을 다해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며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최근 하마스 대원들의 투항이 잇따른다며 “전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남부를 포함해 가자지구에서 250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도시를 떠나라는 경보를 발령한 상태이며 병사들에게는 더 강한 압박을 명령했다. 필리페 라자리니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대표는 “민간인들이 이집트 국경 지대까지 밀려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민간인 이집트 강제 이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이 미 의회에서 공화당의 반대에 가로막힌 가운데 백악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했다. 젤렌스키의 방미는 이번이 세 번째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1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공화 양당 상원 원내대표를 만난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온적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도 회담한다. -
트럼프 "취임 첫날만 독재자 되고파"…'재집권 시 독재' 논란 가열
국제 정치·사회 2023.12.11 13:53:29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독주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시 독재 논란 확산에도 또다시 독재자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열린 뉴욕 공화당 갈라 만찬 행사에서 “뉴욕타임스에서 내가 독재자가 되고자 한다고 오늘 보도했다”며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어 “나는 단 하루만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며 “내가 왜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한 지 아느냐? 나는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석유 시추를 재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극우 성향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장벽을 건설하라”는 구호가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에서 또 “우리는 너무나 많이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미국을 구해내고자 한다”며 “내 대선 캠페인은 부패한 정치 집단으로부터 우리나라를 구해내는 정당한 십자군 전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폭스뉴스 앵커인 션 해니티와 사전 녹화해 방송한 타운홀 행사에서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독재 정치의 위험이 있다는 민주당 및 공화당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 독재자 발언을 했다. 첫 질문에서 즉답을 피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질문이 이어지자 “‘당신은 독재자가 되지 않을 것이죠. 맞느냐’라고 묻는데,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취임) 첫날만 빼고”라며 “첫날엔 멕시코와 남부 국경을 차단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독재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각계에서 한층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여론 악화를 겪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측이 반색하며 캠페인에 이를 적극 부각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선거대책위의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위원장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자신이 재선되면 무엇을 할지 정확히 말해왔고, 오늘 자신이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며 “미국인들은 그 말을 믿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이스라엘 "가자지구 억류 인질 137명 중 20명 사망 추정" [이-팔 전쟁]
국제 국제일반 2023.12.11 10:14:24이스라엘 총리실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약 137명 중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117명의 생존자와 시신 20구를 포함해 인질 137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날 사망이 확인된 이스라엘인 사하르 바루흐(25)를 포함한 사망자도 인질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하마스는 25세 남성 인질 바루흐가 이스라엘군(IDF)의 구출 작전 중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바루흐가 살았던 베에리 키부츠(집단 농장) 측과 인질 가족 단체는 바루흐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면서 인질 협상의 일부로 그의 시신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은 바루흐가 구출 작전 중 사망했다는 하마스의 주장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마스 측은 10일 아랍 방송 알자지라를 통해 이스라엘이 협상 없이 힘으로 인질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며 인질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이 인질 구출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인질로 납치해 간 인원은 약 240명이다. 이중 어린이와 여성 등 100여명만 인질 협상을 통해 풀려났다. 한편 인질 가족들은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 중이던 지난 주말에도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질 가족과 이스라엘 시민 등 수천 명이 토요일인 9일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 모였으며 일부 인질 가족은 '인질 협상에 직접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
네타냐후, 휴전 요구 일축…"가자 전투 전력 다해 계속"
국제 정치·사회 2023.12.10 20:55:10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싸움을 전력을 다해 지속할 것”이라고 국제 사회의 휴전 압박을 일축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가자 남부에 대한 공세를 심화하는 가운데 중재역을 맡은 카타르는 양측 모두 휴전 의사가 약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10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례 각료회의에서 “지난 주말 프랑스, 독일 지도자와 통화했다”며 “하마스 제거를 지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 중단을 압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긴급 승인을 통해 이스라엘에 1만 4000발의 탱크 포탄을 지원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일시적인 교전 중단을 이끌어낸 카타르에서도 휴전 협상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전쟁 해결을 위한 협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양측 모두 지난달 첫 일시 휴전 합의 때와 같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알사니 총리는 지난달 하마스 정치위원회 수장인 이스마일 하니예와 직접 대화해 일시 휴전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이어진 일시 휴전 기간에는 이스라엘 및 외국 국적 인질 100여 명이 석방됐다. -
美 '이·팔 휴전' 유엔결의안 반대…국제사회 비난 고조
국제 정치·사회 2023.12.10 13:43:56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아랍 국가들의 반발이 확산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출한 휴전 결의안에 대한 안보리 표결이 미국의 단독 반대로 무산되자 아랍 국가들은 물론 미국의 우방과 인권 단체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NYT는 “미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번 상황과 관련해 “오랫동안 미국을 따라다닐 부끄러운 딱지”라면서 “미국의 이스라엘 정책이 그들을 대량 학살의 파트너로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안보리가 또 한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에이브릴 베누아 사무총장은 “미국이 인류에 반하는 표를 던졌다”면서 “대량 학살에 연루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 전날 표결에서 프랑스와 일본을 비롯한 13개 이사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미국의 맹방인 영국은 기권했기 때문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결의가 통과될 상황이었다. 미국 측은 이번 결의안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하마스를 비판하지도 않아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만 당장 휴전을 하라는 것은 하마스에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할 기회를 주는 데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한 미국 정부는 무기수출통제법상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의회의 승인을 건너뛰고 이스라엘에 대한 탱크 포탄 수출에 나섰다. 무기 수출에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긴급 조항이 발동되면 의회를 우회할 수 있다. NYT는 “이처럼 이례적 절차를 사용하는 것은 미국 무기가 가자지구에서 사용되는 것에 대한 미 의회 내부의 우려가 커지는 것을 행정부가 의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
"학살의 파트너인가" 美, 안보리 결의 거부권에 아랍권 반발 확산
국제 정치·사회 2023.12.10 07:23:28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아랍 국가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미국의 안보리 결의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오랫동안 미국을 따라다닐 부끄러운 딱지”라면서 “미 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이 그들을 대량 학살의 파트너로 만들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안보리는 8일 회의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출한 휴전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 이날 표결에서 프랑스와 일본을 비롯한 13개 이사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영국은 기권했기 때문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결의가 통과될 상황이었다. 미국 측은 이번 결의안이 현실적이지 않으며, 하마스의 공격을 비판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만, 당장 휴전을 하라는 것은 하마스에게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할 기회를 주는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아랍권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이번 결의안을 제출한 UAE의 무함마드 아부샤합 차석대사는 "가자지구의 가차 없는 폭격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단결할 수 없다면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이냐"며 "비슷한 상황에 있는 전 세계 민간인에게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
반나체로 쪼그려…"하마스 구금" 영상에 인권 논란
사회 사회일반 2023.12.09 10:43:31이스라엘군이 반나체의 팔레스타인 남성들을 붙잡아두고 경비를 서 감시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돌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을 구금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민간인도 섞여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는 영상을 보면 가자지구의 시내 도로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남성들을 잡아놓고 경비를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00명이 넘는 이 남성들은 속옷만 걸친 채 무릎을 구부리고 바닥에 줄을 맞춰 쪼그려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거리엔 벗겨진 신발과 옷들이 널려있다. 이스라엘 군인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은 전날 저녁 온라인에 올라왔다. 로이터통신은 영상 속 장소가 가자지구 북동쪽에 위치한 베이트 라히아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전 민간인들에게 대피를 권고했고, 이후엔 이스라엘군에 포위된 지역이다. 같은 날 저녁 온라인에는 팔레스타인 남성 수십명이 큰 구덩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됐다. 반나체의 남성들은 천으로 눈이 가려진 채 손은 뒤로 묶여 있다. 또다른 사진을 보면 반나체의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이스라엘군 트럭 뒤에 빽빽하게 실려 이송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 언론은 이 영상이 하마스 대원들의 항복을 보여준다고 보도했고, 정부도 하마스 대원을 구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거리에 구금된 팔레스타인인들 영상과 관련한 질문에 이들은 모두 군인 연령의 남성으로, "몇주 전 민간인들이 대피해야 했던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중 민간인들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인도주의적인 대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거리에 잡혀있던 남성 중 팔레스타인 유명 언론인 디아 알칼루트도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런던에 본사를 둔 아랍어 뉴스 매체 '알 아라비 알 자디드'는 현지 특파원인 알칼루트가 그의 형제, 친척 그리고 '다른 민간인들'과 함께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군이 이들에게 옷을 벗도록 강요했고, '침략적인 수색과 굴욕적인 대우'를 했다고 비난했다. 영국 BBC방송은 베이트 라히아에서 사촌 10명이 이스라엘군에 잡혔다는 팔레스타인 남성의 주장을 전했다. 이 남성은 이스라엘군이 메가폰을 잡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집과 유엔 학교에서 나오라고 명령했다고 했다. 여성들에게는 인근 병원으로 가라고 지시했고, 남성들에게는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총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정치인 하난 아쉬라위는 "(이 사건은) 팔레스타인 남성들을 노골적으로 굴욕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해당 영상에 우려를 표했다. ICRC 대변인 제시카 무산은 성명을 내고 "구금된 모든 이들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인간성과 존엄성을 바탕으로 대우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강조한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쟁 포로는 제3차 제네바 협약에 따라 모든 상황에서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명예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협박, 모욕, '대중의 호기심에 대한 노출'뿐만 아니라 모든 폭력행위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방산 수주 잔고 100조…K방산 르네상스? 정점 찍고 하락기?[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3.12.09 08:00:001971년 북한은 화포에 탱크까지 생산하는데 한국은 소총 한 자루 만들 능력이 없는 나라였다. 52년이 지난 2023년 상황은 180도 역전됐다. 해외 언론들은 K방산에 대해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미 CNN은 지난해에 “한국 방위산업이 이미 메이저 리그(defense major league)에 진입했다고 미국과 NATO를 대신해 ‘자유민주주의의 무기고’(arsenal of democracy)’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K방산의 시작은 1971년 11월 10일 박정희 대통령의 군방력 증강 의지에서 비롯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오원철 상공부 차관보를 제2 경제수석에 임명하고 청와대를 불러 “예비군 20개 사단을 무장시킬 수 있는 병기 개발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연말까지 시제품을 만들라”는 시간표까지 콕 찝어서 주문했다. 이처럼 촉박한 시한 때문에 정부 관계자들은 ‘번개 사업’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났다. 미국이 한국산 화포 개발에 “No, Gun Never”라고 반응을 보였다. 남북 군비 확충 경쟁을 경계한 탓에 만약에 무기가 필요하면 미국에서 구입하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한 달여만에 국산 병기 시제품 전시 고민 끝에 정부는 자체 개발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개발팀은 각종 무기와 장비를 분해해 분석하며 도면을 작성하는 역설계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국내에 있는 미국 무기 교범을 끌어 모았고 철야 작업도 진행했다. 한번은 인천 바닷가에 여관을 잡아 놓고 며칠 밤 잠도 못 자고 지뢰 성능 시험을 했을 때였다. 갑자기 소총으로 무장한 군경이 여관을 에워싸며 개발팀을 체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괴한 10여 명이 인적 드문 바닷가에 밤늦게 돌아오면서 “폭발물” 얘기를 한다는 신고 탓에 간첩으로 오인 받았기 때문이다. 한 달 조금 지난 1971년 12월 16일, 청와대에서 시제품이 전시됐다. 빨간 카펫 위에 60㎜ 박격포, 로켓포, 기관총, 소총 등이 놓였다. 처음 보는 국산 병기에 참석자들은 감격했다. 박 대통령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격려하며 기뻐했다. 이후 청와대 신관 30평 반지하실에 병기 진열장이 마련됐고 박 대통령은 아침마다 병기 개발 상태를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10월 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 앞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 ‘AUSA 2023’ 행사장 중앙에 230㎡(약 70평) 규모 부스를 차려졌다. 전 세계에 K방산을 소개하기 위한 전시 부스다. 미국 육군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AUSA는 방산업계에선 IT·가전 전시회 ‘CES’와 같은 위상으로 통하는 방산 전시회 최고로 꼽힌다. 미국·독일·영국 등 전 세계 80여 국, 650여 방산 기업에서 3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행사로 연간 1000조원대 국방 예산을 집행하는 미국의 심장부에서 열리는 만큼 각국 방산업체의 경쟁은 치열하다. 각국의 방위산업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다 개회 직전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례 없는 관심이 집중된 행사다. 그런데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원조 장비에 의존했던 한국은 세계 최강 군사 대국 미국에까지 무기를 팔겠다고 나선 것이다. 알려진 것보다 K방산의 위상은 한층 높아져 있다. 2022년 K-방산 수출은 173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눈여겨 볼 대목은 지난해 경우 이스라엘의 무기 수출액(110억 달러 이상)보다 60억 달러 이상 많은 수주를 했다. 이스라엘은 국내 생산 무기의 75%를 넘게 수출할 정도로 각종 첨단기술로 세계 방산시장 상위권에 올라 있다. 우리에게는 롤 모델이자 넘보기 힘든 ‘넘사벽’ 같은 존재였는데 그걸 뛰어 넘은 것이다. 韓 세계 9위, 방산시장 석권 이스라엘 제쳐 덕분에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분석한 ‘2018∼2022년 국제 무기 이전 동향’에서 한국은 세계 9위를 기록하며 10위인 이스라엘을 제쳤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방산수출에서 이스라엘을 제친 것은 과거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대 사건이라고 평가할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K방산은 육·해·공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핵무장한 120만 북한군과 맞서야 하는 특수한 안보 환경 영향으로 한반도의 평화 유지를 위한 군사력 증대와 각종 첨단무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덕분다. 당장 지상군 무기인 장갑차(K9)·전차(K2) 등은 국내 독자 개발은 물론이고 생산가능 수준은 세계 상위권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공 분야 역시 1970년대부터 전투기·헬기 기술과 관련한 이전 생산을 기반으로 이제는 자체적으로 고등 훈련기(T-50), 한국형 기동 헬기(수리온), 차세대 전투기(KF-X)까지 생산하는 기술이 갖추게 됐다. 함정 분야도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造船) 기술을 바탕으로 수상함은 물론 잠수함을 국내 자체 건조가 가능하고, 전투 성능을 좌우하는 전투 체계도 꾸준히 확충하는 중이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방산수출 계획은 지난해보다 많은 200억 달러다. K-방산 수출 대박의 주역으로 큰손인 폴란드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한다. 폴란드는 지난해 K-2 전차 등 무기 4종에 대한 1차 이행계약만 124억 달러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방산수출액의 72%를 차지한다. 잔여 계약은 K-2 전차 820여 대, K-9 자주포 430여 문, 다연장 로켓 천무 80여 문 및 탄약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있는 계약을 올해 모두 체결하면 올해 방산수출액은 200억 달러를 훌쩍 넘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과 달리 상황을 낙관적이지 못하다. 한·폴란드 양국 방산업체들은 2차 계약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고 수출금융 문제 등 몇 가지 이견으로 본격적인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지난 12월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등을 추가 수출하는 3조4475억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하는데 그쳤다. 이번 계약은 K-9의 남은 계약 물량(460대) 중 일부인 152대를 금융계약 체결 등을 조건으로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국내 방위산업체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2차 계약을 맺어 모든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수출입은행이 특정 구매국에 정책 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한도가 차면서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국내 5대 시중은행이 국내 방산업계에 공동 대출을 통한 금융 지원을 결정하면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 방산수출은 사실상 작년에 대부분 거의 끝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며 “2차 계약이 최종 체결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은 물론 전체 물량을 계약할 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방산 수출금융 등 제도적 장치 강화 필요 문제는 방산 수출금융 지원책 강화다. 폴란드의 경우는 미사일과 잠수함 등 추가 무기를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방산 외에 원전과 고속철, 공항 등에 있어서도 협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폴란드가 신뢰할 수 있는 방산 수출금융 지원책 등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폴란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남미권 수출을 위해서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는 사실상 말레이시아 FA-50 수출과 폴란드를 제외하곤 대규모 수출이 많지 않다. 조만간 국산 레드백 장갑차 선정이 기대되는 호주 장갑차 사업도 알려진 것과 달리 규모가 5조~8조원 이상에서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중동 지역도 K-방산 수출의 큰손으로 부상하며 천궁-Ⅱ 요격미사일, 비호복합 대공화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의 수출이 예상됐지만, 변수가 많은 중동 지역 특성상 올해 중 성사는 이미 물건너 간 상황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K-방산이 단순히 한 국가에 불과한 폴란드 대박 신화에 만족하지 말고 국가적 목표인 ‘세계 4대 방산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조언한다. 방산수출은 군과 업계가 함께 나아가는 범정부 차원의 협조가 필수적으로 이를 총괄하기 위한방산 컨트롤 타워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이를 위해 방산 사령탑으로 대통령실에 방산비서관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정부는 비록 방산비서관을 신설하지는 않았지만 국가안보실 주도의 ‘방산수출전략평가회의’를 신설하고 국가안보실 2차장 산하 방산수출 기획팀을 만들었다. 비서관실을 새로 만들기보다는 태스크포스(TF)팀 형식으로 꾸려 방위산업 수출을 총괄 지휘하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특히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과의 제도적 협조 장치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5월 한미 양국 정상이 합의한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K-방산의 도약을 위해 미국 시장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 국방조달시장은 425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다. 국방상호조달협정은 미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체결하는 양해각서다. 현재 28개국이 체결하고 있다. 체결국은 미국산우선구매법을 적용받지 않아 미군 등에 조달 제품을 수출할 때 세금 등으로 가격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관계자는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이 체결돼야 주요 미국 무기사업에서 적극적인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체결을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가안보실 2차장 산하 ‘방산수출 기획팀’ 신설 방위사업청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속획득 프로세스(한국형 MTA)’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4차 산업혁명 기술 특성을 반영해 무기 도입 기간을 대폭 줄여 방산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법적·제도적 지원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이에 방사청은 방위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방위사업 계약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그나마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방위사업법을 개정해 ‘방위사업 계약법’에 담으려 했던 일부 내용을 반영하고, 나머지는 하위 법령에 이관하는 내용으로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
[북스& - 새책]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씨앗은 어디서
문화·스포츠 문화 2023.12.08 17:50:34지난 10월 팔레스타인의 무장 세력인 하마스의 공격으로 잠재적 시한폭탄 같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세상에 전면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이들의 갈등은 왜 해결되지 못할까. 유대인이지만 무신론자인 저자는 이스라엘의 건국부터 부흥 과정을 조명하면서 방위 산업에 나선 이 유대국가가 세계적으로 ‘종족민족주의’를 확산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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