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타냐후는 평화의 장애물”…이스라엘 압박 수위 높이는 美
국제 정치·사회 2024.03.15 17:42:34미국 유대계 정치인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평화의 장애물’이라고 공개 저격하며 ‘지도부 교체’까지 꺼내들고 나섰다. 미국 집권당 지도자가 핵심 동맹국 중 하나인 이스라엘의 정치 수반을 공개 석상에서 비난하고 나선 것은 전례 없던 일이다. 가자지구 해법을 두고 파열음을 내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끝내 미국 정부의 ‘네타냐후 잘라내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슈머 원내대표는 14일(현지 시간) 상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네타냐후 총리는 국가의 이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하면서 길을 잃었다”며 “그가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희생을 기꺼이 용인한 탓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외톨이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를 하마스, 이스라엘 급진 우파,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장 마무드 아바스와 함께 역내 평화를 가로막는 ‘4대 장애물’ 중 하나로 언급했다. 격앙된 어조로 쏟아내던 비판은 네타냐후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그는 “매우 많은 이스라엘인이 그들 정부의 비전과 방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이 중대한 시점에서 새로운 선거만이 이스라엘의 건전하고 개방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 민주당 상원 1인자이자 유대인 출신인 슈머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8일 뒤 상원 대표단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지지 방문했을 정도다. 그런 그가 전례 없이 높은 수위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사안을 두고 워싱턴 정가는 이스라엘의 ‘선을 넘는’ 행보에 미국 유대계 커뮤니티도 등을 돌리기 시작한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라마단 휴전’이 불발되는 등 가자지구 해법이 꼬이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행보에 지장이 생기자 슈머 원내대표가 총대를 멨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껏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비난과 국내 유권자들의 반발 속에서도 공개적으로는 이스라엘의 ‘반격할 권리’를 인정해왔다. 가자지구 분쟁에서 민간인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에 계속 무기를 지원하는 이중적 행보를 이어가 ‘학살 공범’이라는 비판도 감수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구호품 트럭에 몰린 민간인 100여 명이 사망한 ‘구호 참사’ 이후 기류가 바뀌었다. 특히 이달 9일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민간인 밀집 지구 라파 공격에 ‘레드라인(금지선)’을 그었는데도 네타냐후가 “계속 진격할 것”이라고 응수하자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해석이다. 이날도 이스라엘군은 구호품을 기다리던 가자 주민들을 공격해 약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사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슈머 원내대표 등 (이스라엘에) 호의적이던 인사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인내심을 잃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그동안 이스라엘에 적용하던 ‘공적으로는 포용, 사적으로는 압박’ 전략이 끝난 것이라는 진단도 추가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 압박을 통해 ‘네타냐후 잘라내기’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보내는 연간 38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무기 원조를 조건부로 제공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 “타국 내정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와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스라엘 지도자의 제거를 요구하는 것은 기이하고 위선적”이라고 논평했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르당 역시 “이스라엘은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를 선출한 독립적이고 자랑스러운 민주국가”라면서 “슈머 원내대표가 이스라엘의 선출된 정부를 존중하기를 바란다”며 반발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정부 운영이 엉망인 국가를 경멸하는 말이다. -
美, 이스라엘 압박 높여…민주당 중진도 “네타냐후 정권 교체해야”
국제 정치·사회 2024.03.15 10:26:26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라파지구 공격 계획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탸나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면서 경고장을 꺼내 든 가운데 민주당에서도 선거를 통한 내각 교체를 요구하는 등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척 슈머 미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이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매우 많은 이스라엘인이 정부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점에 나는 새로운 선거가 이스라엘의 건전하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선거를 통한 내각 교체를 촉구한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미국이 동맹국 지도자를 향해 이 같은 비판을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많다. 슈머 의원은 유대인 출신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의사가 컸던 인물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이스라엘을 방문해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어서고 민주당 지지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자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슈머 의원은 이날 “네타냐후 정권은 더 이상 이스라엘에 맞지 않다”면서 “세상은 급진적으로 바뀌었고 이스라엘 국민은 제대로 억압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로 향하는 미국의 압박성 발언은 최근 연이어 나오는 모습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은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라파 작전과 관련해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이스라엘의) 계획을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발동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모세스 팜 등 단체 2곳과 즈비 바 요세프 등 3명을 서안지구의 평화와 안보, 안정을 저해하는 행동을 했다며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 대상 단체인 모세스 팜 등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정착촌을 밀어붙이는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을 노린 공격의 배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 동결, 미 입국 비자 제한, 미 금융 기관 접근 차단 등이 적용된다. 앞서 12월 서안지구에서 폭력 행사에 관여한 일부 이스라엘인에 대해서도 미국은 입국 금지 조치 등을 취한 바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스라엘 집권 세력인 리쿠드당은 “이스라엘은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를 선출한 독립적이고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국가”라고 반박했다. 공화당도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미국인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스라엘 지도자의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면서 “이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고 동료 민주주의자를 이런 식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해외칼럼]이·하마스 전쟁서 바이든이 해야 할 일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4.03.15 05:30:00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끔찍한 테러공격을 가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개인적 신념과 냉철한 계산을 바탕으로 즉각 행동에 나섰다. 먼저 그는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바이든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을 유도하기에 앞서 일단 이스라엘을 감싸안고 다독이며 필요한 무기를 제공해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중하게 내린 그의 전략적 판단은 완전히 빗나걌다. 바이든 행정부는 처음부터 하마스에 대한 ‘대칭적 무력대응’을 이스라엘에 강력히 주문했다. 워싱턴의 분명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자체적으로 추산한 3만 명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소탕하기 위해 22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에 21세기 개막 이래 최대 규모의 폭탄세례를 퍼부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한 지상전 대신 하마스 무장세력과 군사시설 제거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인 ‘표적 공격’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침공계획을 극구 만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관리들과 수차례 마라톤 회의를 한 후 원래 계획대로 가자지구 침공을 강행했다. 개전 초기 가자지구 남부에서 전개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미국 관리들은 가자 북부지역에서 이와 유사한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이스라엘의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지역 주민과 그곳으로 옮겨간 피난민들에게 잿더미가 된 남부로 대피하라고 지시한 후 무지막지한 공습을 가했다. 미국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보호하라며 이스라엘 정부를 수시로 압박했으나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지금 워싱턴은 이집트 접경도시인 라파 침공을 막느라 이스라엘 정부를 상대로 힘겨운 설득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라파에는 1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피난민이 밀집해 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또 다른 인질협상의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라파를 침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은 종전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땅을 접수하거나 그곳에 새로운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둘 모두 실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독단적인 행동을 거듭하면서 미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엄청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전전긍긍하면서도 이스라엘에 점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하는 미국의 부조리한 정책은 도덕성 시비까지 불러왔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부분적으로는 이스라엘 정부를 믿은 게 문제였다. 바이든이 신뢰하는 네타냐후는 예외적일 만큼 영리한 정치인이다. 바이든의 속내를 꿰뚫어 본 네타냐후는 그보다 한 수 앞서 나갔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문제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이스라엘은 지금 집단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 1200여 명의 유대인 사망자를 낸 테러 공격은 이스라엘인들이 오랫동안 공유해 온 안전의식을 산산조각냈다. 그 결과 이스라엘 국민은 네타냐후 정부의 하마스 대응책에 동조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전정한 친구 입장에서 유대인 벗들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스라엘 국민은 바이든을 신뢰한다. 외교정책 전문가인 리처드 하스의 건의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셋에서 친구들을 향해 직접 연설을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3만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어린이다. 현지 관측통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4명 당 한명이 기아선상에 놓여있고, 거의 모든 주민들이 식량지원에 의존해 모진 목숨을 이어간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가자의 식수보급률은 전쟁 이전의 7% 수준이다. 대부분의 병원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하마스 무장대원을 모조리 죽이고, 군사시설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것은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하마스를 파괴하기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하마스는 무장집단이 아니라 ‘오직 무장투쟁을 통해서만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디어를 깨뜨리려면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불편한 진실을 직접 밝힘으로써 그들을 향한 자신의 진심어린 애정을 확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바이든은 에너지와 도덕적 명료성 및 지혜를 두루 갖춘 신뢰할만한 ‘글로벌 리더’로 국내외의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
주변국 만류에도…이스라엘, 라파 지상작전 초읽기
국제 국제일반 2024.03.14 16:17:04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만류에도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 작전이 임박했단 신호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머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 중부로 이동시킨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라파 지상작전이 임박했음을 잇따라 시사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140만명, 혹은 적어도 그 정도 규모의 인원을 우리가 국제사회와 같이 조성할 인도주의 보호구역(humanitarian islands)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가자지구 중부에 마련될 이 보호구역에서 민간인들에게 임시 주택과 식량, 물, 그 밖의 필수품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란민을 지정된 구역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라파 침공 준비 과정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그러나 라파 피란민들의 대피가 언제 시작되고 가자 중부의 피난처가 어디인지, 라파 지상공격은 언제 개시하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이날 가자지구를 방문해 "우리 군은 구석구석까지 진격했다. 결국엔 테러범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며 "전쟁이 지연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곧 우리가 모두(모든 하마스 세력)를 추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들은 피란민 대피 등 이유로 늦춰져 온 라파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합의 없이 지난 11일부터 이슬람 성월 라마단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라파 지상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보복전에 나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을 장악했으나 하마스 지도부가 은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라파를 장악해야만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등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피란민 140만명이 몰려 있는 라파에서 지상전이 벌어지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게 된다며 이를 만류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이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진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라마단을 맞아 한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라파에 가더라도 전쟁에서는 진 것"이라며 "모든 학살에도 가자 주민들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저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 6개월째에 접어들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불리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거부할 것은) 거부하고 조건을 내걸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패퇴시킨다면 누구와 협상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도 "미국 정부가 할 일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바이든은 펜만 한번 놀려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
“홍해서 후티 좀 막아줘”…美, 적대국 이란에 비밀 접촉
국제 정치·사회 2024.03.14 14:32:46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 중인 예멘 후티 반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과 비밀회담을 가진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1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적대국 관계에 있는 두 나라가 회담을 가진 것은 10개월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은 지난 1월 오만에서 이란 대표단과 비밀회담을 갖고 홍해에서 후티 반군이 자행하고 있는 민간 선박 공격을 멈추도록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 대표단으로는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과 에이브럼 페일리 이란 특사가, 이란 대표단에는 최고 핵 협상가로 알려진 알리 바게리카니 외교부 차관이 참석했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회담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협상은 양측이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오만 관료들을 사이에 두고 말을 전하는 간접적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측은 지난달 2차 협상을 열기로 예정했으나 맥거크 조정관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임시 휴전·인질 석방 협상단에 포함되면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번 회담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친이란 세력이 일으킨 역내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적 수단 외에 외교적 채널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이란과 간접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이란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 등의) 모든 위협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며 “더 큰 분쟁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전달하는 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이 후티에 영향력을 행사해 실제 선박 공격이 중단될 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이란이 후티 반군에 무기와 정보를 제공해 선박 공격을 배후 조종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지만 이란은 후티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부인하고 있어서다. 이란 한 관료는 FT에“이란은 후티 반군에 일종의 정신적 영향력만 갖고 있다고 반복해 말해왔다”며 “후티와 협상과 대화는 할 수 있지만 지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이재명·배현진 피습에…韓총리 “테러위협 엄중…대비태세 유지”
정치 총리실 2024.03.14 11:11:54한덕수 국무총리가 “정치인 피습 사건이 발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상황”이라며 “대테러 관계기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8차 국가 테러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테러단체 자금 송금과 주요 인사 위해·협박 등 테러 위협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월 부산에서 공개활동 중 흉기 피습을 당했고 같은 달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서울 강남구에서 둔기로 머리를 맞았다. 4월 10일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정치인에 대한 테러 위협도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총리는 해외 테러 위협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 해는 세계 각국에서 대선 등 주요 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국제 테러단체들의 세력 재건과 중동의 정세 불안이 심화되는 등 글로벌 테러 위협이 한층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대비태세도 점검했다. 한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에서 알 수 있듯이 드론 테러 위협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안티드론 보완대책을 수립해 추진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경주해왔다”고 전했다. 또 “정부는 국내에서 발생가능한 테러 양상을 분석, 매뉴얼을 보완해왔다”며 “이를 토대로 관계기관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국내·외 다양한 형태의 테러 위협에 맞서 선제적 예방활동과 적시적 대응조치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대테러 관계기관은 국가의 최우선 책무가 ‘국민 보호와 공공의 안전 확보’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주문했다. -
美 경고에도 "라파 공격" 고집…바이든, 네타냐후 손절 기류
국제 정치·사회 2024.03.14 05:30:00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고도 무시한 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침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바이든 대통령의 11월 대통령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둘 사이의 우호적 관계가 조만간 끝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내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행사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며 “민간인들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면서 라파의 일을 마무리짓겠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파 진격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다. 라파에는 현재 민간인 150만 명이 피신해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일 경우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할 것을 우려해왔다. 이스라엘의 고집이 계속되며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인내심도 바닥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구호품을 싣고 도착한 트럭에 수천 명이 몰렸다가 100여명이 숨진 구호트럭 참사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뜩이나 가자지구 참사를 방관한다며 국내외 비판 여론에 직면해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후 항공기를 띄워 구호품을 보내는 동시에 구호품 보급을 가로막고 있는 이스라엘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일에는 MSNBC 인터뷰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돕기보다 큰 해를 끼치고 있다”며 “라파 진격은 ‘레드라인(넘으면 대가를 치르는 기준)’을 넘는 행위”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격퇴하기 위해 라파에서 지상작전을 펼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그곳의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이스라엘의) 계획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보내는 연간 38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무기 원조를 조건부로 제공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무기공급 제한이나 외교적 지지 철회를 카드로 쓰는 데는 매우 신중하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내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와 서서히 멀어지는 전략이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안전한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통솔하는 국가정보국(DNI)은 전날 공개한 2024년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네타냐후의 지도자로서 생존능력이 위태로운 처지일 수 있다”며 이스라엘에 온건한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중동 전문가인 로라 블루멘펠트 역시 로이터통신에 “바이든이 정치적 절단 수술을 집도하는 중”이라며 “이스라엘이라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네타냐후를 잘라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틱톡, ‘금지법’ 움직임 전혀 눈치 못채..500만 사업자는 ‘조마조마’
국제 정치·사회 2024.03.13 10:59:48‘틱톡금지법’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하원에서 전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 가운데 틱톡 측은 미국 의회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틱톡은 불과 2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 고위임원진들은 ‘위기에 있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고 의회에서 초당적인 협력으로 속전속결 처리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애초에 만들지 않았던 분위기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틱톡 측은 1억 7000만 명에 이르는 사용자들에게 관련 법안 통과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며 법안이 시행되면 500만 사업자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주 전 틱톡의 미국 임원들은 싱가포르 본사에 “급박한 위험에 있지 않다”고 알렸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 플랫폼을 통해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틱톡 금지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전례가 있어 회사가 강제 매각될 것이라는 불길한 징조는 읽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실제 당시 워싱턴 정가에서는 ‘틱톡금지법’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공화당의 마이크 갤러거 의원, 민주당의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등이 의회에서 중심이 절차를 진행했으며 미 행정부에서는 리사 모나코 법무부 차관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사이버 보안 전문가로 알려진 제이콥 헬버그는 지난 1년 간 100명이 넘는 의원들과 만나 틱톡과 관련한 정보들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한동안 잠잠하던 법안 처리는 지난 10월 7일이 변곡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사태 이후 틱톡에서 반유대주의 콘텐츠들이 늘어나자 플랫폼을 우려하는 의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WSJ는 “틱톡은 일부 의원들이 입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토록 빨리 많은 지지를 얻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임위와 행정부 관리들은 워싱턴에 있는 틱톡의 로비 및 대관 관계자들이 법안의 움직임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운영했다”고 했다. 법안을 두고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CNN은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틱톡 금지를 두려워한다”고 보도했다. 앱 사용이 금지되면 틱톡에서 진행한 사업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틱톡 측은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업자가 500만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미 하원은 13일 틱톡금지법의 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내 책상 위로 도착한다면 서명할 것”이라며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벌써 5개월…120만 가자지구 아동 정신건강 '심각'
국제 국제일반 2024.03.13 08:04:08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5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이 가자지구 아동의 정신 건강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2일(현지시간_ 발간한 보고서 '고립과 상처'를 통해 "오랜 기간 누적된 가자지구 아동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위기 수준"이라며 "공포, 불안, 섭식장애, 야뇨증, 과잉 경계, 수면장애 등 트라우마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2년 가자지구 아동 정신건강 연구를 보완해 이번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1월 가자지구 내 부모 및 양육자 4명, 서안지구 아동 32명, 정신건강 전문가와 진행한 인터뷰 등이 추가됐다. 단체는 "어느 때보다도 (아동) 정신 건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가자지구 내 정신 건강 서비스는 완전히 붕괴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즉각적이고 항구적인 휴전과 인도주의적 지원 등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며 "전쟁이 계속되면 회복의 기회가 급격히 줄어 평생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는 정신적 피해가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니세프는 가자지구의 120만 여명의 어린이가 정신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
라마단 전 무산된 이-팔 휴전…긴장감 높아지는 중동
국제 정치·사회 2024.03.11 17:55:25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합의 없이 최대 명절인 라마단에 돌입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마스가 무슬림 집결을 촉구한 성지 알아크사에서는 라마단 첫날부터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몰려 있는 최남단 라파 지역에 대한 지상전 강행을 예고하면서 중동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라마단 첫날인 11일(현지 시간)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입구에 몰려든 무슬림과 이스라엘 경찰 간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일부 무슬림들은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가격 당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경찰 측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안전과 보안을 지키면서 예배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라마단 기도의 올바른 준수를 위해 잠재적 범죄자와 선동가, 공공질서 위반자에 대한 검사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국가들이 일제히 라마단에 들어간 상황에서 알아크사에서 빚어지는 무력 충돌이 확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마스는 9일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라마단 기간 알아크사에 집결해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알아크사는 이슬람 3대 성지로 꼽히는 곳으로 2000년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를 비롯해 매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을 촉발했다. 라마단 동안 알아크사에는 매일 수만 명의 무슬림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가자 휴전 협상의 중재국으로 나섰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모두 이날 라마단을 선포했으며 무장단체들을 앞세워 이스라엘을 도발하고 있는 이란 역시 12일부터 라마단에 돌입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가 라마단 기간 알아크사의 폭력 사태를 계기로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종전 압박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미국의 경고에도 가자 피란민 140만 명이 몰려 있는 라파 진격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라마단 기간 휴전 가능성을 일축한 후 “우리는 거기(라파)로 갈 것이며 (가자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라파 공격을 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각료들 역시 잇따라 라파 지상전을 예고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스라엘 전쟁 내각의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는 미국에 휴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라파로 전쟁 다음 단계를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 역시 “이스라엘의 목표는 라파에서 하마스 병력을 무너뜨리고 소탕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지금 우리가 뭘 하는지 봐야”…아카데미 시상식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규탄
문화·스포츠 문화 2024.03.11 17:49:37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다룬 영화로 10일(현지시각)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상을 받은 영국 조너선 글레이저(58) 감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을 규탄했다. 글레이저 감독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영국·미국·폴란드가 합작하고 영국 출신 조너선 글레이저가 감독한 영화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담장 밖 빌라에 사는 한 지휘관 가족의 일상을 조명하며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드러낸다. 2014년에 출간된 마틴 에이미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글레이저 감독은 수상 후 짧은 감사 인사에 이어 “우리의 모든 선택은 현재의 우리를 반영한다”며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보다 ‘지금 우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에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생한 희생자이든,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든, 모두 전쟁의 비인간화로 인한 희생자들”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이런 현실에) 저항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수많은 사람이 숨지고 현지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레이저 감독은 마치며 “영화 속 실존 인물인 소녀가 저항했듯, 그녀의 삶과 정신에 이 영화를 바친다”고 말했다.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국제영화상, 음향상을 수상했다.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독일 매체 ‘도이칠란드풍크쿨투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방식으로 홀로코스트를 보여준다”고 표현했다. 국내 개봉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2024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에 앞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시위대 1000여 명이 할리우드 일대를 점거하며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
푹 꺼진 눈에 뾰족한 턱…가자 참상 알린 '뇌성마비' 소년, 끝내 하늘로
국제 국제일반 2024.03.11 11:09:58뼈만 앙상하게 남은 참혹한 모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줬던 10살 소년이 끝내 숨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라는 위기에도 삶의 의지를 놓지 않았던 열 살 소년 야잔 카파르네가 지난 4일 숨졌다고 보도했다. NTY에 따르면 카파르네를 치료한 의료진은 영양실조 및 호흡기 감염증을 그의 사망원인으로 판단했다. 영양 부족이 뇌성마비를 가진 카파르네의 면역 체계를 약화했다는 게 의료진 측 설명이다. 그간 카파르네의 모습은 가자지구의 참상과 식량난을 증언하는 상징으로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카파르네의 사진을 보면 얼굴 골격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었다. 눈 주변이 푹 꺼졌고 턱은 날카롭게 튀어나왔다. 앙상한 몸으로 침대에 누워 치료받는 카파르네의 모습은 삶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카파르네의 건강 상태는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호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파르네의 아버지는 매일 아침 식사로 계란과 바나나로 구성된 영양가 높은 식단을 준비했다. 비영리단체가 파견한 물리치료사와 자택 치료 약물 덕에 뇌성마비 치료도 받을 수 있었다. 카파르네는 걷지는 못하지만 수영은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모든 가족이 피란길에 오르면서 부드러운 고영양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도 없었다. 카파르네는 천신만고 끝에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한 병원에 도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카파르네는 결국 그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구호 단체들은 영양실조로 인한 가자지구 주민들의 죽음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가자지구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어린이와 노인 등 20명이 굶주림과 탈수를 겪으며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가자지구를 향한 구호품 지원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OCHA에 따르면 지난 5일 구호품을 실은 채 가자지구 북부로 향하던 세계식량계획(WFP)의 트럭 14대가 가자지구 남·북부를 가르는 와디가자 검문소에서 가로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지난달 18~19일에도 2차례에 걸쳐 가자지구 북부로 구호품을 전달하려다 중단된 일도 있다. 구호 단체들은 지금과 같은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 더 많은 사람이 아사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0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 금식 명절 ‘라마단’을 앞두고 이루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임시 휴전 협상도 끝내 불발됐다. 가자 주민의 고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바이든, 국정연설 하루 만에 후원금 1000만 달러 모였다
국제 국제일반 2024.03.11 10:30:02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같은' 국정 연설 이후 만 하루 동안 1000만 달러(약 132억 원)의 후원금을 거둬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선대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국정 연설 이후 24시간 동안 1000만 달러가 넘는 후원금이 몰려들어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어느 때보다 큰 힘을 보탠 풀뿌리 후원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국정 연설로 많은 우리의 지지자들에게 누가 그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내부 지지층 분열과 고령에 대한 우려로 지지율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온 바이든 대통령은 거침없는 국정 연설로 반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날카롭게 날을 세우며 강인한 국가 지도자로서 인상을 미국인들에게 각인시켰다. 바이든 대통령 퇴진을 주창해 온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에즈라 클라인은 이날 퇴진 요구를 철회했다. 그는 "지난주 국정 연설을 한 바이든이 남은 대선 운동을 할 그 바이든이라면, 그가 재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그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은 모두 322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수치며, 온라인 스트리밍 및 소셜 미디어 등으로 지켜본 숫자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시청자는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4200만 달러(약 560억 원)의 후원금을 모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880만 달러)을 크게 앞선 바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연관 조직 후원금을 포함하지 않은 데다, 공화당 후원 자금이 분산되는 시기였던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줄소송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군자금인 정치 후원금의 대부분을 현재 사법 비용으로 끌어들여 사용 중이다. -
'슈퍼화요일' 후보 확정 효과? 바이든-트럼프 지지율 동률
국제 정치·사회 2024.03.11 06:56:14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본격화한 가운데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률을 이뤘다는 여론조사가 7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번 조사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7일 국정연설은 반영되지 않아 향후 여론조사 추이가 주목된디. 10일(현지시간) 미 에머슨대는 지난 5~6일 유권자 1,35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45%로 동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45% 지지율로 동률을 이룬 뒤 줄곧 지지율 경쟁에서 밀려왔으나 지난 5일 ‘슈퍼화요일’ 이후 두 후보 간 본선 대결이 확정되면서 지지율이 다소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로 나타났다. 이들 응답자에게 ‘어느 후보에게 기울었는지’ 묻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51%로 트럼프 전 대통령(49%)보다 2%포인트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양자 대결이 아니라 제3 후보를 포함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3%로 1위를 차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2%로 2위에 올랐다. 그밖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6%, 코넬 웨스트 2%, 질 스타인 1% 등 응답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싫어서'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장 큰 요인(33%)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아하기 때문에'라는 응답이었다. 주요 이슈 별로 보면 이민과 국경 보안 문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충돌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낙태 문제와 관련한 국정 수행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58%로 크게 높았다. -
바이든, 국정연설후 하루 만에 후원금이 무려…1000만불 자체 최고 기록 '기염'
국제 국제일반 2024.03.11 06:47:3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같은' 국정 연설 이후 만 하루 동안 1000만달러(약 132억원)의 후원금을 거둬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선대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국정 연설 이후 24시간 동안 1,000만달러가 넘는 후원금이 몰려들어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어느 때보다 큰 힘을 보탠 풀뿌리 후원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국정 연설로 많은 우리의 지지자들에게 누가 그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내부 지지층 분열과 고령에 대한 우려로 지지율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온 바이든 대통령은 거침없는 국정 연설로 반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날카롭게 날을 세우며 강인한 국가 지도자로서 인상을 미국인들에게 각인시켰다. 바이든 대통령 퇴진을 주창해 온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에즈라 클라인은 이날 퇴진 요구를 철회하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주 국정 연설을 한 바이든이 남은 대선 운동을 할 그 바이든이라면, 그가 재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그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은 모두 3,22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수치며, 온라인 스트리밍 및 소셜 미디어 등으로 지켜본 숫자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시청자는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4,200만달러(약 560억원)의 후원금을 모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880만달러)을 크게 앞선 바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연관 조직 후원금을 포함하지 않은 데다, 공화당 후원 자금이 분산되는 시기였던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수의 송사에 휘말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군자금인 정치 후원금의 대부분을 현재 사법 비용으로 끌어들여 사용 중이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