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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 휩쓴 '한강 신드롬'…누가 가장 많이 책 샀나 봤더니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15 05:30:00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한강 작가의 책이 무서운 판매 속도로 서점가를 장악한 가운데, 연령대별로는 40대가 한강의 책을 가장 많이 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예스24가 한강의 저서 구매 연령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종이책 구매 비율은 40대가 3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가 31.2%, 30대가 15.1%로 뒤를 이었다. 20대는 6.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e북은 30대의 구매 비율이 32.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40대 24.3%, 50대 19.2%, 20대 14.9% 순이었다. 종이책은 '소년이 온다', e북은 '채식주의자'가 각각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외서는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가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한강의 책은 예스24에서만 14일 오전 8시까지 31만부(전자책 제외)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인 10~13일 기준으로 종이책은 직전 동기간인 6~9일 대비 2240배 급증했고, e북은 667배 늘었다. 해외 도서도 1600배 증가했다. 특히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는 수상 다음날인 11일에 각각 약 3만 8000부씩 팔리며, 단일 도서 기준 예스24 일일 최다 판매량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
한강 생각도 옮겼을까…'1등 공신' 번역가,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첫 SNS 글은
국제 국제일반 2024.10.15 02:00:00“전쟁이 심각해지고 사람들의 주검이 매일 실려 나가는데 어떻게 잔치를 하겠느냐”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세계에 알린 주역으로 꼽히는 영국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36)가 수상 기자회견을 거부한 한강의 뜻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이는 한강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딸 한강의 뜻을 알리며 기자들에게 전한 말이다. 스미스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에 코리아타임스의 보도(11일)를 공유하며, 기사 내용 중 일부를 인용했다. '전쟁이 심각해지고 사람들의 주검이 매일 실려 나가는데 어떻게 잔치를 하겠나', '이 비극적인 일들을 보면서 즐기지 말아 달라', '스웨덴 한림원이 상을 준 것은 즐기란 게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것'이라는 한강의 생각을 옮긴 것이다. 스미스는 기사 내용 외에 별도로 자기 생각을 드러내진 않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스미스는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한국 소설에 대한 그의 관심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번역으로 이어졌고, 2016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한강 작가와 함께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수상 이후 번역본의 일부 문장이 오역됐다는 논란이 불거졌지만, 한강은 "내 소설 고유의 톤을 포착하고 있다"며 스미스를 지지했다. 스미스는 지난 11일 한강의 다른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를 이예원씨와 공동 번역한 번역가 페이지 모리스의 호소를 엑스에 리트윗(재공유)하기도 했다. 당시 모리스는 "노벨문학상 대화의 전면에 번역가와 우리의 작업을 내세워 준 언론인들에게 감사한다"면서도 "번역가들에게 연락할 때 기본적인 공감과 존중을 보여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
文 “한강, 노벨문학상과 가장 가까운 작가라 생각…드디어 이런 날이”
정치 정치일반 2024.10.14 21:21:56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이 운영하는 책방의 홈페이지를 통해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신이 운영하는 ‘평산책방’ 인터넷 홈페이지의 유료 회원들이 이용하는 게시판에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책친구들과 함께 축하한다”며 “노벨문학상과 가장 가까운 작가가 한강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네요”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는 “(한강의 저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고통스러워서 읽을 엄두가 안 난다는 분들이 있어 글을 올려 본다”며 “고통을 공감할 때 진정한 위로가 되고 피해자들의 해원이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16세 고1의 나이에 5·18 광주항쟁에 참여해 끝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에 사망한 문재학 열사가 실존모델”이라고 설명하면서 “그의 묘소는 상징성 때문에 정치인 등의 공식참배 때 들리는 묘소 중 하나가 됐는데, 나는 공식참배와 별도로 개인적으로 그의 부모와 함께 그의 묘소를 참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친척이 아니고 달리 인연이 있지도 않다”며 “그 어린 소년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이 너무나 미안해서 특별하게 추모하고 부모를 위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이 유료 회원들만 이용 가능한 게시판에 글을 쓴 건 딸 문다혜씨 음주운전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혜씨는 지난 5일 음주운전 사고를 냈는데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물을 올리지 않고 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이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한강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소년이 온다’를 선정 이유 앞머리에 언급했다. -
'한강 신드롬'에 K콘텐츠 수출 날개…"韓 미술작가 몸값도 뛸것"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14 17:43:09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서점에서도 그의 작품이 품절 사태가 잇따르면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K팝, K드라마 등은 이미 인기 문화 상품이었지만 문학 작품까지 세계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한국 문화(K컬처)가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K콘텐츠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한국인 창작가의 몸값과 작품 가격 등 K아트의 가치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14일 주영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부커상의 본산 영국의 경우 수도 런던 도심의 대형 서점들에서는 재고가 동이 나면서 책을 바로 구하기 힘들게 됐다. 런던 도심 번화가 소호에 있는 대형 서점 포일스(Foyles) 채링크로스점은 노벨문학상 수상 다음날인 지난 11일(현지시간) 주영 한국문화원과 손잡고 ‘한강 특별 코너’를 마련해 한강의 책들을 한글 ‘원서’로 배치했는데 하루 만에 동이 났다. 미국 뉴욕의 명품 거리 서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대형 체인 서점 반스앤드노블 매장에는 한강의 저서가 한 권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한강의 신드롬’에 출판 문학계뿐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 대한 K콘텐츠 수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오징어게임’ 등으로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된 K드라마는 성장세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의 수출액은 드라마 등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1년 만에 30% 증가했다. 지상파와 방송채널사업자(PP)를 합치면 지난해 5억 6129만 달러(약 7308억 원)로 전년보다 29.6% 증가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한국 드라마의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는 이미 K스토리와 콘텐츠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집중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K스토리의 가치를 더욱 높여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K팝은 음반 수출 등의 부진으로 위기론이 팽배했지만 ‘한강 신드롬’이 반전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D를 비롯해 LP 등 음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1억2939만 달러(약 1745억원)였다. 상반기 음반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2015년 이후 9년 여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K음반 수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음반 시장 전문가들은 한강의 노벨상 수상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돼 10월 이후로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5년 후인 2027년의 K콘텐츠 수출액을 250억 달러 규모로 늘려 잡은 상황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문화콘텐츠 수출액은 132억 달러였다. 글로벌 한류팬은 지난 2023년 2억 2500만명으로 추산됐는데 이 역시 오는 2027년에는 3억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K콘텐츠를 통한 한국 소비재와 관광 수출에 대한 직접 유발 효과도 크다. 정부는 지난해 65억 달러였던 유발효과를 2027년에는 100억 달러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관련 정부 부처, 기업들과 함께 지난해 6월 만들었던 ‘한류협력위원회’를 지난 9월 30일 ‘K콘텐츠 수출협의회’로 확대 개편했다. 세계 곳곳에서 K아트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미술 작가의 작품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3월 홍콩에서 열린 아트바젤에서는 이배, 정영주, 양혜규, 김윤신 등 최근 활약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글로벌 컬렉터들에게 팔려 나가 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지난 해부터는 대형 해외 갤러리들과 한국작가들의 전속 계약 체결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은 지난해에는 정희민을, 올해는 원로 작가 이강소를 전속 작가로 영입했다. 미국 갤러리 리만머핀은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지난해 전속을 맺었고, 올해는 아흔의 여성 조각가 김윤신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임윤찬 등 한국 연주자들이 해외 무대에서 존재감을 더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임윤찬은 2022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시상식인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피아노 부문에서 수상을 하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해외 클래식업계에서는 그의 공연 유치를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강, 17일 포니정 시상식 참석 예정…노벨상 소감 밝힐까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14 17:35:50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이 언제 공개석상에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기자회견 요청을 고사한 한강이 17일 열리는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오는 12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한강의 첫 등장 행사가 된다. 1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한강은 17일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포니정 재단(이사장 정몽규)은 노벨상 발표 전인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포니정재단은 고(故)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을 기려 2005년 설립됐으며,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 지원 등의 활동을 하는 재단이다. 포니정 혁신상의 시상식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상식에서는 정몽규 이사장이 직접 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다만 작가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인해 불참하거나 대리 수상자를 보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 작가는 지난 10일 노벨상 수상 발표 이후 외부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한강의 작품들을 출간한 국내 출판사들은 당초 합동으로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작가가 고사해 행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한강은 대신 출판사들을 통해 기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만 전한 바 있다. 작가가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운영하는 소형 독립서점 ‘책방오늘’에는 노벨상 발표 직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책방 측은 당분간 휴업하기로 했다. 한강 작가가 17일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불참하면 노벨상 발표 후의 첫 공식 행보는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0일 저녁 노벨 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나흘째인 14일 오후2시 현재 예스24·교보문고· 알라딘 등 3대 대형서점에서 한강의 책은 총 82만 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매일 20만 부씩 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들 3대 서점은 국내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
“오전 11시에 매진”… ‘한강 열풍’에 지방 독립서점도 ‘방긋’
사회 사회일반 2024.10.14 16:31:39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3)의 저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형 서점들은 물론 최근 독서율 하락 여파로 잇따른 폐업을 면치 못하는 등 침체기에 빠져 있던 지방 독립서점들도 간만에 내린 단비에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13일 강원도 강릉시의 대표적인 한 독립서점에 들어서자 “현재 한강 작가 도서가 완판된 상황이다. 도서 주문을 받아 배본돼 도착하는 대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해당 서점이 비치해 놓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검은 사슴’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 작가의 대표 저서 신청 목록 아래에는 신청자들의 이름이 빼곡했다. 이날 서점에는 주말을 맞아 독서를 하러 온 시민들도 가득했으며, 여행 차 강릉에 방문했다 서점을 일부러 찾은 외지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한강 작가의 책을 찾던 일부 손님들은 “다 팔렸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서점 관계자는 “평소 독서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 위주로 방문하는 곳이라 만해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사람들이 몰렸었다”라며 “이번에는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노벨문학상이다 보니 다른 문학상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도 저서가 많이 팔리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3배는 더 판매된 것 같다”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난 바로 다음날 오전부터 전화 문의가 쏟아졌고, 오전 11시에는 구비된 30여 권의 책이 모두 동났다”고 덧붙였다. 한강 작가가 운영하는 종로구 통의동의 독립서점 ‘책방오늘’에도 시민들이 붐볐다. 책방오늘은 지난 13일 방문객이 몰리자 ‘당분간 쉬어간다. 재영업일은 이후 공지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이고 기약 없는 영업 중단에 들어선 상태다. 한강 작가의 책을 사러 서점 5곳을 둘러봤지만 끝내 구하지 못했다는 시민 정 모(31) 씨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조금 늦게 접해 뒤늦게 시내 서점을 돌아다녀 봤지만 구할 수 없었다”며 “노벨문학상 작가의 책은 전자책이 아닌 실물 책으로 읽고 싶어 출판사들이 다시 책을 인쇄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가장 반기는 곳은 최근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지방 독립서점들이다. 실제 지방 독립서점들은 독서인구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고 하나 둘 쓰러지고 있다. 한국서점조합회가 발간한 ‘2024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서점은 총 2484곳으로, 지난 2022년 2528곳 대비 44곳(1.71%) 줄어들었다. 9년 전인 2005년과 비교하면 1000곳 가량 감소했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방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4년 기준 전국 서점의 절반 가량인 1071곳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역인 부산도 184곳에 불과하다. 감소세 또한 지방이 뚜렷하다. 2021년 대비 2023년 서점 수를 비교했을 때,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전북으로 133곳에서 106곳으로 20.3% 감소했다. 그 뒤를 이어 대전이 10.2%, 광주가 9.9%, 충남이 9.6% 감소했다. 서울은 0.8% 줄어드는 데 그쳤으며, 경기는 12.6%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서점이 없는 지역도 올해 기준 2년 전 대비 3곳이 증가한 10곳에 달한다. 서점이 없는 지역은 옹진군, 무주군, 순창군, 장수군, 임실군, 군위군, 봉화군, 울릉군, 청송군, 의령군 등이다. 서점이 한 곳뿐인 지역 또한 강원 6개 군, 충북 3개 군, 충남 2개 군, 전북 1개 군, 전남 9개 군, 경북 4개 군 등 전국 25곳이 모두 수도권 외에 위치한다. 이에 한강 작가가 쏘아 올린 ‘독서 열풍’이 지방 독립서점들에게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 서점업계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수상 이후 여기저기서 ’독서 붐(boom)은 온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서점 업계도 매출 회복이라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라며 “’독서 장려’라는 말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서적 시장이 침체돼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다시 사회 전반에 독서가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
한강 작가 세계 진출 '물밑 지원'…교보생명과의 인연도 화제
경제·금융 보험 2024.10.14 16:25:45한강(사진)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오랜 한국 문학 지원도 화제가 되고 있다. 교보생명의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은 신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데 재단은 그간 한 작가를 비롯한 한국 작가들의 세계 진출을 간접적으로 지원해 왔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산문화재단은 지금까지 총 550편의 한국 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출판된 작품은 400여 편에 이른다. 특히 한 작가의 작품 중 9편이 번역과 출판지원 대상이었다.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강이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현 부커상)을 수상한 것은 대산문화재단의 지원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2014년 데버라 스미스가 번역한 ‘채식주의자’가 영국에 소개될 수 있도록 출판을 지원하면서 한 작가의 작품이 국제 무대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대산문화재단은 한 작가의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희랍어 시간',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 대표 작품들을 번역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한 작가도 교보생명의 문화사업에 큰 기여를 했다. 그는 2013년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외벽의 ‘광화문글판’ 문안 선정 위원으로 2013년부터 4년간 활동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의지로 1992년 설립된 공익재단으로 민간에선 유일하게 문학을 지원한다. 신 회장은 서울대 의대 교수이던 1993년부터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현재까지 재단을 이끌고 있다. -
CGV,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채식주의자’, ‘흉터’ 특별 상영
서경스타 영화 2024.10.14 15:34:23CGV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2편의 영화 ‘채식주의자’, ‘흉터’를 오는 17일부터 단독으로 상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개봉한 영화로 한강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과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다. ‘흉터’는 2011년 작품으로 한 작가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아기부처’를 원작으로 한다. 엄격하게 자라면서 감정이 메마른 여자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남자의 외롭고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CGV용산아이파크몰 등 전국 45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티켓가는 ‘채식주의자’ 1만원, ‘흉터’ 6000원이다. 예매는 14일 순차적으로 오픈 예정이다.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CGV 모바일 앱 및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CGV 전정현 콘텐츠편성팀장은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이번 상영을 준비했다”며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문학을 기반으로 한 2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즐기는 시간 가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
노벨상 수상 후 '두문불출' 한강, 17일 '포니정' 시상식 참석할까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14 11:09:47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한강 작가가 수상 발표 후 개별 기자회견·언론사 인터뷰를 고사하고 두문불출하면서 그의 첫 공식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가의 노벨문학상 발표 후 첫 외부 일정은 오는 17일 열리는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이지만, 실제로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1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한강의 작품들을 출간한 국내 출판사들은 당초 합동으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작가가 극구 고사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지난 11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전했다. 한강은 같은 날 자신의 책을 출판한 출판사들을 통해 언론에 전한 메시지에서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해당 출판사들은 해당 소감을 전하면서 "수상과 관련해 개별 언론과의 인터뷰나 연락이 어려운 점도 모쪼록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보다 자세한 소감은 (오는 12월) 노벨상 시상식에서 낭독되는 수락 연설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고 작가의 뜻을 전했다. 한강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운영하는 소형 독립서점 '책방오늘'에는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부터 한강이 대표를 맡고 있는 서점으로 알려지면서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책방 측은 당분간 휴업하기로 했다. 이 서점은 한강이 대표자로 등록돼 있기는 하지만 운영은 책방지기들이 하고 작가는 관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책방오늘 근처 한강의 자택으로 알려진 한 주택 앞에도 팬과 독자들, 취재진이 몰려들었으나 작가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노벨위원회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에 앞서 포니정 재단(이사장 정몽규)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포니정재단은 고(故)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을 기려 2005년 설립됐으며,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 지원 등의 활동을 하는 재단이다.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현재까지 시상식 일정에 변동은 없지만, 작가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인해 불참하거나 대리 수상자를 보낼 가능성도 있다.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불참하게 되면 노벨문학상 발표 후 한강 작가의 첫 공식 행보는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그동안의 작품들에서 보여준 문제의식들을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
'황금빛 얼굴' 한강 초상화, 누가 그렸나 보니…노벨상 주인공 먼저 아는 ‘이 작가’
국제 국제일반 2024.10.14 08:35:37지난 10일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과 동시에 노벨위원회 홈페이지에는 한 장의 그림이 등장했다. 전 세계에 한강의 얼굴을 실물 사진보다 먼저 알린 이 그림은 2012년부터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를 도맡아 온 스웨덴 출신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의 작품이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평화 분야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대외활동이 적은 수상자들의 경우 고화질의 얼굴 사진이 공개된 경우가 많지 않았다. 2012년 노벨위원회의 미디어 분야 예술 감독으로 일하게 된 엘메헤드는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수상자의 저화질 사진을 올리는 것이 마땅치 않다고 봤고 그림으로 사진을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초상화가 좋은 반응을 얻자 엘메헤드는 2014년부터 노벨상 공식 초상화가로 일하게 된다. 엘메헤드의 초상화에서 수상자들의 얼굴은 황금빛으로 표현된다. 그는 당초 푸른색과 노란색을 섞어 초상화를 채색했지만, 2017년부터 노벨상 수상자 발표 공식 색상이 금색으로 정해지면서 바뀐 채색 방식이다. 수상자의 인종, 국적과 무관하게 모두 황금색만 사용해 특정 피부색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엘메헤드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에는 검은 윤곽선에 푸른색과 노란색 음영을 줘서 강조했다”면서 “2017년에 주된 색상을 금색으로 하기로 했고 여러 가지 종류의 금빛 물감을 쓰다가 금박을 입히는 것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간결한 화풍이지만 작업은 간단하지 않다. 검은색 아크릴 물감으로 윤곽을 그리고, 얇은 금박을 특수 접착제로 붙이며 양감을 표현한다. 공식 발표에 앞서 초상화를 그릴 시간이 필요해 엘메헤드는 노벨상 수상자를 미리 아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의 기밀 정책 때문에 수상자 명단을 공유하는 시점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림을 30여 분 만에 완성해야 할 때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엘메헤드는 이어 “(긴박한 작업에)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정말 이 일을 사랑한다”면서 “노벨상 수상자를 그리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
"'노벨상' 한강 작가님이 우리 아들 한 풀어주셨네요"…80대 노모의 고백, 무슨 일?
사회 사회일반 2024.10.14 06:01:26"우리 아들 한을 한강 작가님이 풀어주셨네요."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고(故)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84) 씨가 한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씨는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선 "너무 기쁘고 좋아서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백 마디 투쟁한 것보다 작가님의 책 한권으로 5·18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며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5·18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씨는 "조금 전엔 재학이 영정사진을 내놓고 '재학아 이제 네가 못 이룬 것 다 이뤄졌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라'고 당부했다"며 "(아들이) 이제 다 잊어버리고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들을 잃은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김 씨는 차마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5·18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문 군은 1980년 5월 항쟁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이었다. 초등학교 동창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의 만류에도 시위에 참여했다. 문 군은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기 위해 남아있다가 무력 진압에 나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한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그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아픔을 다뤘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증언 문학이라는 장르에 접근했다”고 평가했다. -
"번역가 잘 만나야 해"…한국어 독학했다는 한강 노벨문학상 '일등 공신' 누구?
국제 국제일반 2024.10.14 01:00:00한때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두고 한국어의 특수성이 거론되었다. 한국어가 너무 섬세해서 영어로 번역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번역가 없이는 K문학의 열풍도 없을 것이란 말도 나왔다. 한국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그의 대표 소설 '채식주의자'를 전 세계에 알린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도 주목받고 있다. 데모라 스미스는 영국 중부의 소도시 동커스터 출신으로 2009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영어만 할 줄 알았던 그는 대학 졸업 후 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영국에 한국어를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2010년부터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스미스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번역할 때 문학적 감수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에서 한국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스미스는 한국어를 배운지 3년 만에 한강의 '채식주의자' 매력에 빠져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국제상을 받는 데도 큰 공을 세웠다. 그는 특히 한국과 전혀 접점이 없음에도 독학으로 한글을 배워 성공적인 번역을 해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스미스는 지난 2016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문학 세계화 포럼 초청 기자회견에서 "줄거리와 인물, 배경 등이 어느 정도 정립된 작품보다 문체, 글의 스타일에 관심이 많다"며 "나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흥미로운 내용을 독자에게 제시할 문장이 있는 작품을 번역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시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영국 독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채식주의자'를 어떻게 번역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번역한 책이 영국 독자가 처음 접하는 한국 문화가 될 수 있다"며 "소주, 만화, 선생님 등의 단어를 그대로 번역했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씨의 인터뷰에서 번역가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아제아제 바라아재’ 등으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 한승원씨는 이번 딸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한 작가의 수상에 “ 왜 강이가 선택받았을까 생각해봤다. 우리 딸은 문장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퍼요. 그러니까 슬픈 그 문장을 어떻게 외국어로 번역하느냐에 따라서 수상 여부가 결정될 텐데. 우리 한국어는 한국어 나름대로의 독특한 감각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 자라난 사람이 어떻게 한국어의 묘한 맛을 알 것인가. 그런데 데보라 스미스가 감각적으로 잘 번역했다. 번역자를 잘 만나서 좋은 번역을 하게 됐고 수상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문학번역원 역시 이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그동안 꾸준히 한국 문학을 해외에 소개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996년 설립 이후 44개 언어권 2171건 출간지원을 통해 한국 문학을 글로벌 무대에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이번 수상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국문학번역원은 설명했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더 많은 언어로 번역하고, 전 세계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단순히 개인의 성취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임윤찬 선율, 정보라 글맛에…'한강'의 기적 계속된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13 18:00:41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K컬처’가 르네상스 시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문학을 비롯해 미술·클래식·발레와 K팝·K드라마·영화 등 대중문화 분야에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 예술가에게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후 한국 문화 전반이 글로벌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국내 문화계는 제2·제3의 노벨문학상 작가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임윤찬·선우예권 등 세계 정상 무대를 누비고 있는 연주가와 방탄소년단(BTS), 봉준호·황동혁 감독 등 글로벌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대중문화 스타들의 뒤를 이을 신예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한국의 젊은 작가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저주 토끼’의 정보라, ‘대도시의 사랑법’의 박상영 등은 한강에게 세계적인 명성과 대중적인 인지도를 안긴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올랐다. 대만계 퀴어 문학 대표 작가인 천쓰홍은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박 작가의 감각을 높이 사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 작가인 김주혜는 최근 ‘작은 땅의 야수들’로 올해 일명 톨스토이문학상으로 불리는 러시아 야스나야폴랴나상에서 해외문학상을 받았다. 직장인 등 평범한 이들의 삶을 사실주의적으로 담아내는 장류진은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2019)’부터 중국·일본·터키 등에 출판됐고 첫 장편소설인 ‘달까지 가자(2021)’는 일본·대만·태국 등에 출판돼 뜨거운 호응을 얻어냈다. 한국 문학의 새로운 기수로 불리는 이슬아 작가는 에세이를 넘어 소설과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가 쓴 첫 장편 ‘가녀장의 시대(2022)’는 올 8월 대만에 출시된 뒤 베스트셀러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몬드’의 손원평은 ‘일본 서점 대상’ 번역 소설 부문에서 수상해 주목을 받고 있다. 클래식 분야에서는 조성진을 비롯해 임윤찬·선우예권 등이 국제 무대에서 수상을 하며 K클래식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2022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데 이어 최근 ‘클래식 음반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그라모폰상을 수상했다. 해외 평론가들은 한국의 젊은 연주가들이 기량은 물론 나이에 비해 깊이 있는 예술적 해석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찬사를 보내며 뒤를 이을 신예 연주가의 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원로 작가들이 장악해온 미술계에도 최근 30~50대 젊은 작가들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테이트모던 터빈홀에서 초대형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미래(36)는 가장 주목받는 젊은 한국 예술가 중 한 명이다.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미래는 루이즈 부르주아, 애니시 커푸어, 아이웨이웨이 등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거처간 터빈홀에서 이달 8일부터 5개월여간 개인전을 진행한다. 김아영(45) 역시 최근 세계 미술계가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젊은 작가다. 그는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로 세계 최대 미디어 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니카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고의 발레단에서도 젊은 ‘한국인 수석무용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해 2015년 최연소 수석무용수가 된 김기민은 마린스키에서 단독 공연을 할 정도로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 전민철도 최근 마린스키 입단 소식을 알리며 김기민의 명성을 잇는 발레리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세은은 350년 역사를 가진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2021년 최초의 동양인 에투알(수석무용수)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K팝에서는 ‘제2의 BTS’가 될 아티스트들이 해외에서 막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걸그룹의 경우 뉴진스를 비롯해 아이브·엔믹스·아일릿이 블랙핑크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보이그룹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이키즈는 이달 6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50주년 스페셜’ 무대에 K팝 가수로는 BTS에 이어 두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감독 등 연출자들을 비롯해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오징어게임 시즌2’가 12월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 배우 이정재를 비롯해 임시완·강하늘 등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에게 글로벌 시청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최근 최종회를 선보인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청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 ‘흑백요리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
[여명]한국 문학의 봄 'K릿 르네상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4.10.13 17:47:57벼락같은 축복이 한국 문학에 쏟아져 내렸다. 한국 문학의 힘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었지만 노벨문학상의 영예가 이렇게 성큼 다가오리라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좀처럼 즐겁고 신나는 뉴스가 없던 터에 스웨덴에서 날아든 낭보는 더없이 반갑다. 쉽게 예상치 못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기에 작가 자신은 물론 대한민국 모두의 기쁨은 너무나 크다. 전 세계 문화계와 언론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깜짝 뉴스로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비판적인 눈으로 보는 시각은 찾아보기 힘들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의 파고 속에서 고통받는 개인의 트라우마를 혁신적인 언어로 표현했다는 스웨덴 한림원의 평가에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를 분석하는 평론가들의 여러 글 가운데 눈길을 끄는 단어는 ‘K릿(Lit·문학)’이라는 표현이다. 한강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피에르 비지우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팝, K드라마에 이어 K릿의 시대가 온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됐다”고 했다. 출판사 편집자이자 번역가인 그는 최경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팀장과 함께 한강의 두 소설을 번역했고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 등의 프랑스어판 발간에도 참여했다. 한국 문학이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기까지 비지우 씨와 같은 뛰어난 번역가들의 공도 크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있기 전까지 한국 문학의 저력을 높게 평가했던 각국의 문화계 인사들도 언어의 장벽을 넘기 쉽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던 터다. 비지우 씨는 한강의 작품이 제주 4·3 사건, 5·18광주민주화운동처럼 아픈 우리 현대사를 통해 인간의 내면 깊이 침투한 고통과 진심을 잘 표현해냈다고 칭찬했다. 역사적 사건의 틈새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내면을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표현해내는 한강의 재능은 천재적이다. 서구 유럽이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와는 다른 한국 역사의 굴곡과 아픔을 세계인의 보편적 감수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표현한 그의 글을 두고 평론가들은 뛰어난 문학적 재능의 정수라고 치켜세운다. 노벨문학상의 수상으로 한국 문학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찬란한 봄을 맞았다. 고색창연한 중세의 심연을 넘어 화려한 빛깔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처럼 한국 문학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동안 켜켜이 쌓아 놓은 문학적 성과를 뛰어넘어 새로운 역사의 장인 ‘K릿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젖혔다. K팝이라는 명칭이 세계 문화 시장에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을 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은 친숙하지 않은 이 표현에 어색해했다. 1980~1990년대에 위세를 떨쳤던 J팝도 글로벌 시장에서 그 용어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았다. H.O.T.와 빅뱅 등 한국 아이돌의 음악이 세계시장에서 조금씩 인정받으며 K팝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BTS)이 빌보트 핫100 차트의 1위를 연거푸 차지하면서 K팝은 라틴음악·R&B 등과 함께 세계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 대중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지난해 K팝 부문상이 신설됐다. J팝이라는 장르에 입을 삐죽이는 이들도 K팝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호불호를 넘어 거대한 트렌드와 중요한 대중음악 장르로 받아들이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 분위기다. 비지우 씨는 머지않아 K팝·K드라마와 함께 K릿이 보편적인 용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문학의 저력을 인정하는 세계적인 평론가들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점으로 세계 문학계가 K릿을 중요한 장르로 다룰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강의 글만이 아니라 모든 훌륭한 예술 작품은 인간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맞이한 봄의 기운이 트라우마 속에 적대적인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꽁꽁 문을 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냉기를 녹여주기 기대한다. 한국 문학에 벼락같은 봄을 안겨 준 한강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
'빈사 상태' 국내 출판시장 반전 계기 될까
문화·스포츠 문화 2024.10.13 17:41:55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출판 시장도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강 문학 다시 읽기 바람이 독서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대한출판문화협회의 ‘2023년 출판생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간 발행 부수는 7020만 8804부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신간 발행 부수는 25.4%나 급감했다. 출판사의 어려움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 출판협회 측은 “지난해 외감 대상 71개 출판사의 영업이익은 1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4% 감소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가운데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종합독서율은 43.0%로 1994년 이래 가장 낮았다. 책을 멀리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도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 다른 매체를 즐긴다는 답이 많았다. 출판계는 이달 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진 뒤 이런 추세의 반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강의 기존 소설이나 시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종이책’ 읽기에 대한 흥미가 다시 일어나는 것도 호재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대학생 박 모(23) 씨는 “친구들끼리 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이야기했는데 앞으로는 한강을 모르면 안 될 것 같아 서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강의 작품을 펴낸 출판사는 환호하고 있다. 창비와 문학과지성사 등은 “주말 내내 인쇄기를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백지연 문학평론가는 “노벨문학상이 계기가 돼 사람들이 책을 읽고 책을 매개로 소통하게 되기도 하는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게 고무적”이라며 “(한강 작품 외에) 다른 문학작품들도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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